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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車 노조 눈앞의 이익보다 중장기적 성장에 주목해야



우리는 주변에서 과한 욕심으로 인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업적과 인생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욕심으로 상징되는 '아귀(餓鬼)'라는 것이 있다. 아귀는 계율을 어겨 아귀도(餓鬼道)에 떨어진 귀신으로 배는 산과 같지만 목구멍이 바늘과 같아 많이 먹을 수 없어 항상 굶주려 있는 존재이다. 최근 국내 완성차 노조를 보고 있으면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결국 자기의 몸까지 먹어버렸다는 '아귀의 전설'이 떠오른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중국의 사드보복과 미국 등 글로벌 판매는 물론 내수침체, 통상압박 등으로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쌍용차를 제외한 4개사 노조는 또 다시 파업을 결의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치솟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내 생산을 줄이고 해외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는 최근 업계 상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0일에 이어 14일 총 4시간의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사측은 노조의 두 차례 파업과 12일 특근 거부로 인해 총 6500여대의 차를 생산하지 못해 1300여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수출부진으로 영업이익률이 2006년 이후 최저치인 5.5%까지 하락했다. 올해는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지만 노조는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완전한 주간연속 2교대제(8시간+8시간 근무) 시행, 정년 연장(현 60세에서 연금 지급 시기까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으로 인해 회사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노조는 16일 24차 임단협 교섭에서 회사측 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또다시 추가 파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조도 지난 7월 파업을 가결했고 8월 중순 이후부터 '투쟁'이 예고된 상태다. 기아차 노조는 21일 통상임금 결과에 따라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룬 르노삼성도 올해에는 국산차 파업 대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0~11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90% 찬성으로 가결됐다. 오는 18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파업을 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된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금 15만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한국시장 철수설'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달 17일 1, 2조로 나눠 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사간 갈등이 지속될 경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위기는 더욱 빠르게 찾아올 수밖에 없다. 저가를 앞세운 중국차 공습과 프리미엄 차량을 앞세운 독일과 미국, 일본에 밀려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생존을 위해 연구개발(R&D) 비중을 높여야 한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 중장기적 성장 관점에서 노사가 협상에 임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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