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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성장 피로감이 성장잠재력 잠식

[신세철의 쉬운 경제] 성장 피로감이 성장잠재력 잠식

신세철 칼럼리스트



한국경제는 오랫동안 성장지상주의 블랙홀에 빠져 들었다. 도덕성이 무너지고 법질서가 파괴되어도 '성장의 이름'으로 합목적화 되어 왔다. 성장을 거듭하였다고 하지만, 그 대가로, 조직과 사회가 발전하면 개인도 잘 살게 되는, 동기양립(動機兩立) 시스템이 훼손되어 왔다.

국민경제 전체 차원에서 볼 때, 빈부격차 심화 같은 고도성장의 부작용이 성장의 과실보다도 더 커가고 있어 성장피로감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다. 미래가 보일 때,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부여가 되어 생산성도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성장잠재력도 커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서 소득 하위 20% 가구(가구당 평균 2.38명, 약 천만명)의 월 평균소득이 128만원에 불과하다. 이를 1인당 국민소득으로 환산해보면 6천 달러에 훨씬 못 미친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인구의 약 1/5은 평균소득의 1/5 정도인 6천 달러 미만의 삶을 살고 있다는 의미다. 이 돈으로 교육비, 의료비, 이자 같은 비소비지출을 부담하고 나면 남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살기가 너무 고달프면 상대적 빈곤감조차 느끼지 못한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전문가 아오시마 야이치 교수는 한국의 생활물가수준이 일본보다 평균 10%~30% 가량 높은데, 그 까닭은 무엇보다 고환율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오랫동안의 고환율은 중산층이하의 가계수지를 압박해 왔다는 이야기다. 성장지상주의 아래 고환율 혜택을 받은 수출 대기업은 내부유보금이 쌓여가는 반면에 고물가를 부담해온 가계와 소상공인들의 빚은 점점 늘어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IMF 사태 이후 2017년까지 경상수지 누적 흑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크게 넘는 8천억 달러를 넘는데도 대외지급능력 부족을 걱정하는 나라다. 천문학적 흑자를 달성하고도 그 많은 외화가 어디로 갔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나라다. 수출과 성장의 피로감이 누적되어 가는 장면이다.

수출과 성장이라는 허울 아래 경제정책의 최종목표인 국민의 후생과 복지는 제자리서 주춤거리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느낌이다. 사실이지 경상수지 흑자, 경제성장률 상승 등은 정치인들이 생색내기에 좋지만 일반 시민들은 물가가 싸고 일자리가 안정되어야 살맛난다.

2018년 6월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가계부실 위험지수'가 위험 수준으로 평가된 가구가 127만 가구를 넘어섰다. 전체 가구의 1/10 수준이다. 그런데 시중은행의 가중평균 수신금리는 1.26%, 대출금리는 3.61%로 이윤이 원가의 2배나 되는 기이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코픽스금리를 산출할 때 은행이 사실상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수시입출식 예금 등을 제외해서 원가가 크게 부풀려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사실상 이중으로 가산금리를 챙기는 가운데, 예금자는 양이 차지 않는 반면에 자금 차입자는 무엇인가 빼앗기는 느낌이 든다.

수출과 성장만 하면 잘 산다고 하여 박수치며 따라 왔는데 막상 경상수지 흑자가 대규모로 누적되고 국민소득은 선진국수준에 육박하는데도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풍족하기는커녕 더 쪼들리고 있다. 저소득, 고물가 상황에서 성장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시민들은 웬만큼 근검절약하여도 삶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무엇인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씻지 못한다.

오늘날 한국경제의 위험과 불확실성의 근원이 되어가고 있는 경제력집중 현상은 승자독식 산업구조와 함께 골목상권까지 장악하는 지네발 경영이 커다란 원인이지만 금리·주가·환율 같은 금융시장 가격 왜곡도 하나의 원인이다. 금융은 과거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시대에는 재벌형성의 모태가 되었고, 금리자유화 이후에는 이래저래 가계부실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금융중개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어야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성장잠재력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보상체계 왜곡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환경에서 성장잠재력이 위축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근로의욕과 기업가정신의 원천이 되는 동기양립 시스템 구축이 경제성장과 발전의 밑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오랫동안 쌓여온 성장피로감이 한 순간에 해결될 것으로 착각하고 밀어붙이다가는 자칫하다 개혁피로감이라는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

[신세철의 쉬운 경제]

[b]주요저서[/b]

-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상장법인 자금조달구조 연구

-주가수익배수와 자본환원배수의 비교 연구

-선물시장 가격결정

-증권의 이론과 실제

-불확실성시대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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