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문화종합

[스타인터뷰] '서편제' 이자람 "송화와 100% 싱크로율? 거리뒀었다"

이자람 / 손진영기자 son@



[스타인터뷰] '서편제' 이자람 "송화와 100% 싱크로율? 거리뒀었다"

뮤지컬 무대 오르는 소리꾼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 소중해

판소리는 인생을 담는 예술

'서편제' 속 주인공 송화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소리를 찾아 유랑하는 소리꾼이다. 두 눈이 멀어가면서까지 진정한 소리를 찾고자 했던 송화의 일대기는 주어진 수많은 선택 앞에 자신의 길이 어디인지 망설이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그리고 송화와 100%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진짜 소리꾼이 있다. '춘향가' 8시간 완창에 성공한 최연소 소리꾼, 실험적인 판소리 무대를 만드는 창작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은 소리꾼이라는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자람이 그 주인공이다 .

이자람 / 손진영기자 son@



이자람은 2010년부터 '서편제'의 초연, 재연, 삼연 등 매 시즌 빠지지 않고 송화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 이자람에게 뮤지컬 무대는 옆동네에 놀러가는 즐거운 일이다. 그는 "'서편제' 무대에 오르는 시간은 늘 반갑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뮤지컬이라는 장르 안에서도 '서편제'는 특별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그 특별한 무대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편제'는 한국 문학의 교과서로 평가 받는이청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93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그리고 뮤지컬로 제작된 '서편제'는 평면의 스크린에 담겨있던 문학작품을 무대 위에서 보다 입체적으로 풀어내어 격이 다른 거대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우리 것'을 소재로 다룬 만큼 팝, 록, 판소리 등 다양한 음악 장르의 신선한 조화를 통해새롭고 풍요로운 음악을 선보인다.

이자람이 가장 자신있는 것은 역시 판소리인 '심청가'. 반대로 '살다보면'을 부를 때는 아직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살다보면'때문에 주눅이 들 때는 최고의 '심청가'를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으로 이겨낸다. 소리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스스로의 격려다"라고 덧붙였다.

이자람 / 손진영기자 son@



혼자서 무대를 꽉 채우는 판소리를 하다가 많은 배우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뮤지컬에 오르는 감회도 남다르다.

"혼자 판소리 할 때에도 그날그날 제 상태에 따라서 상대방을 만들어내서 연기를 했어요. 어쨌든 제가 여러 인물을 연기하는 건데도 매일매일 달랐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매일매일 실제로도 다른 여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거니까 더욱 새로운 느낌이 강하죠. 상대 배우의 연기에 따라 리액션도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한번도 똑같은 무대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웃음)"

송화와 이자람은 꾸준히 한 길(소리꾼)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닮았다. 무대 위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만큼 연기하면서 많은 부분 공감을 했을 터. 하지만, 그는 오히려 캐릭터에 거리를 뒀다고.

이자람은 송화에 대해 '답답한 순간이 많은 친구'라고 입을 열었다. "큰 재능을 갖고 태어난 송화는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갖고 살아간다. 아버지의 거울이기도 하면서 모든 대한민국의 딸들이기도 하다"고 캐릭터를 해석했다.

"'서편제'는 한 여인이 인생의 큰 사건을 겪고나서의 슬픔과 분노, 이겨내는 과정, 그리고 소리로 가는 여정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무대에요. 밖에서 보시이게는 송화와 제가 많이 닮아있겠지만, 정작 저는 송화처럼 궁상맞지 않다고 '닮음'을 부정해왔어요. 그런데 이번 시즌 공연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어요.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지만, 모두가 (송화와 같은)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을 텐데... 이 여자는 어떻게 버티고 있는 걸까. 대단하고 고맙다'라는 생각을 처음했어요. 우리 모두가 외로움과 싸우잖아요. 관객이 왜 송화에서 위로를 받는지 이제야 알 것 같더라고요."

이자람 / 손진영기자 son@



'서편제'를 비롯한 모든 판소리를 '한恨'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자람은 '판소리=한'이라고 정의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송화에게는 한도 있지만, '쾌'가 있다. 유머를 잃지 않고 극이 전개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실 한이라는 건 살면서 계속 겪는 것이지, 모든 것이 한이라는 것은 편협한 해석"이라며 "판소리는 인생을 담는 예술이지, 한만 담는 예술은 아니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그런 의미에서 이자람은 전통적인 판소리라는 틀에 매여있지 않다. '아마도이자람밴드' 활동을 통해 신선한 음악을 선보이기도 한다.

"'창작자' 'artist'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송화처럼 소리를 찾고 싶지 않아요. '훌륭한 소리'라는 문장 아래 소리라는 예술을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득음'이라는 단어도 싫어해요. 물론 득음하신 훌륭한 선배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단어가 나왔겠지만, 그 단어가 서로를 누르는 칼같이 쓰이기도 하거든요. 점점 판소리가 잊혀지고 있는 시대인데,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소리를 저와 가깝게 빚어내서 대중 앞에 내놓고 싶어요. 그게 저만의 방법인 것 같고요. "

이자람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선택의 기준은 당연히 '무엇이 가장 행복하게 하는가'라면서 "지금은 무대 위에 집중하고, 창작자로서, 혹은 밴드의 멤버로서 어느 때 제일 행복한 지 탐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본인의 선택을 믿고 전진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소리꾼 이자람을 응원한다.

이자람 / 손진영기자 son@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