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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팍팍한 삶, 적금·보험까지 깬다...보험 해지·해약금 18조

서울 마포구 토정동에 사는 김○○씨(34·여)는 얼마 전 2년 6개월 동안 부은 적금을 깼다. 전세 계약이 끝나자 집주인이 보증금을 2500만원 더 올려 달라고 요구해서다. 김 씨는 "은행 돈을 끌어다 쓰는데 한계가 있어 적금을 해지해 보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업주부 박○○씨(43·여)는 2년 전 전세금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상품(만기 10년)에 가입했다. 하지만 최근 전세값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저축성보험을 '울며 겨자먹기'로 해지했다. 납입원금 대비 10% 이상 손해란 걸 알았지만 남편이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아 생활비조차 빠듯했던 박씨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김 씨 처럼 적금이나 보험을 깨는 서민이 늘고 있다.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이자나 원금 손실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금융상품을 중도에 깨는 '생계형 해약'이 크게 늘고 있는 것. 반면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소액 신용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이용자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16일 생명보험협회가 공개한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기준 25개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환급금(만기 전 계약을 해지하고 찾아간 돈)은 12조5302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달 11조 3163억원보다 1조 2139억원이 많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해지환금급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졌다.

생보사의 해지환급금은 2002년부터 연간 13조원 안팎을 유지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7조7885억원으로 급증했다. 그 뒤(2009~2010년) 13조원대를 유지하다 2011년 14조9579억원, 2012년 16조9251억원 등으로 늘었다. 2014년 17조1272억원까지 증가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해지환급금은 지난해 20조11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연금보험 등 손해보험사가 파는 장기 보험 해약도 급증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6월 현재 손보사의 장기보험 해약 환급금은 5조 2314억원이었다. 전년 같은 시기 4조9919억원보다 많아 올해 10조원대 기록을 터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체 손보사의 장기보험 해약 환급금 규모는 10조조8999억원으로 2002년 이후 최고치였다. 손보사들의 장기보험 해약 환급금은 2012년 8조4777억원에서 2014년 9조1245억원, 2015년 9조8999억원으로 연달아 최고치를 경신한 후 10조원대를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생보사 해지환급금과 손보사 장기보험 해약 환급금을 더하면 총 17조761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해지금액 30조1398억원의 59%에 달하는 금액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총 계약 규모가 늘고 있어 꼭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보험은 수 십 년간 부어야 하는 장기 상품이라 살림이 어려워지면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보험시장 전체 규모가 커지면서 신규 계약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팍팍한 살림살이와 가계빚 부담에 적금을 깨는 서민도 늘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KB국민·우리·신한·KEB하나·NH농협 등 시중은행의 정기적금은 7월 말 현재 33조554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35조4594억원보다 2조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예·적금 중도해지율은 35.7%로 전년 대비 2.3%포인트가 증가했다. 예·적금 중도해지율은 전체 연간 해지 건 가운데 만기 이전에 중도해지를 선택한 건의 비중을 뜻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적금을 깨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저금리 기조로 적금 금리가 낮아져 중도해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2년 만기 적금 금리는 대부분 1%대 중후반이다. 적금을 해지해도 포기해야 하는 이자가 많지 않아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해지한다는 얘기다.

금융 전문가들은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는 등 서민 물가가 들썩이는 데다 대출상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민들이 금융상품을 유지하기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액대출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은 카카오뱅크 전체 대출 건수의 53%를 차지할 정도다. 신한·국민·KEB하나은행도 앞다퉈 소액 대출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신용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한국신용정보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채무불이행자 95만9429명 중 36만4393명(38%)이 500만원 이하 소액 대출자였다.

<손해보험사 장기해약 환급금> (단위:억원)

2007년 3조7905

2008년 5조1339

2009년 5조400

2010년 5조2228

2011년 6조2599

2012년 8조4777

2013년 6조3611

2014년 9조1246

2015년 9조8999

2016년 10조1285

2017년 6월 5조2314

자료=손해보험협회 금융통계월보

<생명보험사 해지환급금> (단위:억원)

2008년 17조7885

2009년

2010년

2011년 14조9579

2012년 16조9251

2013년 12조2004

2014년 17조1272

2015년 18조4652

2016년 20조113

2017년 7월 12조5302

자료=생명보험협회 금융통계월보

<정기적금 현황>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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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3조1796

2008년 15조8978

2009년 20조4171

2010년 22조32

2011년 24조6316

2012년 32조1680

2013년 38조5934

2014년 38조4118

2015년 36조1733

2016년 35조4594

2017년7월 33조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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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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