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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정몽구 현대차 회장, 지배구조 개편 '신의 한수'는?

현대글로비스 활용 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자료=KB증권 추정



"삼성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정몽구 회장이 여전히 건재한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승계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하지만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차 전직 간부 A씨)

"앞서 삼성그룹이 지배구조를 변경하다가 겪은 파문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변화의 전면에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핵심기업의 현금이 경영권 승계에 사용된다면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재계 한 관계자)

"지금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낭비하다가는 삼성과 같은 꼴이 날 것"라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경고가 나오면서 재계의 시선이 현대차그룹으로 향한다. 12월 정기국회 법안 심사 때까지를 1차 데드라인으로 정하면서 목을 죄는 형국이다.

하지만 삼성과 달리 현대차그룹의 승계 문제는 어느 누구도 선뜻 입밖에 내지 못하는 상황. 그럴만도 하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건재한 데다 후계자 자리를 놓고 형제 간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사실상 없어서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승계 기초 작업은 꾸준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 행보 폭도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정 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 사장에 취임했다. K시리즈로 기아자동차를 흑자반열에 올려놨다. 현대차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의 행보는 더 눈에 띈다. 자동차 전시회나 신차 발표회 때마다 빠짐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한·중 갈등으로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자 정 부회장은 중국은 물론 세계 자동차 5위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 중동, 유럽까지 발로 뛰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내 놓은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집중된다.

◆ 급부상한 '현대글로비스' 카드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은 충분히 검증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자산 승계 작업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그 정점에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6.9%를 보유한 정 회장이 있다. 반면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등 주요 3개 계열사 지분율이 낮다.

지금껏 시장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지주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또 현대차그룹이 글로비스와 모비스 합병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 수를 줄여나가며 정 부회장이 그룹 승계 절차를 밟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하지만 강화된 스튜어드쉽 코드로 주주들의 합병·분할 반대가 예상된다. 반대 주주들의 매수청구권 비용도 막대하다.

시장에서는 또다른 '묘책'이 제시됐다.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KB증권은 20일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를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것"이라며 " 기존의 계열사 매출 중심의 사업부를 매각하고, 비계열사 매출을 확대하는 방법이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현대글로비스가 CKD (Complete knock down) 사업부를 매각하고, 해운사를 인수하는 방안이다. 이는 계열사에 대한 의존을 떼겠다는 의지를 인정받을 수 있다. 또 총수일가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의 압박을 피할 수 있다

주주들의 반대 명분도 약하다. 정부의 규제로 CKD 이익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매각이 성사되면 대주주 오버행(잠재적 매물) 이슈가 해소돼 주가 상승 요인이다.

최극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이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M&A는 비계열사 매출을 늘려서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지난 7월 현대글로비스는 선박 관리 업체인 유수에스엠 (비상장)을 11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수계약 (SPA)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물류업체인 ITSTL이 현대글로비스의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다. ITSTL은 컨테이너 및 자동차 하역을 주력으로 한다. 유코카캐리어스와 합병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글로비스가 CKD 사업부 매각에 성공하면 기아차가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살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CKD 매각 규모는 약 4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양도세를 제외한 금액에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9%)을 장부가에 매각할 경우 확보할 수 있는 약 3600억원 등을 더하면 최대 4조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의 핵심 순환출자구조가 끊어진다. 현대글로비스가 계열사 매출비중을 낮춘 다음이라면 대주주가 지분을 팔아야 할 필요성도 사라진다. 따라서 부수적으로 '정의선→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진다.

제 3의 주체와 공동으로 경영권 승계하는 시나리오자료=KB증권 추정



경영권 승계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5년 금호그룹이 그 예다. 금호산업 인수자금이 부족했던 박삼구 회장은 금호홀딩스를 설립한 뒤 CJ 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의 투자를 유치하고 풋백(put-back)옵션을 제공해 계열사 지원 없이 금호산업을 손에 쥐었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만일 제 3의 주체 (PEF)와 공동으로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한다고 가정하면 현대글로비스는 제 3의 주체와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공동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시나리오의 시작이다"면서 "확장 시나리오에서 공동 투자법인은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대글로비스와 공동 투자법인을 합병하는 수순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기존 사업구조 한계, 사업재편으로 위기 극복해야

시장에서는 현대차 상황이 공포 국면에 도달했다며 현대차그룹은 사업재편을 주문한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지난 2012년 이후 시장 수요 흐름과 제품 구성 불일치로 현대차그룹의 실적 감소 사이클이 시작됐다"며 "이제 신차 출시만으로 사이클을 되돌리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중국 파트너, 신용평가사, 주식시장 등 주요 이해 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의 사업재편을 통한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산업 패러다임 변화 시기에 그룹사 간 의존도 높은 사업구조가 각 사의 체질 개선과 실적 회복을 늦추고 있다"며 "지주사 전환을 통한 독자 생존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사업구조 재편이 필요한 것은 산업 트렌드가 변화하는데 기존 사업구조로는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룹 사업재편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현대차로 결정이 지연될수록 한국 자동차 산업 전반의 침체는 깊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해운업체 M&A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 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서는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데는 3조5000억원이 소요된다. 현대차의 기아차 지분을 끊으려면 4조2000억원, 현대모비스의 현대차 지분을 끊으려면 6조2000억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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