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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북한/한반도

세 살짜리 딸·큰 형 68년만에 상봉 기대…이산가족들 "꿈이냐 생시냐"

20일부터 3박4일간 금강산서, 정부 선발대 최종 점검차 15일 방북



'북에 두고온 세 살짜리 딸을 68년만에 만나는 황우석씨, 돌아가신 부모 대신 여동생과 남동생과 상봉을 앞둔 박기동씨, 전쟁 통에 헤어졌던 큰 형을 68년만에 만나는 이수남씨….

오는 20일부터 2박3일간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만나게 될 남측 방문단에 포함된 이름들이다.

이런 가운데 이종철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선발대 18명은 행사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15일 오전 금강산으로 떠났다.

남측 방문단 중 한 명인 황우석(89·서울)씨. 그는 딸 영숙(71)씨와의 재회가 실감나지 않는 듯 "3개월만 피난하고 고향에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나왔거든. 그런데 그게 68년이 됐어요. 세 살짜리가, 71세에요. 부녀상봉이라는 게 참…. 소설 같은 얘기예요"라고 말을 전했다.

38선 이남 미수복지 황해도 연백군 출신인 황씨는 1951년 1·4 후퇴 때 인민군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홀로 배를 타고 피난길에 올랐다.

3개월만 몸을 피할 생각이었지만, 그 길로 부모님과 세 여동생은 물론 처자식과도 생이별했다.

당시 딸은 겨우 세살배기. 워낙 어릴 때라 딸의 생김새는 기억 속에서조차 흐릿해진 지 오래다.

"아휴, (기억) 안 나죠. 세 살 적이라…. 이름 보고 찾아야죠. 이번에 가서. 강산이 7번 변했는데."

황씨는 오랜 기다림 끝에 이번 상봉 대상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꿈에 그리던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게 됐다. 하지만 딸을 제외한 부모님과 세 여동생은 모두 사망했다는 통보를 별도로 받았다.

경기 안산에 사는 박기동씨(82)는 여동생 선분(73)씨와 남동생 혁동(68)씨를 만날 생각에 들떠있지만 동생들에 대한 기억이라곤 이름밖에 없다.

박씨는 "북쪽에 거주했던 부모님과 함께 상봉하길 원했으나 부모님은 돌아가셨다는 통지를 받았다"며 "(이번에) 형제들의 생사가 확인되고 상봉 의사가 있다고 회보가 돼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에 남겨진 막내 남동생에 대해서는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다는 박씨는 여동생 선분씨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 (동생의) 손을 잡고 동네를 다녔다"는 추억의 한 토막을 끄집어냈다.

황해도 연백군(현재는 북한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없어짐)이 고향인 박씨는 3남 2녀 중 장남으로, 6·25 전쟁 발발 당시 서울에서 배재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보인상업고등학교를 다니던 6살 위의 삼촌과 함께 자취 생활을 하던 중 전쟁을 맞았다. 고향에서 살던 박씨의 가족은 전쟁이 일어나면서 강화군 교동면으로 피란을 왔지만, 부모님이 어린 두 동생을 데리고 식량을 가지러 고향 집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면서 영영 헤어지게 됐다.

"뜻밖의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진짜인가 싶어서 처음에는 이웃, 친척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요."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수남(77)씨는 경기도 광주에 사는 둘째 형 종식(82)씨와 함께 북녘의 큰형 종성(85)씨 가족을 만날 예정이다. 이들의 상봉은 68년만이다.

대한적십자사(한적)로부터 큰형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수남씨는 벅찬 마음에 딸과 며느리 앞에서 마구 눈물을 쏟았다. 믿기지 않는 소식에 한적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혼동할 정도였고, 이씨의 전화를 받은 둘째 형은 "거짓말 아니냐"는 반응까지 보였다.

"(연락을 받았던)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복받치고 그래요. 이게 무슨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요.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가 생전에 소식을 들었다면…' 하는 생각이 첫 번째로 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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