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대 지방선거 최고 사전투표율, 그리고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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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역대 지방선거 최고 사전투표율, 그리고 아쉬움

최종수정 : 2018-06-13 10:22:16
정책사회부 한용수 기자
▲ 정책사회부 한용수 기자

지난 8일 오전 7시 사전투표소 현장. 이른 시간부터 한 표 행사를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투표소 앞에 후보자 포스터라도 가져다 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들려올 즈음, 주변을 보니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다. 후보자 검색하기다. '도대체 누굴 뽑으라는 건지'라며 혀를 차며 하는 말도 들렸다. 7~8명을 뽑아야 하는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율(20.14%)이 지난해 대선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로 집계됐지만, 한편에선 아쉬움이 많다.

이번 선거의 키워드를 묻는다면, '묻지마 선거', '깜깜이 선거'다. 남북 분단 이후 70년 만의 북미정상회담 개최 이슈는 선거 마지막날 까지 메인 이슈로 이목을 끌면서 선거가 묻힌 탓도 있지만, 빈약한 공약을 내놓고는 네거티브에만 골몰하는 후보자들이 기여한 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특히 '누굴 찍으면 누가 된다', '○○색만 찍으면 된다' 등의 발언에는 말을 잃게 만든다. 정책이나 인물에 대한 소개보다는 상대를 깍아내리면 내가 올라간다는 인식과 표만 구걸하는 행태는 우리 정치 수준을 또 그대로 드러냈다.

깜깜이 선거는 특히 초·중등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 선거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정당 공천도 없고 번호도 없으며 각 후보가 내놓은 공약에선 외고·자사고 등 '특목고 정책'을 제외하고 천편일률적으로 같다. 보수·진보 성향 가릴 것 없이 '혁신 교육'을 한단다. 흡사 '받아 쓰기'나 '베껴 쓰기'다. 다른 당의 좋은 공약을 받아들이는 건 좋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공약을 보면 최소한의 고민이 있었는지도 의심이 간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각 후보간 물고 물리는 고소·고발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거가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사안이 대다수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선이 돼야 정책이든 뭐든 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부터 다시 봐야할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촛불 혁명'을 통해 국민이 나라를 바꿀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준 뒤 첫 열리는 선거다. 그 때문인지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시민들의 투표 열기는 높아진 반면, 정치인들의 뒤떨어진 선거 행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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