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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납품하려고 기도실까지…"사회적책임(CSR)이 중소기업 수출장벽"

#. 나이키, H&M 등의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는 스포츠웨어 제조업체인 A기업은 최근 인도네시아 공장에 이슬람 근로자를 위한 기도공간을 마련했다. 바이어의 요구 때문이었다. A기업 한 임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근로자의 작업환경에 관심을 많이 갖긴 하지만 문화적인 부분까지 간섭해서 놀랐다. 거래가 끊어질까봐 서둘러 기도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A기업의 경우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의류업체인 B기업은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 강제노동 등 근로자 처우에 대한 공신력 있는 인증을 매번 받아야 하다보니 불어나는 비용에 포기하고 말았다.

사회적책임(CSR)이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적책임이란 취지에는 모두 공감한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CSR의 기준을 만족시키기에는 비용 등 부담이 큰 상황이다.

김진우 IBK경제연구소 중소기업팀 선임연구위원은 18일 '중소기업의 수출장벽으로 부상하는 사회적책임(CSR)' 보고서를 통해 "우리 수출기업에게 CSR 경영 정보를 요청하거나 CSR 미이행을 이유로 거래를 거절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생존과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CSR의 수출장벽 실태를 파악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CSR은 기업이 주변의 경제·사회·환경적 요소에 대해 책임을 갖고, 이를 기업활동에 자발적으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대기업의 영역으로 인식됐던 CSR이 중소기업에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지 제고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공급망에도 CSR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CSR의 이행 주체가 중소기업으로 확대됐다"며 "설상가상으로 요구하는 CSR의 수준이 점차 높아져 우리 수출(준비) 중소기업의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팩을 만드는 한 중소기업은 세계 최대의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에 거래처 선정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로레알은 CSR 활동으로 아동노동 여부와 근로자 처우를 확인하기 위한 실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중소기업 임원은 "로레알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당연히 품질이고, 그 다음이 아동노동과 근로자 처우라고 했다"며 "아동노동은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니 괜찮지만 근로자 처우는 급여·복지도 그렇지만 납기를 맞추려면 법정 노동시간을 준수할 수가 없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가나 산업차원의 CSR 종합대책은 아직 없다.

김 연구위원은 "CSR의 일부 이슈는 국제적 합의 속에 점차 당위성과 강제성을 얻고 있어 향후 보호무역조치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명확한 목표와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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