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권 박사 칼럼] 가을에 쓸모 있는 약재, 건강 차(茶)로 마시기

[임영권 박사 칼럼] 가을에 쓸모 있는 약재, 건강 차(茶)로 마시기

최종수정 : 2017-09-13 17:11:32
▲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민간요법 중 하나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단방(單方)'은 주로 한두 가지 약재로 이루어진 처방이다. 귀하고 비싼 약재를 편히 쓸 수 없었던 민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가벼운 병증을 다스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오늘날에는 출처와 진위가 불분명한 단방들이 민간요법이란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쓰이는 경우들도 생겼다. 어떤 약이든 그 사람의 건강 상태에 따라, 병증에 따라, 기간을 정해, 올바른 방법으로 써야 효험이 있다. 중요한 기준 하나가 어긋난다면 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골목마다 동네 의원이 들어섰지만 민간요법은 여전히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다. 머리가 지끈거리면 양쪽 관자놀이를 누르는 것도, 소화가 안 되면 매실차를 마시는 것도, 복통이 있는 아이 배를 엄마 손으로 살살 문질러주는 것도 민간요법이다. 가을 환절기가 되어 감기, 천식,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한방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그렇다. 한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효험이 구전(口傳)되어 온 것들은 상식처럼 우리 생활 속에 녹아 있다.

생활상식과 같은 민간요법이더라도 조심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특히 어린아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가을에 감기 예방에 좋은 한방차를 먹이는 것도 반드시 돌 이후, 이왕이면 유아식에 완전히 익숙해진 생후 18개월 이후에 시작한다. 돌전에는 면역 체계나 장 기능이 미숙하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방차에 꿀을 조금 넣어 먹이기도 하는데, 꿀은 '보툴리눔 독소증' 때문에 돌 전 아이에게 절대 먹여서는 안 된다. 한방차는 2~3세 기준, 하루 반 컵(50~60cc) 정도로 시작해 점차 하루 한 컵(100cc 정도)로 양을 늘려본다. 재료 또한 모과, 도라지, 대추, 매실, 우엉 등 식재료에 속하는 것을 선택한다. 어떤 재료는 특정 체질, 건강 상태에 따라 장복(長服)하는 것이 안 좋을 수 있다. 아이 건강과 재료의 궁합을 모른 채 같은 한방차를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먹이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몇 가지 사항만 조심한다면 올가을에는 온 가족이 아이와 함께 차를 마시며 더욱 건강하게 겨울을 맞이할 수 있다. 가을에 마시면 좋은 한방차를 몇 가지 소개한다.

▲ 도라지차

우선 도라지차는 감기 예방에 좋다는 걸로 유명하다. 도라지는 한의학에서는 길경(桔梗)이라고 하는데 감기로 인한 기침과 목의 부기를 가라앉히고 가래를 삭여주는 효능이 있다. 또한 폐 기능을 북돋아 예민한 기관지를 튼튼하게 해 감기와 같은 호흡기질환을 예방한다. 인삼에 많다는 사포닌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특유의 맵고 쓴맛이 나기도 하는데, 아이가 쓴맛 때문에 차를 마시기 싫어한다면 배와 도라지를 함께 달여 마신다. 도라지에는 아눌렌 성분도 풍부한데 신장 기능을 좋게 해 소변을 잘 보게 하며 부종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 모과차

9~10월이 제철인 모과(木瓜)는 울퉁불퉁한 모양새에 시고 떫은맛 때문에 과일 망신을 시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어떤 과일보다 뛰어난 효능을 갖고 있다. 모과에는 비타민C, 구연산, 사포닌 등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환절기 감기 예방에 으뜸이다. 기관지를 튼튼하게 하고 폐를 보호하기 때문에 천식, 폐렴 증상에도 도움이 된다. 또 간을 보호하고 암세포를 억제하며 비위(脾胃) 기능을 조화시켜 속을 편하게 한다.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서근활락(舒筋活絡)'이라 하여 근육을 풀어주고 경락을 소통시키는 효능이 있어 몸이 저리고 아프거나, 근육에 쥐가 나고 오그라들거나, 다리가 붓고 아픈 데 자주 썼다. 오늘날에도 디스크, 요통, 관절염, 보행장애는 물론 소아 성장통, 절박뇨 등에도 두루 쓰인다. 모과는 맛이 떫기 때문에 모과를 얇게 저민 후 설탕과 1:1 비율로 재워 모과청으로 만들어두었다가 따뜻한 물에 타 차로 마신다. 모과와 도라지를 같이 달여 모과길경차로 만들어 마시면 목과 기관지에 모두 효과를 볼 수 있다. 맛이 떫고 쓰기 때문에 올리고당이나 꿀(돌 이후)을 조금 넣어 마시면 된다.

▲국화차

국화차는 특유의 꽃향 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기성 상품도 많이 나와 있을 만큼 대중적인 차이다. 국화(甘菊)는 비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기관지 계통을 깨끗하게 해 천식, 후두염 등에 좋다. 비타민 A, B가 풍부해 피로 회복을 도와 면역력을 키우고 감기를 예방한다. 또 머리를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키기 때문에 밤에 잠 못 자는 아이에게도 도움이 된다. 성질이 차가워 몸의 열을 낮춰주기 때문에 미열이 있을 때 마시기도 하는데, 몸이 냉한 사람이 너무 자주 마시면 설사, 복통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따뜻한 물에 잘 말린 국화를 3작은술 띄워 우려 마시거나, 잘 씻은 국화를 꿀에 재워 숙성시킨 뒤 물에 타 마신다.

댓글 쓰기 (전체 댓글 수 0)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