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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韓경제 주춤...기업에 날아드는 경고장 점증하는 신용리스크?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수 주 이상 지속하며 여러 국가가 관여하는 쪽으로 사태가 발전할 수 있다. 이처럼 무력충돌이 장기화하면 한국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재정적 비용이 훨씬 커질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7일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의 발생 가능성을 기존의 '매우 낮음'(very low)에서 '낮음'(low)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국가 신용도는 몇 단계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도 지난 10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다면 한국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중 양국간 갈등은 이미 관광과 대중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8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나췄다. 현재 'A-'인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장기 기업신용등급이 향후 하향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와 기업에 대한 경고장이 잇달아 날아들고 있다.

당장은 경고장이지만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다. 특히 기업들은 수출길과 자금 조달 길이 막힐까 좌불안석이다. 신용등급에 민감한 글로벌 자금시장에선 이들을 '추락한 천사(fallen angel)'로 부른다. 이들의 경고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한국경제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위기가 한꺼번에 겹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 韓경제 이끄는 쌍두마차, 우려의 시선

S&P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부정적 등급전망에 대해 "양사의 판매 실적 및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고, 향후 12개월 동안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하는 견해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S&P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 및 중국시장 내 경쟁심화, 중국시장 관련 불확실성, 경쟁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델군, 계속되는 국내공장의 노사갈등으로 인해 향후 12개월 동안 수익성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의 등급전망 하향 조정 여파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등급전망도 '부정적'이 됐다.

컨트롤타워가 없는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리더십 부재로 인한 전략적 결정과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

S&P는 리더십 부재로 인한 대규모 투자 지연, 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 삼성전자 특유의 경영체제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어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했다. 디만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S&P는 "법정 공방이 길어져 장기간 리더십 부재로 이어지면 삼성전자의 평판과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인수합병 등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리더십의 불확실성은 대규모 투자를 지연시킬 수 있으며 다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에 차질을 빚어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다. 소피아 리 무디스 이사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은행권은 경제성장 둔화와 소비심리 부진, 지속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비우호적 영업환경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새 정부 출범도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이 직면한 어려움으로 소비자보호정책에 따른 비이자수익 성장 부진, 핀테크 기업과 경쟁, 고비용 구조 등을 꼽았다.

무디스는 지난해 5월부터 한국 은행권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유지해 왔다. 또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17개 국내 은행 가운데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6개 은행에는 작년 4월부터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나머지 은행의 등급전망은 모두 '안정적'이다.

무디스는 롯데쇼핑 신용등급을 'Baa3'로 평가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 신용리스크로 이어지나

전문가들은 이들이 당장 한국의 신용등급을 끌어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무디스 등 국제 신평사의 등급 평가가 주로 외환보유액 같은 채무상환 능력과 재정상황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국내 평가도 마찬가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NICE평가정보·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 3사의 올 상반기 회사채(무보증 선 순위 기준) 신용등급 평가를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 상향 업체는 9곳인 반면 하향 조정된 업체는 27곳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신용등급 하향 업체는 조선이 5곳이고, 민자발전 5곳, 건설 3곳, 제약 2곳, 전기·전선 2곳, 의류 2곳, 기타 금융 2곳, 기타 6곳으로 분류됐다. 상승 업체는 화학 업종이 4곳으로 가장 많았고, 정유·상사·건설·건자재·철강이 각각 1곳씩이었다.

그러나 국제 평가와는 괴리가 있다. 무디스의 기준과 비교할 때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포스코·S-OIL·롯데쇼핑 등 코스피를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의 신용등급이 대부분 글로벌과 비교해 5단계 이상 차이가 난다.

재계 한 재무담당 부서장은 "대기업이라고 해도 신용등급이 A- 이하면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조달 금리까지 높아지면 경영이 더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불안감을 전했다.

기업 신용리스크는 가계나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신용등급 하락→투자 위축→실적 악화→소비 위축→경기 침체'의 악순환 고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 등 한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이런 우려를 더욱 부채질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서 시작된 미국과의 통상마찰은 이미 한국 수출 기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올렸지만 달성이 쉽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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