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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스타인터뷰] '군함도' 류승완 감독이 꼭 하고 싶었던 말

'군함도' 류승완 감독/메트로 손진영



[스타인터뷰] '군함도' 류승완 감독이 꼭 하고 싶었던 말

친일 문제 안다뤘다면 반쪽짜리

'꽃길' 걸을거라 생각 전혀 안했어

영화에서나마 '탈출' 소망 이루길

개봉과 동시에 많은 관심과 비난을 한꺼번에 받은 국내영화가 몇 편이나 될까. 지난달 26일 개봉한 '군함도'는 개봉 첫 날 97만명, 첫 주에만 40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가도에 들어섰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내용보다는 영화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때문에 화제가 됐다. 이에 류승완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본래 갖고 있던 취지와 영화 안밖의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 감독은 '군함도'는 제작단계 때부터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며 개봉 후까지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고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영화 '군함도'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대거 출연, 그리고 믿고 보는 감독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조선인들의 강제 징용이 있었던 군함도의 숨겨진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

'군함도' 류승완 감독/메트로 손진영



"캐스팅할 때 연출자로서 사실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일본인 배우를 섭외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일본인 배우들한테는 캐스팅 전달이 아예 되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인 배우를 캐스팅한 거였고요.(웃음) 아마 일본 우익에 의해 불이익을 받을 게 뻔하기 때문에 배우 캐스팅도 어려웠던 것 아닐까요? 저도 우리 영화가 처음부터 꽃길을 걸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군함도'는 개봉 후 국내에서는 조선인들 사이의 내부분열을 담느라 일본의 만행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었고, 일본에서는 강제징용을 다뤘다는 점에서 반일감정을 조성하는 '반일 영화'로 낙인찍혔다. 국내 영화 팬들이 비난하는 이유는 영화 중간 중간, 군함도의 조선인들이 서로를 속이고, 괴롭히고, 더러는 일제에 적극 협력하는 모습들이 나오기 때문.

역사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를 보고 논쟁거리 하나 없이 잠잠한 것도 문제지만, '군함도'를 둘러싼 이견 다툼은 유독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군함도'를 본 많은 분이 불편하다고 지적하는 부분이 '친일파'를 다뤘다는 거예요. 반전있는 스토리 전개를 위해 이 부분을 가렸던 건데 미리 스포일러를 했어야 하나 싶기도 해요.(웃음) 저는 친일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고서는 일제강점기를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절박한 상황에 처한 다양한 군상들이 모여있는 군함도의 모습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이었죠."

류 감독의 조선인과 일본인, 가해자와 피해자로 접근하는 이분법적인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는 소신은 일본의 제국주의와 강제징용을 꼬집음과 동시에 내부의 적 친일 문제까지 건드렸다.

'군함도' 류승완 감독/메트로 손진영



류 감독은 '군함도' 제작을 위해 자료조사를 하면서 받았던 충격들을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군함도' 뿐만 아니라 모든 친일 구역들, 조선인들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점들, 강제노동, 위안부 피해 문제 등에 대해 힘닿는 데까지 묘사를 해야 해당 소재를 택한 영화감독의 책임을 다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2015년에 일본 정부가 군함도에서 자행된 강제징용과 학대를 전면 부인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했어요. 일본은 유네스코에서 지시한 사항(군함도의 강제징용 등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려야 한다는 권고)을 이행하지 않고 있죠. 감독으로서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는 군함도의 숨을 역사를 알렸다는 데에 있어 자부심을 느끼고, '친일'은 무엇인가, 식민 통치의 아픔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군함도'같은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고요."

류승완 감독 역시 '군함도'에 대해 알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2013년 봄,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됐고, 실제로 군함도 부역 희생자들을 취재하기에 나섰다. 사연을 하나둘씩 접하면서 커지는 참혹함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고. 류 감독의 목적은 '탈출'이었다. 영화에서나마 조선인들을 '군함도'라는 감옥에서 탈출시키고 싶었던 것.

"희생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어요. 강제징용자의 증언을 보면, 그들이 원했던 건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더라고요. '먹을 것을 더 달라' '잠자리가 마른 자리였으면 좋겠다' '작업할 때 허리를 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말도 안되는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는 거죠. 이분들의 바람은 '살아서 집으로 가고 싶다' 이거 하나였을 거예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들을 방벽 너머 바다로 나가 조선땅으로 보내드리고 싶었어요. 그게 아니면 '군함도'를 찍은 이유를 못 찾겠더군요."

'군함도'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군함도'는 개봉일 2027개의 스크린에서 무려 1만 174회 상영, 상영 횟수 점유율 55.2%을 기록해 독과점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사실 독과점 문제를 감독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수익을 거두려는 극장의 행태를 지적해야함이 맞다. 이에 류 감독은 "스크린 점유율을 개봉 당일 알았다. 너무 놀랐고,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서 나 또한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감독은 아무 잘못이 없어요라고 하기에는 비겁한 것 같다. 독과점 문제는 하루이틀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극장과 배급·투자사, 그리고 영화계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스크린 수 제한선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 '군함도'는 9일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군함도'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군함도'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군함도'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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