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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책] 서커스 나이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민음사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신작 소설을 출간했다. 의문의 편지와 함께 시작되는 이 책은 코지 미스터리처럼 기묘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편지의 진실과 이에 연관된 과거의 이야기가 요시모토 바나나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서히 밝혀진다. 대자연의 힘과 발리의 매력이 가득 담긴, 뒤죽박죽인 가족 구성원이지만 서로 따뜻하게 보듬으며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사람들의 잔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다.

정령이 가득한 나라 발리에서 불가사의한 존재들과 함께 성장해 온 사야카는 사물을 만지면 그와 관련된 기억이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일명 사이코메트리다. 성인이 될 때까지 자유롭게 발리에서 성장해 자유롭게 발리에서 성장했던 그녀지만 뜬금없이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한 지인으로부터 아이를 낳아 달라는 엉뚱한 부탁을 수락하여 일본에 머물고 있다. 시부모님 집의 2층에서 어린 딸 미치루와 나름 평온하게 지내고 있는 사야카의 일상을 깨는 기묘한 편지가 도착한다. 댁의 마당에 소중한 무언가가 묻혀 있으니 조금 파내도 되겠냐는 내용인데, 더 놀라운 것은 보낸 사람의 사야카의 옛 연인 이치로라는 것. 사야카는 몰래 마당의 흙을 파 꾸러미 하나를 발견한다. 풀어보니 작은 뼛조각이 소중하게 감싸여 있다. 책은 사야카가 뼈에 얽힌 기억을 되살리는 것을 시작으로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이번 신작은 어딘가 어중간하고 서툰 사람들이 열심히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추억을 안고 살아가던 사야카가 다시 조심스럽게 다음 스텝을 밝게 되는 과정, 어머니가 죽고 나서야 자신의 길을 분명하게 보기 시작한 이치로, 이들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든 진심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시어머니 등 제각각의 사연과 슬픔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감싸 안고 서서히 미래로 나아간다.

한 독자는 "마음에 여유로운 공간이 생겼다. 회복이 시간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고 평했다. 얼른 툭툭 털어내고 일어나라고 재촉하는 세상이지만, 때로는 생각보다 긴 시간 동안 추억을 보듬고 있다 보면 어느새 많이 나아져 있는, 인생의 다음 단계를 나아갈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417쪽,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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