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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정책

[무역전쟁과 환율]②일본의 교훈...잃어버린 20년

미국 달러화는 2011년 하반기 이후 세 번째 슈퍼사이클 진입자료= IBK투자증권





자료=한국은행 '1980년대 이후 미국의 환율정책 변화'



"한국이 일본 처럼 주식과 부동산 버블(거품)이 터지면서 장기간 경기침체를 겪은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에 접어들 지 주목된다."(IMF '한국이 직면한 도전-일본의 경험으로부터 교훈')

국제통화기금(IMF)은 국내총생산(GDP)의 100%선인 한국의 기업부채와 가계부채에 대해 우려한다. 특히 조선이나 해운, 화학 등 특정 산업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통상 압력(한·미 FTA 재협상 등)이 환율 하락(평가 절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의 경기호전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 요인도 많아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한계가 있어서다. 되레 '트럼프노믹스'와 보호무역주의에 '슈퍼달러'(원화가치 하락)가 돌아 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적잖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고한 달러화 제국에 약간의 균열이 생겼지만 트럼프 정부 이후 달러가 주도하는 세계 경제 질서인 이른바 '팍스 달러리움'(Pax Dollarium·달러에 의한 경제 질서)이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선 힘의 논리(달러 약세 유도)로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일본 처럼 잃어버린 20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달러 값이 오르면 최악의 경우 외환위기를 걱정해야 하고, 달러 값이 떨어지면 수출기업들이 걱정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교휸

환율 문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근간한다. 그는 중국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이 외환시장 개입, 자국 기업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 국제 수준에 맞지 않는 노동·환경 기준 등이 미국 경제(특히 제조업)를 좀먹고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 경제' 국가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이 좋은 예다. 다음 달 9월22일은 '플라자 합의'(1985년)로부터 32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 일본 등 G5(주요 5개국)은 달러화 강세를 바로 잡기로 합의한다. 플라자합의의 직접적인 배경은 달러 강세에 따른 미국의 무역적자 급증이다.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 강세, 달러화 약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엔화 가치는 달러당 240엔에서 1년 만에 150엔까지 치솟았다.

일본은 플라자합의 후유증으로 '엔고 불황'과 '버블(거품)경제 붕괴' 등 구조 변화를 겪게 된다. 급속한 엔화 강세로 자동차, 전기 등 수출대국 일본을 떠받쳐온 제조업의 해외이전도 가속화했다. 당시 일본 재무부장관이었던 다케시타 노보루가 플라자 합의가 '잃어버린 20년'이란 악몽으로 이어질 줄 알았다면 생각을 달리 했을 것이다.

한국은 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수출 빅데이터를 이용한 한국 산업의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간 한국의 산업경쟁력 지수는 16위에서 13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숙련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 수출 비중으로 분석한 산업경쟁력 지수에서 한국이 20위권에 머무는 동안 중국은 같은 기간 산업경쟁력이 20위에서 3위로 치솟았다.

일본은 20년 전보다 두 계단 떨어졌지만 세계 5위를 지켰다.

특히 한국은 산업응집력 지수에서 20년간 21위에서 25위로 오히려 밀려났다.

◆트럼프의 환율정책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구조

북핵 문제에 가려 환율 문제는 수면 아래에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환율'이란 좋은 카드를 썩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력한 조치에 힘입어 무역적자가 개선되자 1995년 4월 '역플라자 합의(선진 7개국 간 달러 강세 유도 협약)' 이후 미국의 외환정책은 달러 강세를 용인하는 방향(루빈 독트린)으로 바뀐다. 달러값이 오르자 미국의 수입물가는 낮아졌고 소비가 늘었다. 미국의 경기는 눈이 띄게 좋아졌고, 시장금리도 함께 오르는 등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는 달러에 대한 가수요를 유발해 신흥국에서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가 역플라자합의에서 시작됐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강한 달러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경제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미국의 환율 정책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 고성장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노믹스는 달러 강세 요인이다. 보호무역주의도 마찬가지다. 해외 공장들이 미국으로 둥지를 옮겨 무역 적자를 줄이면 달러값은 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조치 외에는 '약한 달러'를 만들 방법이 없는 셈이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노믹스가 본격 시행되면 오히려 미국의 무역 적자는 물론 재정 적자를 더욱 키워 세계 각국이 1980년대 레이건 정부 때와 같은 '제2의 플라자합의'를 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큰소리 치는 데는 기축통화의 힘도 한몫 한다. 금융위기나 무역적자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 펼쳐지든 '환율' 압박은 한국경제의 위협요인이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다른 무역수지 흑자국들과 공조해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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