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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스타인터뷰] '장산범' 허정 "괴담에 주제가 따로 있나…보고 느끼는 게 정답"

'장산범' 허정 감독/메트로 손진영



[스타인터뷰] '장산범' 허정 "괴담에 주제가 따로 있나…보고 느끼는 게 정답"

시·청각으로 관객 사로잡아

인위적인 사운드 NO…ADR에 공 들여

든든한 배우들과 함께 영화 완성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최고의 스릴러텔러(스릴러+스토리텔러를 합친 말)라 하면 허정 감독을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다. 2013년 영화 '숨바꼭질'로 560만 관객을 사로잡은 허 감독이 4년 만에 미스터리 스릴러 '장산범'으로 돌아왔다. 조용하고 푸근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어린 시절부터 '공포특급'을 즐겨본 허 감독을 만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감독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7일 개봉한 '장산범'은 눈과 귀를 사로잡는 극강의 스릴러라는 호평과 함께 지금도 절찬리 상영중이다. 도시를 떠나 장산으로 이사 온 희연(염정아)이 숲 속에서 낯선 여자아이(신린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기괴한 일을 그렸다.

'장산범' 허정 감독/메트로 손진영



허 감독은 영화의 제목인 '장산범(목소리를 흉내내 영혼을 홀리게 하는 괴담 속 존재)'을 소재로 삼았다. 전작 '숨바꼭질'이 익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인 '집'이 낯선 이에게 침범당한다는 설정에서 오는 공포에 주목했다면, '장산범'은 낯선 이에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포커스를 맞췄다.

"시각적인 것도 무섭지만, 청각에 의존했을 때 증폭되는 상상력으로부터 파생되는 공포와 긴장감은 더 클 거라고 생각했어요. '장산범'의 매력은 바로 시·청각을 사로잡는 공포와 긴장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허 감독은 소리를 통한 아찔한 상상력을 위해 일반 영화의 5배 이상의 ADR(후시녹음) 작업을 했다.

영화 속 장산범은 어떤 이들에게는 가장 익숙한 소리로, 어떤 이들에게는 두려운 소리로, 때로는 그리운 소리로 사람들에게 가장 약한 감정을 건드리며 영혼을 집어삼킨다. 허 감독은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에서의 사운드는 관객들의 허를 찌르며 나타낼 때 가장 무서운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장산범'에서는 가장 친숙한 톤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을 때, 거기서 오는 괴리감과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운드에 힘을 실어야 하는 영화인만큼 인위적인 사운드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판단해 정교한 ADR과 믹싱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장산범' 허정 감독/메트로 손진영



'장산범'은 염정아의 출연으로도 회자된 바 있다. 영화 '장화, 홍련'에서 잊지 못할 연기를 선보인 염정아가 14년만에 선택한 스릴러 작품이기 때문. 허 감독은 "시나리오를 긍정적으로 봐주셨고, 희연의 마음에 공감이 된다며 흔쾌히 출연에 응하셨다"며 "예민함과 슬픔, 그리고 아이를 가족을 지키고자하는 엄마로서의 감정 등을 잘 연기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희연의 남편으로 출연한 박혁권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희연은 극 전반적으로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캐릭터에요. 그렇다보니 희연의 남편까지 감정을 쏟게 되면 밸런스가 맞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한 사람은 조금 더 현실적이고 시니컬해야한다고 생각했죠. 그런 와중에도 디테일하게 연기해주신 선배님께 감사해요."

아역 배우를 제외하고 염정아, 박혁권, 이준혁, 허진 등 출연 배우들의 연차가 상당하다. 허 감독은 덕분에 촬영 현장을 믿고 맡길 수 있다면서 함께 영화를 완성했다는 느낌이 크다고 전했다.

'장산범'에는 신린아와 방유설 두 아역배우가 출연한다. 허 감독은 신린아에 대해 아역배우가 아닌 그냥 '배우'라며 극찬했다.

"미세한 표정 변화에 무섭고, 신비한 느낌, 때로는 불쌍하게도 보이는 다양한 느낌을 가진 아역을 찾고 있었어요. 그때 린아 양을 만났는데 '얘다!' 딱 느낌이 오더라고요. 현장에서 느낀 건 아역이지만, 연기에 욕심도 있고 집중력이 대단하다는 거였죠. 장르적 특성상 현장 분위기에 기가 눌릴 법도 한데 오히려 남을 겁주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목소리는 방유설이라는 친구의 녹음으로 완성됐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고생 많았고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장산범' 포스터/NEW



전작에서도 무서운 존재에 의해 안정적인 가족이 파괴되는 스토리를 허정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한 가족이 겪는 심리적 불안에 주목한다.

"'숨바꼭질'은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택하면서 가족 붕괴 과정을 그렸지만, '장산범'은 소리로 감정을 건드려야 하는 특성때문에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목소리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역시 가족만큼 감정을 찌를 수 있는 게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주인공 희연을 아들을 잃은 엄마로 설정했고, 그녀 앞에 낯선 소녀가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식으로 스토리를 짜나갔죠. 아이를 잃은 상실감이 극을 끌고 가는 힘인 셈이에요."

허 감독은 특유의 긴장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설계했다. 극 초반 무서울만한 장면이 많지 않음에도 루즈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이에 "낯선 소녀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게 먼저였고, 관객에게 단서를 하나씩 주면서 긴장감이 증폭되지 않았나 싶다"며 "후반부 동굴씬부터 공포의 클라이막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스릴러텔러'라는 수식어답게 괴담과 무서운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허정 감독. 허 감독이 '장산범'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괴담을 좋아하는 이유는 입에 오르내리면서 다양하게 변하고 해석되기 때문이에요. 괴담에 주제가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이야기를 듣고 각자 느끼고, 가져가는 것도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제가 바라는 건 하나예요.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시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장산범' 스틸/NEW



'장산범' 스틸/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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