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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

[인디의법칙](4)"셋이 아니어도 괜찮아" 일로와이로, 발상의 전환

(왼쪽부터 차례대로) 밴드 일로와 이로 일로(강원우), 삼로(곽진석), 이로(강전호) /일로와 이로 제공



밴드 일로와이로 앨범 '만우절' 자켓 이미지/일로와이로 제공



멤버 일로가 작사·작곡·편곡 전담

올해 최대 앨범 3장 더 내는 것 목표

기획공연 '로들의 친구들' 계획 중

만우절엔 앨범 '만우절'을, 어린이날엔 'TV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를 내놨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 없는 발매 콘셉트라 여길 수 있지만 이는 오산이다. '뻔함'을 관통하는 유쾌한 발상, 밴드 일로와 이로의 음악이 독특한 이유다.

일로와 이로는 지난 4월 1일 첫 EP앨범을 발매한 뒤, 5월 5일 두 번째 앨범을 발매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메트로신문과 만난 밴드 일로와 이로는 나이도, 성격도 제각각인 멤버 일로(강원우), 이로(강전호), 삼로(곽진석)가 뭉쳐 독특한 시너지를 내고 있었다.

"저희 만의 규칙이 있어요. 가령 앨범 자켓에 얼굴 없는 친구 '영로'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거나, 정식 음반을 발매할 땐 꼭 4곡씩 넣고 스킷(Skit)을 넣는다거나 하는 것들요. '로' 돌림 이름을 쓰는 이유요? 재밌으니까요. 팬들은 '팔로'라고 불러요. '팔로우(Follow)' 하라는 의미에서요. (웃음)" (일로, 삼로)

'일로와 이로'라는 팀명은 처음 듣는 이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낸다. "실제로 공연을 한 두어번 할 때까지 팀명이 '일루와 이루'인줄 알았다"던 삼로의 뜬금 없는 고백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 배경은 꽤나 단순했다. 일로는 "군대에 있을 때 인형을 만들었는데 그 이름이 일로, 이로였다"고 운을 뗐다.

"부대에서 후임(영로)이랑 같이 녹음하고 믹스를 했는데 팀 이름이 없었어요. 그때 인형 이름이 떠올랐고, 일로와 이로라고 하게 된 거죠. 어감이 좋잖아요. 하하" (일로)

멤버들의 이름이 일로, 이로, 삼로가 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일로는 "밴드 이름을 듣곤 저희 이름이 일로, 이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그게 재밌어서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일로, 이로, 삼로라고 부르고 있다"고 했다.

밴드 일로와이로 일로(강원우)/일로와이로 제공



밴드 일로와이로 삼로(곽진석)/일로와이로 제공



밴드 일로와이로 이로(강전호)/일로와이로 제공



으레 '팀'이라 하면 한 곳에 소속돼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일로와 이로는 각기 다른 음악 활동을 하면서 원할 때마다 자유자재로 뭉친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는 "일로 형은 포스트 록밴드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에 속해 있고, 저는 MKS라고 재주 연주가로서 다양하게 활동 중이다"고 소개했다.

"저는 팝을 기반으로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인디밴드 뷰티핸섬에서 퍼커션을 치고 있어요. 동시에 다양한 가수들의 세션에 참여하고 있어요. 에디킴, 크러쉬, 딘, 김예림, 신현희와 김루트 이런 팀의 세션으로 주로 활동 중이에요. 일로와 이로에선 신스 베이스를 맡고 있지만요.(웃음)"

각기 다른 음악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기에 일로와 이로의 일정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삼로는 "서로 이해해주기 때문에 괜찮다. 오히려 각자 활동 영역이 다른 데다,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일로와 이로가 더 유지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스트레스 받지 말자"는 밴드의 모토가 단 번에 이해되는 부분이었다. 삼로는 "처음 이 팀을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하는 친구들도 많았다"면서 "이 팀에만 모든 걸 쏟는 것보단 성과가 적겠지만 이 조차도 '일로와 이로'라는 팀의 색깔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을 시작할 땐 '돈 벌 생각, 성공할 생각을 하지 말고 재미있게 하자'고 약속했어요. 에너지 쏟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신날 때 하고 쉬고 싶으면 쉬면서 하자고 말이죠." (삼로)

명확한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기에 음악 그 자체로 즐거울 수 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몫은 제대로 해낸다. 달라도 너무 다른 세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이유다.

아직은 철들기 싫은 세 사람의 유쾌한 사고는 음악에서도 잘 드러난다. '중2병'을 주제로 한 노래 '소년병'부터 텅텅 빈 냉장고를 주제로 한 '텔레토비' 등에서 일로와 이로만의 독특한 음악성을 느낄 수 있다. 모든 곡을 제작 중인 일로는 "'버스킹은 버스 정류장에서' 같은 아재개그를 좋아해요. 그런 생각에 따라 실제로 공연을 하기도 하고요."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거의 매달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기획 공연 '로들의 친구들'도 또 준비 중이에요. '개강해서 개강해졌어!' 이런 제목들은 제 아이디어죠.(웃음) 이번엔 저희가 3인조 밴드니까 3인조 밴드들의 모임, 이런 콘셉트로 진행을 해볼까 해요." (일로)

"저희는 인디밴드 중에서도 하고 싶은대로 막 하는 자유도가 높은 팀이거든요. 남들이 생각만 하고 못하는 걸 실현화 시키죠. 그게 저희 팀의 특징이에요." (삼로)

밴드 일로와이로 앨범 'TV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앨범 자켓 이미지/일로와이로 제공



밴드 일로와이로/일로와이로 제공



그래서 음악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 음악에 대한 생각도 일반적인 흐름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일로는 "음악은 목표가 아닌 도구다. 이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게 좋아서"라며 "왜 음악을 하는지 고민해봤는데 듣는 데서 충족되지 못하는 게 있어서다. 음악은 너무 좋은데 내 얘기 같으면서도 완전히 내 얘기가 아니더라. 그래서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는 음악을 두고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음악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래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의 전부다"라며 "음악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지만, 음악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삼로의 생각은 또 달랐다. 그는 "음악은 제가 가진 단순한 기술 중 하나이자, 제 사고방식을 바꾸게 해준 매개체다"라고 정의했다. 이어 "음악을 굉장히 늦게 시작했다. 21살에 퍼커션을 시작했고, 해보니 잘 맞더라. 제가 즐거워하는 일을 사람들이 보면서 즐겨주고, 그걸로 제 생활이 가능하다"면서 "저는 연주 하는 기술을 가진 기술자라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일반적이진 않지만, 이런 사람도 필요한 것 아니겠나"고 했다.

"60억 인구 중 나 하나쯤은 특별하지 않은 존재일 수 있다. 그러니 좌절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 다 해보라"던 이들의 조언은 진심이었다. 세 사람은 늦어도 8월엔 새 앨범을 내고, 올해 적어도 한 장, 많으면 세 장의 새 앨범을 낼 계획이다.

"꼭 셋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래도 일로와 이로는 '일로와 이로'니까요. 세상에 이런 밴드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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