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지정감사제를 비롯한 회계 투명성 확보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공인회계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자료=한국공인회계사회
최 회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회계신인도가 63개국 중 63위로 평가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결과의 근본 원인을 "회사가 감사인을 선택하는 자율수임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정감사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정감사제는 문재인정부의 대선공약 중 하나다. 현재 경쟁 입찰 방식은 기업이 가장 가격이 싼 감사인을 선임하고, 감사인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시간과 인력을 아끼게 되는 악순환이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이에 최 회장은 "감사인 선택의 최우선 요건은 가격이 아닌 감사품질이 되어야 한다"면서 "지정감사제를 도입하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정감사제를 비롯해 회계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법안이 이르면 올해 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을 전했다.
최 회장은 "현재 국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한 많은 의원들이 감사인 지정제도, 최소표준 투입기준, 감사보수 예치제도, 감사계약 체결시기 변경 등 건강한 감사환경을 만들기 위한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또 학교와 병원, 기부단체 등 비영리법인에 대한 회계 투명성도 중요하다며 영리법인과 이원화된 감사규율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 회장은 향후 10년, 20년 후 회계산업의 미래를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공인회계사란 직업이 사라질 것이란 예측도 있지만 회계 감사관(Auditor) 혹은 자문가(Consultant)로서의 회계사 역할은 대체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히려 AI를 통해 회계사의 전문성은 더욱 깊어지고 업무영역을 더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회사들이 IT기반으로 회계를 처리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테스트하는 과목이 추가되는 등 공인회계사 시험과목이 경쟁력 있게 변해야한다는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면서 "시험과목 변경에 관해서는 현재 감독원과 함께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최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으로 법정구속된 딜로이트안진 회계사 3명에 대해서 "부실감사의 책임을 회계사들에게만 떠넘기는 건 불공평하다"며 "회계사회는 내·외부감사인들의 법적인 역할과 책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하반기부터 공동 연구·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