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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렌즈로 성능 높인 V30 카메라, 이렇게 만들어진다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생산공장에서 연구원이 V30와 카메라 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광주=오세성기자】 갓 만들어진 손톱만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이 거대한 기계 안에서 초당 10회의 속도로 쉼 없이 흔들린다. 카메라 모듈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 사진이 흔들렸거나 초점을 놓친다면 '불량' 마크가 붙은 트레이에 담겨 폐기된다. 무수히 많은 '정상' 트레이가 카메라 모듈을 빼곡하게 채운 가운데 '불량' 트레이에 놓인 카메라 모듈 서너 개는 쓸쓸하게 세상과의 작별을 고한다.

지난 20일 LG전자가 V30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LG이노텍 광주공장을 공개했다. LG이노텍 광주공장은 V30 출시에 맞춰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생산돼 검수를 마친 스마트폰 모듈은 V30에 탑재돼 소비자의 품으로 간다.

LG전자가 출시한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는 조리개 값 F1.6을 구현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기존 스마트폰은 플라스틱 렌즈를 사용해왔고 조리개 값도 F1.8 수준에서 머물렀다.

카메라에서 조리개 값은 촬영 성능을 좌우하는 문제다. 카메라가 한 번에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조리개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가 일정량 이상의 빛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 번에 빛을 받아들이는 '양'이 적다면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길어진다. 카메라가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진은 흔들리고 순간을 포착할 수 없게 된다.

조리개 값이 낮으면 한 번에 받아들이는 빛의 양은 늘어난다. F1.6인 V30 카메라는 F1.8인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한 번에 25%의 빛을 더 받아들인다. 흔들리지 않고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V30용 카메라 모듈에 글라스(유리) 렌즈를 사용하는 모험을 시도했다.

"글라스 렌즈는 플라스틱 렌즈보다 10배 이상 비쌉니다. 녹는 점이 높아 대량생산도 쉽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시도하다보니 시행착오도 셀 수 없을 만큼 겪었지요."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부 김원태 책임의 설명이다. 그는 "조리개 값이 낮아지니 한 번에 받아들이는 빛의 양은 늘었지만 화각과 해상도, 심도, 초점 등이 모두 달라졌다"며 "이를 모두 통제하기 위해 공정의 민감도도 높아졌다. 이전보다 정밀한 공정이 필요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이미지 센서 위에 렌즈를 얹는 액티브 얼라인 공정에서는 로봇팔이 1㎛(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단위로 움직이며 제품을 만들어 간다. 이렇게 생산된 카메라 모듈은 또 다시 각 과정에서 전수검사를 거친 뒤 품질이 확인된 제품만 소비자의 품으로 가게 된다. 검사 과정만 생산 공정의 2/3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미세공정 도입과 전수검사 시행은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져 기업에는 부담이 된다.

LG이노텍 연구원이 V30 카메라 모듈이 가득 담긴 트레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



그럼에도 이런 시도를 한 것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을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포부 때문이었다. LG전자 상품기획 담당 이현주 책임은 "DSLR를 대체하기 위해 DSLR의 카메라 구성을 생각하고 글라스 렌즈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 3년 전의 일"이라며 "V30 카메라에는 6장의 렌즈가 들어갔는데 우선 한 장만 글라스 렌즈로 바꾸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최적화를 하고 제품 개발을 마치는 데 1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공정이 정밀해진 탓에 V30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은 병원 수술실보다도 청정한 '클린룸'으로 운영된다. 1ft3(세제곱피트)에 0.0005㎜ 먼지가 10개 이하로 있는 업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환경이다. 방진복과 방진화, 방진모,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장갑도 두 겹으로 착용해야 생산라인에 들어갈 수 있다. 복장을 착용한 뒤에도 7차례 먼지 제거 절차를 거쳐야 한다. 화장이나 메모지 반입 등도 일체 금지된다.

V30 카메라 모듈은 개발 과정에서 온도와 먼지, 습도 등 다양한 환경 조건부터 낙하, 전기충격 등 총 15개의 신뢰도 테스트를 거쳤다. 개발을 완료한 이후에도 샘플링 방식으로 주기적인 실험을 시행한다. 신뢰도 테스트를 거치면 제품이 노후화되기에 테스트를 마친 제품들은 폐기된다.

LG이노텍 광학솔루션생산담당 박창곤 상무는 "카메라 모듈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더욱 정밀한 공정과 엄격한 품질 관리가 요구된다"며 "스마트폰 카메라 6년 연속 세계 1위의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총 집약한 LG V30로 누구나 최고의 카메라 성능을 쉽고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할 것"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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