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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11) 인생의 시종은 관계이다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누구나 태어나면서 일차적으로 부모와의 관계가 자연스레 형성된다. 그리고 각자의 생애를 통해 그 이상의 수많은 관계가 형성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경험하고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 각자의 생애가 종료될 때 모든 관계도 종료된다. 대부분의 인생 여정이 그러하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처음 맺는 부모와의 관계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그런 것을 흔히들 운명이라 한다. 이외의 관계는 어느 정도 자신의 의지가 반영된다. 비슷한 동네에 사는 친구들을 사귀게 되고, 비슷한 학업능력을 갖춘 친구들과 같은 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사회에 나와도 비슷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레 어울리게 되고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 역시 비슷한 주관과 사고를 가진 사람들끼리 자연스레 가까워지게 된다.

긍정적인 사람은 긍정적인 사람들을 사귀게 되고, 반대로 부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들을 사귀게 된다. 사람의 생각과 사고는 무엇보다 견고하고 잘 바뀌지 않기 때문에 나와 다른 상대의 마인드를 바꿔 내 자신과 가까이 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부부관계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생각이 다르고 형제 간에도 이견으로 다툼과 분쟁이 생기기 마련인데 소위 '피 한 방울 안 섞인' 관계에서는 오죽하겠는가. 차라리 거리를 두던지 신앙의 힘을 빌어서라도 전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게 인간관계이고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것 또한 인간관계이다.

필자는 방송이나 칼럼을 통해 정치평론이나 시사평론을 하면서 정치권과 사회이슈에 항상 민감하고 또 그것을 분석하면서 누구보다도 모든 관계의 복잡함과 중요성에 대해 늘 습관적으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습관이 생긴 지 오래이다. 정치인들의 뉴스를 접할 때도 해당 정치인의 잘잘못을 떠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민의를 대변하고 어느 분야보다도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경쟁해야 하고 살아남아야 하는 그 직업의 생리를 감안할 때 어느 부분은 적잖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정치권 이슈는 흔히 언론과 국민이 팩트라고 믿는 것이 전혀 사실이 아닌 경우와 반면에 그것만큼은 아닐 것이라 확신하는 것이 사실인 경우가 허다하다. 필자와 같이 정치관련 업종에 종사하다보면 배우자도 필자가 하는 말의 절반만 믿는다며 뼈 있는 농담을 하게 될 정도이다.

여기저기 많은 강연을 다니면서 필자가 자주 하는 얘기 중의 하나이다. 인간관계는 실제 유무형의 밀접한 소통이 꾸준히 유지되는 진짜 관계와 그냥 서로가 눈에만 익숙한 아는 정도의 사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서로 간에 제대로 아는 것과 단순히 오랜 세월 시각적으로 익숙한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그것은 한 마디로 천지(天地) 차이이다. 작금의 세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적잖이 그것을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대 자체가 인터넷이나 여러 SNS를 통해 물리적·현실적으로 서로 만나거나 알고 지낼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람들끼리도 쉽게 알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지만 반면에 모든 관계를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인간관계의 폐허(廢墟)를 낳기도 한다. 이미 그렇지만 훗날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앞으로의 세상은 개인의 지식이나 특정한 능력보다는 모든 관계를 유연하게 하고 유지할 수 있는 융합능력을 갖춘 사람이 좋은 사람이며 성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전처럼 많은 지식으로 남을 가르치려는 사람보다는 진심으로 남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더 필요한 시대이다. 상대에게 먼저 고개 숙여 인사할 줄 아는 사람, 상대를 정죄하고 판단하기 전에 상대에게 비춰질 자신의 모습부터 냉철하게 돌아볼 줄 아는 사람, 매너 없는 것과 개성이 강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 자신의 입장보다 상대의 입장을 먼저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정녕 필요한 시대이다. 인간이 혼자 살아갈 수 없는 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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