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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드, 드리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삼성, SK 등 국내 기업들도 대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지참해 따라갔다. 이를 두고 이해찬 의원은 "방중 준비를 많이 했는데 중국과 경제 교류에서 좋은 성과가 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맞춰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6월 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트럼프 美 대통령을 만날 때도 52개 기업이 수행하며 40조원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가전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SK그룹은 GE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플랜트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친환경 자동차 등 신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에서 5년간 3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업에 투자를 압박하는 상황이라 '빈손으로 갈 순 없다'는 공감대가 청와대에 형성됐다지만, 유독 기업들의 투자가 몰렸다. 더군다나 한국 재계의 투자는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 지지도가 높은 남부 지역에 쏠렸다.

지난 정권에서도 비슷한 일은 있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결정되자 기업들은 후원에 나섰고 창업 활성화를 내세운 창조경제혁신센터, 청년 구직 지원을 내세운 청년희망재단 등에도 기업들의 출연이 이어졌다. 공익을 내세운 정부 압박에 기업들은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지만, 출연 기업이 재판을 받는 상황마저 연출됐다.

지난 1월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기업들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다짐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안 주면 안 준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팬다"고 작심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와 다른 요즘 분위기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실제로 기업이 무슨 힘이 있겠냐"며 "영업이익이 얼마라는 기사가 나가면 ATM(기업)에서 출금할 때가 됐다는 식으로 듣는 게 우리네 현실 아니겠냐"고 푸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TM이 돈을 내놓지 않으면 발로 차고 뒤집어 흔들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 만화에 이런 장면이 있다. "돈 내놔!" "드, 드리겠습니다." "필요 없어!"

차라리 안 받고 때리는 만화가 우리네 현실보다 합리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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