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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 박사 칼럼] 배(腹)는 인격이 아니다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겨울은 누구나 살이 찌기 쉬운 계절이다. 낮이 짧은데다 추운 날씨로 인해 신체 활동량은 떨어지고, 그만큼 실내에 머물면서 덜 움직이고 더 많이 먹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 비만 백서'에 따르면 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1,395만 명 중 33.6%가 비만으로 집계됐다. 이중 남성 비만율은 41.3%로, 연령별로는 30대 46.3%, 40대 45.9%가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3,40대 남성들은 주로 자극적인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대신하거나 바쁜 생활에 쫓겨 굶는 일이 많다.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직장인이라면 운동량이 제로에 가깝다. 믹스커피, 탄산음료를 입에 달고 살며 퇴근 후에는 과식, 폭식, 음주 문화에 익숙하다. 날씬하던 사람도 어느 순간 복부에 지방이 집중적으로 축적되고, 나이가 들수록 늘어난 뱃살을 빼기란 점점 힘들어진다.

한의학에서는 사상체질 중 태음인들에게 복부비만이 잘 나타난다고 본다. 태음인은 흡취(吸取)하는 기운이 강하고, 호산(呼散)하는 기운이 약하다고 본다. 쉽게 얘기하면 받아들이는 것은 잘하지만 내보내는 것을 잘 못한다. 이러한 체질적 특성으로 보면 식탐은 강한 편에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운동을 해도 다른 체질에 비해 비만한 경우가 많다. 젊었을 때 날씬했더라도 중년으로 갈수록 비만해지기 쉽다. 허리가 두껍고 복부가 큰 체형이기 때문에 유독 복부와 엉덩이에 살이 잘 찔 수 있다. 간과 소화기가 튼튼한 편이라 육식, 과식, 음주를 즐겨할 만한 '체력'이 되고 이런 식습관이 복부비만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폐 기운은 약하다. 기혈순환 및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해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고, 비만과 함께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중풍 등의 위험이 높을 수 있다. 다른 체질보다 성인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체중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복부비만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체질과 상관없이 남성의 허리둘레가 35.4인치를 넘었을 때이다. 키가 각기 다른 것을 고려하면 체질량지수(BMI)가 좀 더 정확하다. 체질량지수(BMI)는 몸무게(kg)÷키(m)제곱으로 구한다. 남성의 경우 BMI 25를 넘으면 비만 경향으로 볼 수 있다. 복부 지방을 중심으로 볼 때는 허리와 엉덩이둘레의 비율(WHR), 즉 허리둘레÷엉덩이둘레를 계산했을 때 여성은 0.85, 남성은 0.95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본다. 복부지방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겨울철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이 되는 등 신체 다른 부위의 지방보다 더 많은 질병을 유발한다. 허리둘레에 따라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아지고, 동맥경화, 당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복부지방이 쌓이면 척추가 압박되면서 정상 굴곡을 해치고, 허리통증이 생기기 쉬워 조금만 무리가 가도 허리디스크가 돌출될 수 있다. 겨울엔 몸이 굳어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복부비만은 불규칙한 식생활로 쌓인 내장지방을 동반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식사량을 줄이고, 녹색 채소와 닭가슴살 등의 낮은 칼로리, 단백질 식단으로 삼시세끼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당분 함량이 높은 커피나 음료, 간식류를 줄인다. 빠질 수 없는 회식 자리라면 음주는 적당히, 식사를 전체 포만감의 80% 정도로 채운다.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운동 또한 병행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무턱대고 고강도 운동은 했다간 큰 일 난다. 기온이 낮아 근육이 경직되어 있어 갑작스러운 운동은 척추에 무리를 주기 때문. 한파에 빙판이 있는 요즘 같은 날씨에 실외 운동을 하다가 낙상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특히 복부비만이 오래되고 운동량이 적었다면 골 소실의 위험이 높아지고 뼈가 약해져 가벼운 외상에도 쉽게 골절될 수 있다. 이때는 런닝머신을 이용한 실내 달리기, 빠른 걸음 걷기 등이 뱃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시간조차 부족하다면 출퇴근 시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 다니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점심 식사 후 산책하기 등 점차 활동량을 늘린다. 이밖에도 충분한 수분 섭취와 숙면, 스트레스 없는 생활이 뱃살을 빼는 데 중요한 요소다. 오래 축적된 지방을 단기간에 빼려다가는 작심삼일이 되고 만다. 식단 조절과 꾸준한 운동으로 요요 없이 몸을 가볍게 만들 수 있다.

한방에서의 복부비만 치료는 한약과 한방 물리요법, 운동과 식이관리 등을 병행해 이뤄진다. 체질이나 건강 상태에 따른 비만의 주된 요인을 진단한 후 비만 정도에 따라 율무, 황련, 진피 등 원인에 맞는 한약을 처방한다. 이는 신진대사, 혈액순환을 활발히 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 체중 감소를 돕는다. 섭취가 간편한 체지방 감량 환은 식욕을 억제하고 지방 분해를 돕는다. 복부 뜸은 온열작용으로 소화기능을 원활히 해 배변 활동과 독소 배출에 도움이 된다. 침 치료는 혈자리 자극으로 혈류 개선을 돕는 등 다양한 한방 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30~40대 남성들에게는 학교에 다는 자녀들이 있게 마련이다. 비만은 가족력이 차지하는 부분도 크다. 부모가 비만인 경우 아이도 소아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WHR(허리와 엉덩이둘레 비율)이 기준치 이상이거나 BMI(체질량지수) 25이상이라면 개인과 가정을 위해서라도 체중조절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비만을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규정,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보고 있다. 성인병의 주범, 비만부터 해결해야 활력 있는 중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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