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건설/부동산>시세

[비정상 한국경제, 아노말리 증후군]<6>부동산 투기 심리와 탐욕

갭투자 열풍에 다주택자 증가…실수요자, 무주택자 등 애꿎은 서민만 피해

최근 서울 지역 한 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갭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채신화 기자



#. 이 모씨(32)는 결혼을 앞두고 집을 사기 위해 2억원을 모았다. 그러나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 무리해서 대출을 받아야했다. 고민하던 이 씨에게 부동산 중개업자는 '갭(gap)투자'를 권유하며, 시세차익으로 돈 번 사례를 들려줬다. 너도 나도 돈을 벌었다고 하니 이 씨도 결국 전세를 끼고 아파트 두 채를 사기로 했다.

치솟는 집값에 갭투자가 성행하고 있다. 갭투자는 매매가에서 전세액을 뺀 차액(갭·gap)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투기 심리가 과열되자 갭투자로 인한 다주택자가 늘어나고, 결국 무주택자 등 애꿎은 서민만 피해를 보게 됐다.

갭투자 가능 아파트 세대수 등./KB국민은행



◆'너만 돈 벌어?'…갭투자 성행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갭투자가 늘고 있다. 부동산 '불패신화'와 집값 상승 기대감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광풍은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의 '더 큰 바보 이론(the greater fool theory)'을 연상케 한다. 오를 대로 오른 상품을 사는 것은 다른 누군가 더 비싼 값에 그 상품을 사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는 투기시장의 심리를 설명한 이론이다.

이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심리다.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가 7억원을 넘어서는 등 집값이 고점을 찍었으나 상승 기대감이 꺾이지 않으며 더 비싼 가격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대출을 이용해 갭투자를 시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2조27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조8770억원 늘어난 수준으로, 2016년 11월(3조1565억원)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많았다.

최근 2년 내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조급해진 매수자들이 따라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월보다 1.17%, 전년 동월보다 7.37% 상승했다.

전세자금 대출도 증가했다. 전세자금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대상이 아닌데다 공기업의 보증도 받을 수 있어 주택매매 시 자금 조달 방법으로 쓰인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58조원으로, 전월 대비 2조원 늘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에 따른 부담 증가./교보증권 리서치센터



◆ 부동산 버블에 무주택자만 '빈손'

이런 상황에 정부는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갭투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는 빠르면 이번 주에 통산 8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책에는 과열지역에서 새로 취득한 주택은 임대주택 등록 혜택을 줄이고,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특히 1주택자 규제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동안 다주택자 위주로 규제를 하다 보니 '똘똘한 한 채'로 투기적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주택자와 초고가주택에 대한 종부세를 강화하라고 주문한 만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3~10년 보유 시 보유 기간별로 24~80% 감면)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으로 투기 심리까지 꺾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부가 규제를 할수록 집값이 뛰는데다 반복되는 대책에 '학습효과'까지 생겨 상승 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규제가 풀릴 때까지 일단 매물을 회수하는 집주인도 많다. 결국 무주택자, 실수요자만 '내집 마련' 기회가 멀어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도 집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도심 절대 수급 부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똘똘한 한 채의 희소성을 더욱 높여주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며 "아울러 시중 유동성 증가 및 규제 효과에 따른 주택 금융이 안정성은 더욱 강화됐기 때문에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