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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누구를 위한 임금인상, 근로시간단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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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의도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당초 취지는 노동자, 서민, 중산층에게 보다 많은 임금과 보다 많은 여유시간을 제공해 경제도 살리고 삶의 질도 높인다는 것이었다. 월급이 올라가고 일찍 퇴근하면 저녁이 있는 삶, 보다 행복한 삶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왜곡된 결과가 나왔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향해 거침없이 달렸으나 너무 빠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이들의 반대에 피로까지 겹쳤다. 주 52시간 근무 도입은 여유시간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지만 임금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수반됐다.

노동자들은 노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보다 돈을 더 받기를 원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도 줄어든 임금을 항의하는 글들이 심심치않게 올라오고 있다. 특히 수당에 의존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경우 주52시간 업무제한이 임금축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취업포털업체 인크루트가 지난달 말 557명의 직장인들에게 '주 52시간 실시 이후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물어본 설문에서도 이런 여론이 그대로 나타난다.

이 설문에서 18.1%의 답변자들은 가장 큰 변화로 '임금 감소'를 꼽았다. 부업으로 알바를 시작했다(5.0%)는 답변도 눈길을 끌었다. 취미활동을 시작했다(10.8%)거나 가족과의 여가시간이 증가했다(10.6%), 운동을 시작했다(8.9%) 등의 긍정적인 답변도 많았지만 임금 감소가 가장 피부에 와닿은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도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기대보다 부정적인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올해 7530원 인상의 충격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는 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나자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 반발하고 있다. 사용자는 임금인상이 급격하다며, 노동자는 공약후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시행으로 일자리가 늘어나지도 않는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근로시간 단축이 오히려 내년에 10만3000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3년 뒤에는 23만3000개까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점 등에서는 늘어나는 임금과 줄어드는 근로시간을 대체하기 위해 인력을 추가 채용하기보다 '기계'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새 트렌드다. 이미 일부 햄버거점 등에서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아니라 대형 모니터로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투자여력이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보다 많은 자동화기기들을 도입하고 있다.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은 문재인 정부가 중산층, 서민들을 위해 의욕적으로 펼친 대표적인 정책이다. 하지만 이들 정책으로 노동자들, 특히 중소기업 종업원들의 타격이 가장 크다. 대기업 노동자들도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임금도 줄어 충격이 만만치 않지만 이들은 '노동조합'이란 세력이 보호해준다. 자영업자들은 종업원 인건비조차 부담을 이겨낼 수 없어 연일 머리띠를 매고 시위 행렬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디 가면 '사장님'이란 얘기를 듣는다.

지금 가장 소외받는 사람들은 능력도 없고 학벌도 없는, 그저그런 서민들이다. 시쳇말로 돈도 없고 빽도 없고 같이 머리띠 두를 사람도 없는, 폭염을 견뎌가며 버스와 전철로 출근하면서 하루하루를 개미 같이 일하는 중소기업 종업원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에게 갈수록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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