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하던 코스피가 2400선이 무너졌다. 단기간에 가파르게 코스피가 상승했다는 점, 지정학적 리스크,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0.78포인트(1.68%) 하락한 2386.85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2% 넘는 낙폭을 보이며 2374.1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은 4027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달 24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기관이 102억원, 개인이 3549억원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큰 하락장을 막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정보기술(IT)주에 집중되면서 삼성전자(-2.49%), SK하이닉스(-3.68%), 네이버(-2.14%) 등이 2% 이상 하락했다. 또 삼성물산(-1.78%), 삼성생명(-2.75%), KB금융(-1.55%), LG화학(-1.35%) 등이 하락했다.
이러한 대기업 종목들의 약세는 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과세표준 2000억원 이상 구간 명목세율 25% 인상)하고, 대기업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을 인하(기존 1~3%→0~2%)하겠다고 밝혔다.
한대훈 SK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원은 "이번 세법 개정안은 당장 내년 기업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대주주의 요건을 완화하고, 양도소득세를 올린다(20%→25%)는 소식에 증권업종 지수도 4.33% 하락했다.
이에대해 강승건·최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에 대한 기준 강화 및 양도소득세 강화는 고액자산가의 직접투자 축소로 연결될 수 있고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상향도 거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악재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 '투데이쇼'에 출연한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내버려두느니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러시아-이란에 대한 제재를 한층 강화하는 법안에 서명한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증시에 대한 투심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정의 시기가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오히려 하락장을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한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한반도 내에서 극단적인 전쟁 발발 가능성도 낮고, 세법개정안은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다"면서 "주가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여전히 양호한 만큼 (하락장이)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주식전략팀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시기도 얼마남지 않아 3분기까지 주식장 조정은 계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연말까지 2500선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2300선을 매수 포인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