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IOC 위원 사퇴… 한국 스포츠 타격 불가피

이건희 회장, IOC 위원 사퇴… 한국 스포츠 타격 불가피

최종수정 : 2017-08-12 10:51:02
▲ 지난 2013년 10월 28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여사가 삼성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사퇴했다.

지난 1996년 7월 IOC 위원으로 선출된 이건희 회장은 20년 이상 세계무대에서 스포츠 외교에 힘쓰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와병 이후 3년 이상 위원으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의 사퇴에 대해 IOC는 "가족으로부터 IOC 위원 재선임 대상으로 고려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결정이 아닌 가족의 뜻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는 이 회장의 와병과 최순실씨로 인해 세간에 퍼진 아들 이재용 부회장과의 불화설, 이 부회장의 구속수감 등이 이어지며 오랜 기간 상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은 자가 호흡을 하는 등 신체적 기능은 상당히 회복했지만 아직 의식을 찾진 못했다고 전해진다.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의 두 차례 구속영장 발부로 지난 2월 17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고 4월 7일부터 8월 7일까지 재판을 받아왔다. 오는 25일 1심 선고가 날 예정이다.

이번 이건희 회장의 IOC 위원직 사임에 대해 국내 체육계는 막대한 국가적 손실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IOC 위원의 영향력이 막강한 탓이다. 이건희 회장의 열정도 뛰어났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11년 남아공 더반 IOC 총회까지 1년 반 동안 170일의 출장 일정을 소화하며 세계 IOC 위원들을 설득,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성사시켰다.

IOC 위원의 영향력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한국 위원을 3명으로 늘리는 게 어떻냐"고 말하며 스포츠 외교의 영향력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사퇴하며 이러한 구상은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3국 협력 강화 기회로 삼자던 구상도 그 중심이 되어 줄 거물 IOC 위원이 사라져 물거품이 될 상황이다.

국내 스포츠계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한국 IOC 위원 축소와 스포츠계 지원 감소다. 우선 이 회장의 후임이 마땅치 않다.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한 것에 발목을 잡혔다. 현재 한국인 IOC 위원은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유승민 선수위원이 유일하다.

국내 스포츠 육성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삼성그룹의 향후 행보도 알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에 현금과 현물로 총 10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하는 등 국내 스포츠 발전에 꾸준히 기여해왔다. 이건희 회장이 IOC 위원을 사임한다면 삼성전자가 이전과 같이 스포츠 후원을 이어갈 명분도 사라진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IOC 위원 사임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IOC 위원 사임은 오랜 투병생활의 결과로 보인다"며 "스포츠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큰 고민거리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쓰기 (전체 댓글 수 0)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