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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40년 비하인드 스토리] (32) 지하철 동력은 원래 직류가 아닌 교류였다

[서울지하철 40년 비하인드 스토리] (32) 지하철 동력은 원래 직류가 아닌 교류였다

전동차 위로 동력선이 설치돼 있다. /송병형 기자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등에서는 전동차 내 전등이 잠시 꺼졌다가 켜지는 지점이 있다. 전동차의 동력이 서울 지하철 구간의 직류 방식과 국철 구간의 교류 방식이 교차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데 50년전 첫 지하철을 건설할 당시에는 국철과 서울 지하철을 당초 교류 방식으로 통일해 건설할 예정이었다. 이를 뒤집은 것은 당시 정부내 체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신)였다.

1971년 4월 12일 1호선 건설이 착공에 들어가기 직전 체신부는 1호선을 교류 방식으로 하겠다는 교통부(국토교통부의 전신), 정확히는 산하 철도청의 계획에 정면으로 맞서며 직류 방식을 요구하고 나섰다.

체신부가 직류 방식을 주장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으나 가장 핵심은 교류 방식으로 인한 통신 장애 문제였다. 당시 지하철은 공사의 편의를 위해 간선도로를 따라 건설하기로 했는데, 간선도로 지하에는 전화케이블도 묻혀 있었다. 그 위로 지하철이 건설되면 지하철 교류선과 평행을 이루는 전화케이블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 교류에서 빚어지는 심한 유도장애는 전화에 엄청난 잡음을 일으켜, 그렇지 않아도 통화 품질이 좋지 않았던 당시 전화가 아예 쓸모없는 것으로 전락한다는 지적이었다. 유도장애란 전철과 통신선이 병행하여 설치될 경우 유도자력에 의한 자장이 생겨 통신에 잡음이 발생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체신부는 통신선 이전공사에 2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에 더해 체신부는 직류 방식의 경우 교류 방식보다 굴착 깊이가 얕아도 되므로 약 10억원 이상의 공비를 절약하게 되며 공기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에서는 지하철 동력이 모두 직류 방식이란 점도 강조했다.

이같은 체신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철도청은 교류 방식을 강행하려고 했다. 서울 지하철과 함께 착공하는 경인선·영동선의 전기철도를 바로 서울의 지하철과 같은 전동차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였다. 철도청은 또한 교류 방식이 직류 방식에 에 비해 건설비와 전기사용량이 적게 들고 보수가 간단하며, 직류 방식을 채택할 경우 교류 구간과의 연결을 위해 따로 만들어야 하는 연결장치 등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도 강조했다.

게다가 교류 방식에도 단점도 있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직류 방식을 택할 경우 전화케이블과 수도관 또는 지하철 근처의 금속류에 전식 현상이 일어나 부분적이나마 계속 수도관이 터지고 전화케이블이 끊어져 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식현상이란 전기의 3가지 작용(자기, 열, 화학작용) 중 화학작용으로 일정한 전류가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흐를 때 전기도체(수도 파이프 등)가 부식되어 뚫리거나 끊어져 나가는 현상이다. 지하철 개통 이후 통신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철 이곳저곳에서 대형수도관이 터져 지하철이 물바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체신부 측은 직류인 경우 3~5년후부터 나타날 전식현상에 따른 부분적 장애는 그때그때 고칠 수 있어 당장에 추산되는 20억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체신부와 철도청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정작 주관사인 서울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상황.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처 주재로 철도청, 체신부, 서울시청, 한전 등의 실무자들이 회의를 계속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 지하철 공사 자체가 발목을 잡히는 지경이 됐다. 결국 국무회의에서 결론을 내야 했다. 국무회의는 체신부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에 따라 서울시는 그해 8월말 직류 방식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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