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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책] 도리스 레싱 단편선: 19호실로 가다

[새로나온책] 도리스 레싱 단편선: 19호실로 가다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김승욱 옮김/문예출판사

'페미니즘'은 더 '핫'해지고 있다. 또 건강해지고 있다고 본다. 성희롱·성폭행 폭로 '미투운동' 뿐 아니라, 긴 역사 속에서 '여성'이라서 강제당했던 억압들, 이미지들, 역할과 관계들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더 디테일하게 풀어놓으려는 이야기꾼들도 많아졌다. 단순히 '주의', '주장'이 아닌, 일상 속 여성들이 겪는 부자연스러운, 부당하게 느끼지는 다양한 측면들을 '싸움'이 아닌 '이해'를 위해 용기내어 말하는 이들이다. 많은 '엄마-딸' 관계가 가부장제 안에서 얼마나 어렵고 힘든 관계로 꼬여있는지를 소소하게, 담백하게 풀어낸 책을 우연히 접하면서 이런 솔직한 이야기들이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도리스 레싱(1919~2013년)의 소설을 읽는다는 건 페미니즘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도리스 레싱은 아프리카, 1·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 결혼제도·모성·가정, 계급사회,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등 20세기 사회, 문화, 정치 문제를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최근 번역·출간된 레싱의 단편선 '19호실로 가다'에는 작가의 초기 단편소설들이 담겨 있다. 전통적인 사회질서와 체계가 붕괴된 1960년대 전후 유럽사회의 단면을 포착하며, 사회로부터의 억압, 개인의 일상과 욕망, 그리고 저항을 그려냈다. 특히 당대의 중년 여성에 초점을 맞춰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 이미지'에 맞게 역할해 나가야하면서도, 개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잃지 않으려 몸부림치는 소설 속 인물들의 갈등과 분노, 한계들이 나타나있다. 그럼에도 소설은 중년 여성이 지닌 연륜과 힘을 긍정하며, 다채로운 여성간의 연대로 희망을 이야기한다.

'19호실로 가다'는 1994년 다시 출판된 '19호실로: 모음집 1'을 번역한 것으로 작품 20편 가운데 11편을 묶었다. 남은 아홉 편은 오는 9월 이후 '사랑하는 습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 예정이다. '19호실로 가다' 속 11편 단편소설 중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 '한 남자와 두 여자', '방', '남자와 남자사이' , '20년' 등 9편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번역됐다. 더불어 '옥상 위의 여자' 등 페미니즘 고전으로 평가받는 레싱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레싱은 1919년 페르시아(지금의 이란)으로 이주한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후 영국령 남아프리카 로디지아(짐바브웨)로 가족이 이주해 식민지 원주민의 삶을 목격하며 유년기를 보냈다. 두 번의 이혼을 겪고, 1949년 런던으로 이주한 뒤 1950년 '풀잎은 노래한다'를 발표, 이후 '황금 노트북', '생존자의 회고록' 등 여러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이외에도 '사랑하는 습관', '런던 스케치' 등 단편집, 희곡, 시집 등이 있다. 레싱은 서머싯 몸 상(1954년), 메디치 상(1976년), 셰익스피어 상(1982년) 등 20세기 후반 수많은 문학상을 휩쓸었고, 2007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384쪽,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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