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임영권 박사 칼럼] ‘미세먼지의 허락’만 기대할 수 없다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요즘 TV에 나오는 광고 카피대로 무엇을 하든 '미세먼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세상이다. 매일 아침 그날의 날씨를 체크하듯, 이제는 미세먼지 농도로 바깥 활동이나 나들이를 결정한다. 혹시라도 외출하게 된다면 80, 94, 98 숫자 달린 미세먼지 차단 인증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하루 1개를 써야 한다는 마스크는 또 얼마나 비싼지. 집 안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 전자레인지는 인덕션으로 교체하고 공기청정기도 있어야 한다. 요리를 하는 중에 미세먼지가 발생하기도 하고, 창이나 문 틈새로 외부 미세먼지가 유입해 환기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따뜻한 봄날, 예전 같으면 맑은 하늘 아래서 꽃구경이라도 즐겼겠지만, 지속되는 미세먼지의 위협에 비염이나 호흡기 질환이 심해질까, 폐 기능이 떨어질까 집 밖으로 나서기 두렵다. 어쩔 수 없다. 미세먼지로부터 코, 입, 목, 기관지, 폐 등 호흡기 건강을 사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크기에 따라 PM10(미세먼지), PM2.5(초미세먼지) 등으로 구분한다. 그 입자가 작아 비강과 구강을 지나 인두와 기도를 거쳐, 기관지, 세기관지, 결국 폐의 폐포(허파꽈리)까지 침투,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감기, 비염, 기관지염, 폐렴 등에 시달리기 쉽고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폐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폐에서는 혈액의 이산화탄소-산소 교환이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혈액과 섞여 온몸을 순환하다 심혈관계, 뇌세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세먼지에 중국의 황사 바람까지 더해지면 카드뮴, 납, 비소 등의 중금속 성분에도 영향을 받아 건강에 더 치명적이다. 면역력이 약하고, 호흡기 기능이 떨어지는 노약자의 경우 미세먼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 알레르기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경우, 부모 모두 비염이 있거나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봄여름에도 감기를 앓는 일이 잦은 경우, 감기에 걸렸다면 하며 유독 코감기가 많은 경우, 체질적으로 허약하고 체표의 기가 약한 경우, 몸은 차가운데 유독 호흡기에 열이 과하게 몰려 있는 경우도 미세먼지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를 대하는 가장 기본 수칙은 마스크 착용이다. 일반 마스크는 소용이 없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유해물질 차단지수 코리아필터(KF) 등급에 따라 KF80 이상을 착용해야 한다. 80이란 미세먼지를 80% 차단하는 기능이란 의미로, 숫자가 커질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크다. 반면 그만큼 호흡이 불편할 수 있어 평소에는 KF80을 착용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KF94 정도를 착용한다. 평소 손 씻기를 자주 하고, 가급적 눈이나 코를 비비지 않는다.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곧장 욕실로 가 머리와 전신을 샤워하고 양치질을 한다. 옷도 바로 세탁한다. 따뜻한 한방차로 목 안을 촉촉이 해주고, 코 전용 스프레이로 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세먼지 방어 대책으로 가장 좋은 습관은 하루 8잔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다. 코나 입 등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먼지, 바이러스, 세균 등은 우리 몸 안의 섬모(纖毛)가 방어하는데, 몸 안이 촉촉해야 섬모가 제 기능을 잘할 수 있기 때문. 물 대신 한방차를 마시는 것도 수분 섭취와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각종 유해물질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하는 대표 약재는 도라지다. 비타민C, 사포닌 성분 등이 풍부해 해독 작용과 기침, 가래를 해소하며 폐 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여기에 기관지를 보호하고 감기를 예방하는 등 목 건강 대표 약재인 모과를 넣어 함께 달여 마시면 목이 칼칼할 때 기관지 염증을 완화하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모과는 시고 떫고, 도라지는 쓰고 쌉쌀하기 때문에 아이가 마시기 어려워 대추나 배를 넣어 함께 달이거나 올리고당을 살짝 가미해 마시면 좋다.

예전에는 삼겹살 기름으로 미세먼지, 황사 먼지를 씻어낸다고 하여 많이 먹었는데, 이는 근거 없는 속설이다. 몸 속 미세먼지, 중금속 배출을 도우면서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은 따로 있다. 봄철 대표 채소인 미나리는 해독 작용이 탁월해 체내 미세먼지, 중금속 배출과 혈액순환을 돕는다. 식재료로 많이 쓰이는 마늘도 기관지 염증을 완화시킨다. 알리신 성분이 체내 중금속 배출을 돕고, 면역력에 좋은 아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밖에도 녹차, 브로콜리 같은 음식이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한 번 몸속에 침투한 미세먼지는 체내 흡착으로 배출이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건강한 음식으로 면역 기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한방 치료를 통해서도 목, 코, 입, 기관지 등 호흡기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봄철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건조한 바람으로 감기나 비염,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이 생겼다면 한약으로 증상 완화는 물론 신진대사 및 폐 기능을 북돋워 호흡기 면역력을 높인다. 탕약, 과립제, 연조시럽 등 다양한 약제로 콧물, 기침, 가래, 목 가려움이나 따가움 등 외부 이물질 자극에 의한 증상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 콧속의 이물질을 씻어내고 부은 코 점막을 진정시키는 한방 코 스프레이, 입 안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목의 염증을 진정시키는 한방 입세수 약차, 한방 목 스프레이 등도 유용하다. 몸 안의 독소 배출을 돕는 음식을 먹고, 미세먼지를 방어하는 생활 수칙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면역력을 키워야 미세먼지, 황사, 건조한 바람으로부터 호흡기 건강을 사수할 수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