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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 오리온 초코파이 情

오리온 초코파이情/오리온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 오리온 초코파이 情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요."

1974년 출시된 오리온 초코파이의 CM송이다. 지난 44년 동안 위로와 용기, 감사를 전하며 소비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뛰어난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러시아, 중국, 베트남, 중동, 미국까지 세계 60여개국에 한국의 정을 전하는 외교관 역할도 하고 있다.

초코파이는 오리온의 독자적인 기술로 탄생했다. 일반 비스킷과 달리 특수한 배합 및 제조 과정을 거친다. 이는 출시 직후부터 모양과 포장 디자인을 베낀 제품들이 쏟아졌지만 오리온 초코파이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세계에서 한 해에만 약 20억개 이상이 팔리는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1974년 출시 당시 초코파이/오리온



◆제품 개발 과정

대한민국 국민과자를 넘어 세계인의 과자가 된 '오리온 초코파이'는 한 개인에 의해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파이 개발팀, 더 나아가 회사 전체가 이룬 성과였다.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 이후 1970년대 한국은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식생활 문화도 크게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좀더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과자를 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오리온 연구원들은 전혀 새로운 제품, 복합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개발 의지가 싹트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오리온 초코파이'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1970년대 초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은 한 카페테리아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보다가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약 2년여에 걸친 실험과 개발을 통해 수많은 시제품을 만들면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끝에 1974년 4월 드디어 오늘날의 초코파이가 탄생했다.

초코파이는 출시 당시 국내 제과업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과자였으며, 차와 곁들일 수 있는 주식 대용의 고단백, 고칼로리를 가진 영양식으로 개발됐다.

초코파이는 상류층을 주타깃으로 고급수러움에 주력했고 패키지 디자인 전략은 초콜릿 제품과 어울리지 않는 '스카이블루' 컬러를 사용함으로써, 매장 내에 파별화된 대비를 강조, 임팩트 효과를 가져왔다.

초코파이 바나나/오리온



◆초코파이의 변신

초코파이가 그동안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오리온만의 고유한 '맛'과 '품질' 때문이다. 하지만 출시 당시의 초코파이가 지금과 똑같은 맛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초코파이는 2015년 10월 가격 인상 없이 개당 무게를 35g에서 39g으로 증량하면서 최근 한결 업그레이드된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당시 초콜릿을 약 13% 늘리고, 식감도 더욱 부드럽게 개선했다.

2016년 3월, 오리온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바나나 초코파이情'을 출시했다. 바나나 초코파이는 초코파이 탄생 42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자매 제품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인 바나나를 사용해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식품업계에 '바나나'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새로워진 바나나 초코파이는 마쉬멜로우 속에 바나나 생크림이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7년 봄에는 초코파이 출시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계절 한정판인 '초코파이情 딸기'를 선보였다. 출시 한 달 만에 낱개 기준 누적판매량 1100만 개를 달성하기도 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기존 초코파이와 다른 새로운 콘셉트의 '초코칩 초코파이情'을 선보였다. 초코칩 초코파이는 빵 속에 오독오독 씹히는 초코칩과 깊은 풍미의 초콜릿청크가 콕콕 박혀 있어 독특한 식감과 진한 초콜릿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초코파이 생산 장면/오리온



◆장수 비결

오리온 초코파이는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 개 이상이 팔리고 있다. 초코파이의 인기 비결은 흉내 낼 수 없는 맛에 있다. 수분이 함량이 매우 높은 마시멜로우와 상대적으로 수분이 낮은 비스킷, 초콜릿으로 만들어진다. 마시멜로우 속 수분이 숙성을 통해 비스킷으로 이동하며 초코파이만의 오묘한 식감을 만들어낸다. 수분은 초코파이를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드는 비결이기도 하지만 수분이 많아질수록 미생물에 의한 오염 및 변패, 풍미의 변화 등의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오리온은 알코올이나 방부제 성분 없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수분의 황금비율을 찾아냄으로써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오리온 초코파이 만의 맛과 품질을 지켜가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을 만들던 1995년 '제품에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소비자 클레임이 접수되기 시작했다. 오리온 생산 제품 전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하고, 수거된 제품 10만 개를 한데 모아놓고 불에 태웠다. 이와 함께 포장 필름 재질을 생산원가가 올라가더라도 제품보호에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바꾸었다. 이 사실이 중국 내 딜러에게 소문이 나면서 오히려 오리온을 믿을 수 있는 기업으로 인식하며 급속하게 판매가 늘었다.

1996년 초코파이 개발팀에서는 1년 여 동안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온통 초코파이에만 매달렸다. 최적의 수분 함량을 찾기 위해 수술용 메스를 이용해서 정교하게 파이를 분해했다. 수분의 함량을 10~15%까지 놓고, 미생물의 번식, 식감의 차이를 연구했다. 그렇게 꼬박 1년을 매달렸고, 마침내 최적 수분 함량 '13%'를 찾아냈다. 그 결과 방부제나 알코올을 전혀 쓰지 않고도 혹한의 러시아부터 열사의 땅 중동지역까지 6개월 넘게 변함없는 품질과 맛을 유지하는 초코파이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오리온 초코파이/오리온



◆글로벌파이로 성장

오리온 초코파이는 세계시장에서도 매년 큰 폭의 판매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 관계자는 "한국인의 감성코드이자 초코파이의 핵심 브랜드가치인 '정(情)'을 각 나라 사람들의 고유한 정서에 접목시키는 현지화 전략이 굳게 잠겨있던 세계시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됐다"고 말했다.

오리온 초코파이를 가장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나라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해 2008년 말부터 하오리여우파이(好麗友·좋은 친구) 포장지에 인(仁)자를 삽입하고 있다. 공감대를 일으키자 중국 고객들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결국 다른 제품들의 매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했다. 초코파이는 국내 제과 브랜드 중 유일하게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중국 브랜드 파워지수'(C-BPI)에 파이 부문 1위에 등극했다.

베트남에서는 2009년부터 현지어로 정(情)을 의미하는 'Tinh'이라는 단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면서 친근감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에서는 따스한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성향과 관습을 파악한 오리온은 광고에서 여럿이 함께 초코파이를 나눠먹는 단란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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