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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40년 비하인드 스토리] (24)지하철노조 준법운행에 시민분노 폭발 '방화사태'

[서울지하철 40년 비하인드 스토리] (24)지하철노조 준법운행에 시민분노 폭발 '방화사태'

1999년 서울 지하철 노조의 파업 현장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과거 서울 지하철은 안전 문제에 더해 파업으로도 시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특히 IMF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에는 대규모 파업으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안겼는데, 당시 준법운행으로 느림보가 된 전동차에 시민 불만이 폭발, 한밤 중 전동차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 이후에도 대체 투입된 기관사의 졸음운전에 승객 200명이 한강에 빠져 익사할 뻔한 아찔한 사고도 발생했다.

당시 서울시와 공사 측의 구조조정안에 반발한 노조는 4월 15일부터 각 역마다 30~60초간 정차하는 준법 정시운행에 돌입했다. 첫 날인 15일 운행을 담당하는 노조원 1800여 명이 안전을 명분으로 서행운전과 정차를 이어가자, 3호선의 일부 전동차가 출근시간대 10~30분 지연되는 등 곳곳에서 운행시간이 길어졌다. 평소 20초 정도 멈추던 전동차는 이날 1분 30초 가량 정차했고, 이용승객이 적은 역에서도 40초 정도 문을 열어놓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짜증이 난 시민들은 곳곳에서 불만을 터트렸다. 강남역 등 8개역에서 승객 2700여 명이 요금을 환불하는가하면 집단항의도 있었다. 밤 10시반께는 4호선 충무로역 매표소에서 화가 난 회사원이 지연 운행에 항의해 역무실 유리창을 깼고, 이어 11시가 넘어서는 2호선 성수역 구내에서 승객들이 역무실에 몰려가 3시간 동안이나 집단항의를 벌였다. 이들은 교통비 1만~2만 원씩을 받고서야 해산했다.

이틀째인 16일에는 문제가 심각해졌다. 성난 시민들이 곳곳에서 거칠게 항의, 전동차 운행이 한때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곳곳에서 전동차나 역사 집기를 부수는 격렬한 소요가 일었다. 심지어는 불을 지르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오후 10시반께 1호선 시청역에서는 의정부행 전동차의 지연운행에 다른 승객들의 집단항의에 위협을 느낀 기관사가 40여분간 피해있는 바람에 전동차 운행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 이로 인해 승객 1000여 명이 1시간 가량 객실에 갇혀 있었다. 시민들은 수동으로 문을 열고 터널을 통해 빠져나와 역사 직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1999년 4월 22일 당산역에서 기관사의 졸음운전으로 전동차 공사 차단막을 부수고 정지한 모습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또 오후 10시께에는 1호선 청량리역에서 수원행 열차가 오랫동안 출발하지않자 승객들이 기관사실로 들어가 기관사를 에워싸고 유리창을 부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이 사태로 인해 전동차 운행이 순차적으로 중단되자 남영역, 대방역, 신도림역 등 곳곳에서 승객들이 전동차의 유리창을 깨고 요금환불과 수송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대방역에서는 승객들이 신문지 등에 불을 붙여 정차한 전동차에 던지고 역무실의 컴퓨터와 전화기 등 집기를 모두 부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22일 오후 1시께 대체 투입된 2호선 기관사가 극심한 피로에 졸음운전을 하다가 당산역에서 전동차를 제때 멈추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동차는 끊어진 당산철교의 보수공사 현장으로 내달렸고, 차단막을 부수고서야 정지했다. 이것도 자동정지시스템 덕분이었다. 사고 전동차에는 승객 200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이 모두 한강에 익사할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사고를 낸 기관사는 파업 이후 나흘 동안 단 하루도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격무에 시달렸고, 이날도 새벽 4시반부터 업무에 투입됐다.

사고가 난 이날부터 지하철 측은 단축운행에 돌입, 시민의 발인 지하철은 대부분 오후 10시 이전 끊기게 됐다. 단축운행 첫 날 각 역사에서는 미리 알지 못한 승객들로 인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이같은 파업사태는 26일 노조가 파업철회를 선언하면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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