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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엎친데 덮친 삼성… 이재용 부재에 앞길 깜깜



삼성그룹이 2세 경영진에서 3세 경영진으로의 세대교체에 내몰렸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가운데 그룹 살림을 책임지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고 경영을 책임져야 할 이재용 부회장마저 구속돼 마땅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부회장은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출발할 때"라고 퇴진 이유를 설명했다.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리더십 확보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간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대외적인 살림을 맡고 최지성 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사장이 내부 살림을, 권 부회장이 주요 사업을 챙겨왔다. 하지만 지금 삼성에는 이들의 역할을 대신할 존재가 없다. 이건희 회장은 병상에 있고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지난 2월 17일 이후 8개월째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최지성 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사장 역시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며 물러났고 현재는 구속 수감된 상태다.

삼성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국가대표 승마선수들을 출전시키고자 승마지원에 나서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빙상 메달리스트들이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했다. 하지만 이 지원에 최순실 등이 개입한 탓에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특검은 삼성이 지원의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주장한다. 엘리엇과 다툼을 벌였던 삼성물산 합병, 결국 실패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시도 등 현안에 삼성이 뇌물을 제공하며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구했다는 것이다.

1심에서는 개별 현안에 대한 명시적·구체적 청탁을 한 사실은 없다며 특검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부정청탁은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징역 5년을, 최지성 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사장은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삼성은 "나무가 없다면 숲도 없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개별 현안에 대한 청탁이 없었다면 개별 현안이 모여 만들어지는 포괄적 현안 역시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청탁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예정된 것은 맞지만 별도의 승계작업은 필요치 않았고 존재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한다.

항소심은 첫 공판이 이달 12일 이뤄졌으며 이르더라도 연말, 늦으면 내년 2월에나 끝이 보일 전망이다. 따라서 연말까지 삼성의 리더십 부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임 의지를 밝힌 권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이사진에게 이해를 구하고 후임자를 추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건희 회장과 함께 활동해온 2세대 원로 경영인들의 연이은 사퇴는 지금의 삼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3세 경영인들 위주의 대규모 인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이어지지만, 사장단을 포함하는 대규모 인사를 주재할 수 있는 총수가 부재중이기에 삼성에는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사장단 인사가 시급하지만 인사를 단행할 주체가 없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이 받고 있는 이러한 압박에 대해 해외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정부가 삼성을 국유화하기 위해 '삼성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내놓는다. 최근 일본의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마카오 카이지 와라 해설위원을 통해 정부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상속세로 삼성 지분을 받고 삼성을 국유화하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을 통해 정부가 총수 일가를 압박하고 최대주주가 되어 투기자본으로부터 삼성을 보호하는 동시에 유사시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박탈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주장은 현실성이 낮다는 것이 재계 평가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부재 사태를 바라보는 해외의 우려 섞인 분위기를 대변하는 여러 의견 중 하나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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