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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승승장구하던 롯데 화학사업, 수장 잃고 방황할까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에 대해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며 승승장구하던 롯데그룹의 화학 사업에 먹구름이 꼈다.

지난 17일 검찰이 정부를 상대로 270억원대 환급 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에게 징역 9년과 벌금 466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허 사장 등이 2006년 KP케미칼을 인수하면서 허위 자료를 근거로 법인세 환급 신청을 내 총 270억원을 부당하게 환급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허 BU장 등은 법인세 환급 요건까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으며 담당 임원에게 관련 보고를 받고 전문가에 의뢰해 적정하게 추진하도록 지시를 내렸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대표이사의 수많은 통상 업무를 수행했을 뿐 정부를 상대로 범죄행위를 저지르려 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며 롯데케미칼의 향후 사업에도 악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장기화됨에 따라 지난 3월 롯데케미칼은 대표이사를 김교현 전 롯데케미칼 부사장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허 BU장은 여전히 롯데그룹 화학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문제가 된 이번 사건도 롯데케미칼이 사업 확장을 위해 M&A를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2조54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2조원 벽을 돌파한 롯데케미칼은 올해도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 업계는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을 8000억원대로 추정한다.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2조2500억원 수준이다. 하반기 업황이 호전되고 있어 올해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게 업계의 예측이다.

이러한 실적 경신에는 41년 동안 회사를 지켜온 허수영 화학BU장이 있었다. 1976년 호남석유화학 창립멤버로 입사한 그는 2012년 호남석유화학에서 사명을 바꾼 롯데케미칼의 초대 사장을 맡아 종합화학회사로 키웠고 최근 3년간 롯데케미칼 실적을 눈에 띄게 성장시켰다. 삼성 화학계열사였던 롯데정밀화학(옛 삼성정밀화학) 인수, 말레이시아 자회사 LC타이탄 상장도 그의 작품이다. 지난 2월 롯데그룹은 4개 BU장을 신설하며 그에게 그룹의 화학 사업을 총괄하는 화학BU장을 맡겼다.

롯데케미칼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LC타이탄 전경. /롯데케미칼



그런데 허 BU장이 중형을 구형받으며 롯데그룹 화학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샐러리맨으로 입사해 41년 동안 한 회사에 근속하며 업계 1위 자리까지 올려놓은 인재를 잃는 동시에 향후 사업 확장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변경됐지만 신 회장에게 사안을 직접 보고하는 화학BU장을 잃게 됐다는 점도 악재다.

롯데그룹은 유통 기업 이미지를 벗고 종합 그룹으로 탈바꿈하고자 화학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롯데케미칼이 미국에서 현지 화학기업 액시올과 합작해 에탄크래커(ECC)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신동빈 롯데 회장이 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또한 다른 BU장이 모두 부회장임에도 지난 2월 허수영 당시 롯데케미칼 사장을 화학 BU장에 앉히는 파격 인사를 강행했다. 하지만 화학 사업을 총괄하는 허 BU장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향후 그룹 차원에서 화학사업 육성에 힘을 쏟긴 힘들어진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역시 사업 확장을 위해 M&A 등을 추진할 경우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사업 고도화 추진과 내년 경영이 본격화되는 미국 ECC 프로젝트, 우즈벡 수르길 프로젝트 등 해외사업 관리에 힘써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화학사들에게 이러한 부담은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그간 공격적 경영을 펼쳐 회사 규모와 수익성을 눈에 띄게 개선했다"면서도 "그런 성과를 만들어낸 화학사업 수장을 잃을 경우 향후 장기적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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