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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새벽을 여는 사람들]힙합 DJ Nol.e…"국내 최초 '힙합 공간' 만들고 싶다"

매드홀릭(MADHOLIC)에서 디제잉을 하고 있는 김도형 씨./ MADHOLIC



매드홀릭(MADHOLIC)은 유튜브(YOUTUBE) 방송인 'MADHOLIC TV'를 진행하고 있다./MADHOLIC



매드홀릭(MADHOLIC)에서 힙합 뮤지션들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MADHOLIC



내달 7일 매드홀릭이 주최하는 '2018 매드홀릭(MADHOLIC) 힙합 페스티벌-풀파티'가 진행된다./MADHOLIC



지난 16일 오전 3시. 서울 홍대역 주변 좁은 골목에서 "쿵! 쿵!" 음악이 새어 나온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넓은 라운지는 음악에 취한 사람들로 가득 메워져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무대 위 네모난 부스에 집중된다.

부스 안에선 한 남성이 헤드폰을 귀에 대고, 어깨를 들썩인다. 매드홀릭의 대표이자, 힙합 디제이 DJ Nol.e(이하 김도형 대표)이다. 그의 손이 레코드 판을 매만지자 귓전을 때리는 강한 사운드가 스피커에서 터져 나온다.

최근 SNS에는 플레이케이션(도심에서 놀이와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행위)을 해시태그한 게시물 수가 수 십 만개를 훌쩍 넘어섰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자신의 취향을 직접 찾아나서는 것이 대세다.

기자가 이날 찾은 '매드홀릭'은 힙합, 흑인음악의 취향을 존중하는 플레이케이션이다. 김도형 씨는 매드홀릭의 대표이자 11년차 베테랑 DJ다. 그는 '힙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오늘도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

그는 "취향존중은 다수의 논리에 지배되지 않고 본연의 욕망에 충실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바로 '하고 싶은 일은 한다'는 철학이다"라고 설명했다.

◆ "디제이는 내 운명"

무대에서 내려온 김도형 대표에게 인사와 함께 악수를 건넸다.

10여년간 새벽을 지새우며 레코드를 매만진 탓일까. 그의 지문은 닳아 끊어져 온데간데없었다. 그의 지문은 이제 '인간 김도형'이 아닌 디제잉과 함께한 'DJ Nol.e'의 삶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이어 그는 "저의 삶의 의미를 쥐여준 친구예요. 어릴 적부터 LP 수집을 좋아했어요"라며 낡은 LP판을 들고와 미소를 지었다.

현재의 삶을 암시하듯 그는 10여 년 전에 쥐었던 LP판을 놓지 않고 디제이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청소년부터 저의 관심사는 온통 힙합이었어요. 음악을 향한 열정을 지울 수 없어 실용음악과에 진학했고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시트콤 음악, 광고음악을 제작하기도 했죠"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그는 본격적으로 디제이 생활을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낮과 밤도 포지션을 바꿨다.

김 대표는 "새벽의 일상이 시작된 게 벌써 11년째네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디제잉은 국내 유명 클럽을 돌며 진가를 드러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엔비, 사브, 캐치라이트, 할렘 등을 거치며 힙합과 흑인음악에 대한 디제잉을 연마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는 "제가 처음 디제이 할 때는 학원이나 개인 레슨도 없어서 오직 발로 뛰어서 배워야 했죠"라며 "지금 돌아보면, 하고 싶었던 일을 위해 고집과 열정으로 살던 시절이었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그의 얼굴에는 확신이 가득 차 있다. 그는 "DJ는 대중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해요"라며 "본질적인 역할은 그들에게 음악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소개해야 하죠"라고 말했다.

◆ "힙합 공간 만들고 싶다"

"힙합만 다루는 클럽이 없었죠. 그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제 꿈이었죠."

그가 처음 '매드홀릭'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긴 시간 동안 DJ 생활을 하면서 서울 시내에 힙합전문 클럽이 없다는 아쉬움에서 시작됐다.

사실 당시 유명 힙합클럽들은 간판과는 달리 팝, 하우스 등 여러 음악이 함께 나왔다. 진짜 힙합을 선호하는 친구들에게는 아쉬움이 따랐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그는 "클럽이라는 자극적인 요소에 비슷한 이벤트를 반복하는 컨셉트보다는 힙합다운 힙합클럽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힙합클럽을 만든다는 그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012년 지인의 추천으로 홍대 길거리에서 운영되고 있던 '매드홀릭'을 공동 운영하게 됐다.

그는 "처음 매드홀릭에서 6개월 동안 디제잉을 하는데. 사람도 전혀 없고 수입도 없었다"며 "주변에선 이제 그만두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그는 힙합 음악만을 들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클럽에서 나오지 않는 음악을 끊임없이 찾고 디제잉을 연구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비를 털어 파티를 기획하고, 유명 디제이를 직접 섭외했다.

방문객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방문객이 우리의 힙합 디제잉에 빠졌고, 다시 방문하겠다는 피드백을 줘 자신감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곧 매드홀릭은 서울시내의 '힙합 성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어려운 시절에 음악방송국의 작가로 일하는 동생의 도움으로, 힙합 예능프로그램에도 '매드홀릭'이 자주 조명됐다. 또한 힙합에 대중들의 관심이 힙합 장르의 선전,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매드홀릭이 국내 포털사이트의 웹툰의 주 무대로 등장할 정도 홍대의 힙합 플레이케이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 "꽈배기 철학이 좋다"

사람들은 그의 평범함을 거부하는 꽈배기 철학에 매혹되고 있다.

그는 "다른 클럽과 달리 우리는 유명 뮤지션과 디제이를 초청하는 일을 외부로 홍보하지 않는다"며 "다이나믹듀오, 크러쉬, 넉살, 슈퍼비, 면도, 조이베데스 등 유명 뮤지션들이 게릴라 공연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내일을 꿈꾼다

그는 "당시 클럽 DJ는 천대받거나 돈 못 버는 음악쟁이라는 편견이 지배적이었다"며 "하지만 현재 사람들은 클럽을 플레이케이션을 인식하고 디제이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참신한 이벤트도 열고 있다.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힙합클럽이 기획한 '2018 매드홀릭(MADHOLIC) 힙합 페스티벌-풀파티'를 진행한 바 있다. 내달 7일이면 3회차 행사가 개최된다.

그는 "풀파티는 매드홀릭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취지로 수익성보다는 힙합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매드홀릭은 유튜브를 통해 국내 최초로 개인방송을 하는 클럽이다. 그는 오프라인으로 제한됐던 기존의 틀을 과감히 허물고 온라인으로 젊은이들과 힙합, 클럽 이야기 등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비즈니스의 최종 지에 대해 "홍대의 힙합 플레이케이션을 만들고 싶다"며 "지하는 클럽, 1층 힙합포차·힙합전시공간,힙합카페를 만들고 싶다. 공간이 크지는 않더라도 대중들이 '저 건물을 힙합이야!' 라고 인지하게 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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