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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경제] 천민자본주의 위기

신세철 칼럼리스트



자본주의의 발달은 획기적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인류를 기아에서 탈출시키고 풍요로운 황금시대를 구가하게 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노동과 자본이 대립을 극복하고 밀월이 이어지는 동안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상승작용을 하며 인류문화에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제42회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자본주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이미 중태에 빠졌다고 걱정하는 학자들이 많이 늘어났다. 지금과 같은 부의 편재 현상이 계속 진행된다면,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현상이 심화되어 자본주의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걱정한다.

자본주의 위기는 자본주의 자체에 내재하는 모순 때문인지 모른다. 자본주의(資本主義)라는 용어 자체에는 정신적 가치보다는 물질세계를 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물질주의는 탐욕스런 인간의 세계에서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된다는 천민자본주의(pariah capitalism)로 변질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자칫하다가 돈을 삶의 중심으로 여기고 돈을 신격화하는 배금주의에 빠질 수도 있다. 황금만능풍조가 만연하면 어쩔 수 없이 자본주의를 지탱해주는 공동체의식은 파괴되며 도덕과 윤리는 거추장스러운 치장으로 변하며 자본주의 질서는 위기를 맞는다. 우리나라의 어떤 최고위인사는 입으로는 마냥 '주님과 애국'을 외치지만, 그의 행실에서는 오로지 돈만을 신앙으로 여기는 천민자본주의 의식구조가 역력하게 드러나 보인다.

자본주의는 기업가의 야수적 충동(animal spirits)에 의하여 성장하고 확장되는데 끝없는 욕심을 내다보면 먹이사슬이 붕괴될 우려가 생긴다. 그럴 경우 정글도 황폐화되고 백수의 왕도 먹잇감을 구할 수 없게 된다. 자본주의는 1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부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생산은 늘어나는데 반하여 구매력은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았었다. 생산보다는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자 중상주의, 군국주의가 대두하고 대공황 사태, 1차, 2차 세계대전이 촉발되었다. 히틀러가 인플레이션의 양자라면, 마르크스-레닌은 빈부격차의 수제자들이다. 냉정하게 따진다면, 당시 유럽의 극심한 빈부격차는 공산주의를 생성시켜 비극적 한국동란의 먼 원인이 된 셈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위기론도 1%가 아닌 0.001% 이하의 극소수 사람들에게 소득과 소유가 몰리는 데서 비롯된다. 세계화로 그리고 정보화로 1등만이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세상에서 글로벌 대기업이 전 세계 시장을 휩쓸면서 경제력집중 현상은 20세기 초기 상황보다 훨씬 더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2011년에 10대 재벌 상장기업 매출액이 전 상장기업 매출액의 50%가 넘어서며 경제력집중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 이르렀다. 2018년에도 10대 재벌비중이 상장기업 시가 총액의 50%를 넘어섰다. 붕어빵이든 눈깔사탕이든 특정 품목에 전념하여 최고의 품질로 세계시장을 장악한다면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몇몇 기업이 생산활동, 소비활동, 일상생활, 여가생활에 필요한 모든 품목을 전 방위에 걸쳐 다 차지하는 모습이다. 대기업집단이 의식주 분야는 물론 체육, 오락, 문화까지 거의 전 방위에 걸쳐 지배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지네발을 뻗어 순대와 떡볶이, 김밥까지 만들어 팔며, 영세 상인들이 허덕이는 막다른 골목까지 누비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정보수집과 분석, 자금융통, 판매조직, 언론관리, 대정부 교섭능력(bargaining power)이 뛰어난 몇몇 대기업집단이 모든 생산수단과 유통경로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더 심각하게 진행되면 끝내는 먹이사슬이 끊어지는 후기 공룡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그 때 대기업집단들은 생활에 필요한 상품을 만들어도 살 사람이 없으니까 도리 없이 저들끼리만 서로, 사고팔고, 팔고사야만 하는 지경에 이를지 모른다. 좀 지난 이야기지만 유수의 경제단체가 낸 "위생과 대외경쟁력을 위하여 대기업이 두부를 생산하여야 한다."는 황당한 보도 자료를 감안할 때 이런 불상사는 까마득히 멀기만 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약육강식 논리의 성장지상주의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사실은 소비수요기반이 약화되면 아무리 좋은 상품을 생산해봤자 소용없다는 점이다. 조금만 생각하면 분배가 잘 되어야 구매력이 살아나서 상품이 팔리고 다시 투자와 생산으로 연결되어 대기업도 튼튼하게 커갈 것이다. 성장과 분배는 톱니바퀴와 같다. 성장 없는 분배도 불가능하지만, 분배 없는 성장 또한 있을 수 없다. 성장이 분배의 아버지라면, 분배는 성장의 어머니가 되는 셈이다. 비행기의 좌우 날개 중에 둘 다 모두 튼튼해야 비행기는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생산과 소비에서 모든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혜택을 받을수록 자본주의는 더 오래 더 번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요저서

-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상장법인 자금조달구조 연구

-주가수익배수와 자본환원배수의 비교 연구

-선물시장 가격결정

-증권의 이론과 실제

-불확실성시대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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