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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⑭ "눈으로 보지만 말고 이것저것 만져보세요"··· 몸으로 익히는 '서울시립과학관'

"모래를 이용해 지형을 만들어보세요" "카드를 손에 들고 좌우로 움직여보세요" "LED의 깜빡임에 맞춰 시작 버튼을 눌러보세요"

서울 노원구 충숙근린공원 인근에 문을 연 서울시립과학관에는 '눈으로만 보세요' '가까이 다가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이 없다. 심지어는 관람객들에게 '만지고, 움직이고, 눌러보라'고 권하기까지 한다.

지난 22일 서울시립과학관을 찾은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전시물들을 만지작거렸다.

서울시립과학관은 노원구 하계동에 연면적 1만2330㎡,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됐다. 과학관에는 공존·생존·연결·순환을 주제로 한 4개의 전시관이 있다.

지난 22일 서울시립과학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모래를 이용해 지형을 만들어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손으로 배우고 몸으로 익히는 과학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생태·공존을 다루는 1층 G전시실은 사방이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다. 모래를 이용해 지형을 만들어보는 전시물 앞에서 다섯 명의 어린이들이 '까르르' 웃으며 모래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옆에 있는 지진파 체험 전시물에는 네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가 다리가 땅에 닿지 않는 의자에 앉아 화면 이곳저곳을 두드려댔다.

아이들을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전시관 관리자는 아이들이 전시물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서울시립과학관은 눈으로 보기만 하는 전시관이 아닌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익히는 체험관이다.

3층 R전시실에서 두 명의 어린이가 자전거 페달을 밟아 에너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힘과 에너지의 흐름, 순환을 다루는 3층 R전시실에서는 두 명의 어린이가 땀을 뻘뻘 흘려가며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었다. 에너지 만들기 체험을 끝내고 자전거에서 내려온 김민서(12) 양은 "전기가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지는지 몰랐다"며 "자기 전에 불도 잘 끄고 핸드폰도 조금만 쓰겠다"고 다짐했다.

과학관 관계자는 "전시관에 '만지지 마시오' 같은 부정적인 문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직접 만지고 움직여보는 체험물들을 통해 관람객들이 현상을 관찰하고 생각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혼자가 아닌 두세 명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전시물들을 통해 지식과 인간관계를 함께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2층 O전시실에서 한 어린이가 특수 제작된 렌즈를 통해 노화된 눈을 체험해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사용법 모르는데···"도우미는 어디에?"

2층에는 인간의 생명 현상을 다루는 O전시실과 구성 요소 간 네트워크 연결을 다루는 B전시실이 있다.

O전시실에는 특수제작된 렌즈를 통해 녹내장·황반변성·백내장 등의 안구질환을 체험해보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한참 동안 렌즈를 들여다보던 아이들은 소리 높여 "앞이 흐릿해" "지렁이가 보여"라며 즐거워했다.

반면, 체험물 사용법이 어려워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도 있었다. 볼마우스로 컴퓨터를 조작해 세균을 관찰하는 '현미경으로 보는 작은 세계'나 사물의 온도를 측정해 단위를 환산하는 전시물은 설명서를 읽어봐도 이해하기 어려워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2층 O전시실에 '현미경으로 보는 작은 세계' 전시물은 사용법이 어려워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김현정 기자



서울 중계동에서 온 황선영(35) 씨는 "아기가 8살이라 어려운 건 빼고 쉬운 것만 해보려고 왔는데, 대부분의 체험물이 난이도가 높아 재밌게 즐기기 어려웠다"면서 "옆에서 사용법을 안내해주는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과학관 관계자는 "서울시립과학관은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관이어서 내용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며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시물도 기획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완성해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내 인원은 청소년과 성인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확충할 계획"이라며 "과학관 안내 자원봉사자 도우미 140여 명이 상반기 교육을 마치고 5월부터 활동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진행하는 '3D 스페이스' 체험 프로그램은 당일 티켓 배부처에서 선착순으로 표를 받아야 입장할 수 있다./ 김현정 기자



체험 프로그램 운영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동구에서 과학관을 찾은 최철원(40) 씨는 "프로그램이 사전 예약제가 아닌 당일 선착순으로 이뤄지고, 모집 인원이 적어 참여하기 어려웠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시립과학관에서 진행되는 '전시관 해설' '3D 스페이스' '뇌파체험' '오늘의 이벤트' '특별전시 해설' 등 5개 프로그램 모두 전시실 내 체험티켓 배부처에서 선착순으로 입장권을 받아야 참여할 수 있었다. 회당 모집 인원이 8~25명으로 적어 가족단위로 온 관람객들은 참여하기가 어려웠다.

과학관 관계자는 "과학관 수용 인원은 300명으로, 체험 가능 인원은 80명"이라며 "과학관 규모의 한계도 있고, 전문인력도 한정돼 있어 프로그램 모집 인원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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