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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동 '손기정 체육공원' 러너의 성지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 중구 중림동의 특징을 보여주는 골목길/석상윤 기자



비좁은 골목길과 나지막한 낡은 단독 주택, 거미줄처럼 얽힌 전깃줄.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배경이었던 중구 중림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다. 서울역 서부에 인접한 교통의 중심지임에도 서울역 고가의 그늘에 가려 낙후됐던 중림동이 러너(runner)의 성지로 다시 태어난다.

제대로 된 안내표시 하나 없는 손기정 체육공원 진입로/석상윤 기자



'손기정 기념관' 전경/석상윤 기자



25일 메트로신문은 손기정 체육공원을 찾았다. 손기정 체육공원은 진입로부터 아파트 공사장으로 어수선했다. 공원이 위치한 일대는 60년대에 형성된 낡은 주택가들로 을씨년스러운 느낌도 줬다. 공원을 찾아가기도 쉽지가 않았다. 그 어디에서도 공원의 위치를 안내하는 표지판하나 없었다. 오히려 공원과 같은 곳에 위치한 '중구 견인차량 보관소' 안내판이 맞이하고 있었다.

체육공원은 우리나라의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를 기념해 조성됐다. 그러나 실제로 공원은 손기정 체육공원이라는 인상보다 마치 '이름 없는 동네 공원' 같다. 마라톤 영웅 손기정의 기념 공원이라기에는 무색무취의 형태였다.

공원 내부는 1905년 준공된 손기정 선수의 모교였던 양정고등학교 건물에 손기정 기념관이 조성돼있다. 다만 멋스러운 정취를 자랑하는 근대 건축물임에도 하루 방문객이 10명 정도에 그칠 정도로 방치된 실정이다.

이에 '서울로7017'의 준공과 함께 서울로 인근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고민하던 서울시는 계획의 일환으로 손기정 체육공원에 주목했다.

시는 '손기정&남승룡 프로젝트'를 추진해 그동안 방치됐던 '손기정 체육공원' 재조성을 통해 침체된 중림동 일대 재생을 이끌겠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숭례문, 명동 등 지역 자산이 즐비한 서울로 동측의 퇴계로·회현에 비해 컨텐츠가 없는 서측 만리동의 핵심 컨텐츠로 손기정을 선택한 것이다.

아울러 시의 이번 재조성 계획은 그간 '비운의 2인자'로 불렸던 남승룡 선수 등 숨은 조력자들도 조명했다. 시는 "1등이 아니면 패자라 부르는 사회에서 공동선을 위한 노력도 인정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25일 '손기정&남승룡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 중인 VJO 오준식 대표/석상윤 기자



동측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서측/서울시



프로젝트는 서울로7017의 BI(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담당한 VJO 오준식 대표가 주도했다. 오 대표는 "서울로가 성공하려면 서울역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쌍방향 트래픽'이 이뤄질때 완성된다"며 "인위적으로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닌 존재하는 것에 다시 들여다보자는 과정에서 손기정이라는 컨텐츠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의 계획은 현재 축구장, 족구장 등으로 구성돼 손기정 관련 시설이 3%에 불과한 '무늬만 손기정 공원'을 마라톤과 러너들의 거점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우선 손기정기념관을 재편성한다. 손기정 선수가 생전 검수한 유일한 동상인 사람 크기 두상을 실내에 배치하고 36년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온의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방문객을 불러 모을 전시물을 보강한다.

손기정과 관련성이 떨어지던 체육공원 내 공간/석상윤 기자



또 마라톤과 관련성이 떨어지던 축구장, 족구장 등을 정리해 부지 내 4m의 고도 차이를 이용한 독특한 달리기 트랙을 조성한다. 특이한 구조에 대해 서울시는 "손기정, 남승룡이 살았던 일제 강점기의 시대적 강제성과 위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계획이 실제로 시민들을 끌어들여 지역의 부흥을 이끌기에 부족하지 않느냐는 일각의 비판이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오는 2019년까지 178억 원을 투입해 손기정·남승룡 프로젝트와 함께 염천동 수제화거리, 역사문화탐방로 조성 등 '중림동 도시재활성화계획' 9개 사업을 병행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역 서부의 낯선 동네였던 중림동이 유구한 역사와 서울역 7017에서 뻗어나가는 보행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이달 중 마무리하고 6월 공청회, 8월 시의회 의견청취, 10월 도시재생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월 고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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