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재계

[이재용 재판] 삼성물산 합병 반대한 보고서, 오류투성이로



3명이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달 동안 작성한 기업 분석 보고서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17차 공판에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작성한 보고서의 신뢰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공판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2015년 7월 국민연금에 제공한 보고서 작성 책임자인 윤진수 ESG분석2팀장(당시 프록시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하고 주주들에게 찬성·반대 입장을 세워주는 기관이다. 매년 500개 기업에 대해 700여 개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이 기관은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국민연금 측에 합병에 반대해야 이익을 늘릴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공한 바 있다.

특검이 합병에 반대한 이유를 묻자 윤진수 팀장은 "양 사가 삼성 계열사이기에 협력으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합병까지 해서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며 "합병 비율 역시 보수적으로(삼성물산 가치를 최대한 낮춰서) 판단해도 삼성물산의 합병가액은 주당 6만8000원, 합병 비율은 1:0.42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합병은 2015년 9월 1일 이뤄졌는데 당시 합병 가액은 5만5000원, 합병 비율은 1:0.35였다.

삼성 변호인단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제공한 보고서의 신뢰도에 주목했다. 변호인단은 보고서를 몇 명이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작성했는지 물었고 윤 팀장은 "3명이 2015년 6월 초순부터 하순까지 작성했다"며 "6월 중순 2~3차례에 걸쳐 구조원 인원 대부분이 찬반을 논의했고 최종 결론은 팀의 3인이 냈다"고 답했다. 구조원 전체 인원에 대해서는 "23~25명 사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보고서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가 회사 내부 자료와 실사 결과를 다루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적혀 있다"며 "구조원의 보고서는 자료 범위에 차이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팀장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단이 "증인은 삼성물산 회계를 맡은 딜로이트안진이 한 달 가량 합병가치를 산정하는 회계·세무조사를 실시했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라 진술한 바 있다"며 "회사 내부 자료와 실사 결과까지 다룬 조사보다 기업지배구조원 보고서를 더 신뢰할 수 있느냐"고 확인하자 윤 팀장은 "딜로이트의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며 답변을 얼버무렸다. 변호인단은 딜로이트 보고서에 사업계획 등 대외비가 대거 포함돼 일반에 공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양사가 협력만으로도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윤 팀장의 주장에 변호인단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기업거래 동향 보고서를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뤄진 428건의 기업 합병 가운데 422건이 계열사 간 합병임이 명기됐다.

이어 "같은 계열사 간 거래는 부당지원 등 법적 위험 부담이 존재하기에 계열사간 합병이 활발한 것"이라고 지적하자 윤 팀장은 "이 보고서를 못 봤다"며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고 수긍했다.

합병 비율 산정 기준이 되는 합병가액에 대해 변호인단은 구조원의 보고서에 외부 주주들이 가져가는 비지배가치와 비영업자산, 보유 자산 구조, 사업 현황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보고서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차입금 등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산정되었음도 지적했다. 변호인단이 "삼성물산은 비영업가치를 산정했지만 제일모직은 영업가치만 산정해 비교했다"며 "이러한 부분을 수정해 계산하면 주당 6만8000원이라던 합병가액은 5만1000원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윤 팀장은 "로이힐 프로젝트에 대해 잘 몰랐고 데이터는 직접 계산하지 않고 받아서 썼다"며 "우리 평가가 정확하다고 말할 수 없다.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2013년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를 수주해 2014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공기가 지연되며 결국 2015년 8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본 바 있고, 이로 인해 주가가 지속 하락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