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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백화점 '트렌드세터'를 만나다 ③] "안사도 돼요. 놀다가세요" 신세계백화점 최인진 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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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의 시코르 전경. /신세계백화점

"시코르 안에서 정말 자유롭게 모든걸 체험해 봤으면 좋겠어요. 분명 다른 세계라는 걸 느끼실 거예요. 안사도 좋으니 일단 와서 놀다가세요"

시코르(CHICOR)는 신세계백화점이 '한국의 세포라'를 표방하며 만들어 낸 화장품 편집매장이다. 지난해 12월 신세계백화점은 대구점을 오픈하며 20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시코르 매장을 처음 선보였다.

시코르는 최인진 해외잡화담당 화장품팀 부장 작품이다.

 

"한국의 세포라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자들이 세포라에만 가면 1시간은 우습게 보내잖아요. 미국과 유럽 등에는 세포라가 있지만 한국에는 그런 공간이 없었어요"

세포라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장품 전문 매장으로,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에 체인을 두고 있다. 모든 화장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으며, 가격은 면세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루이비통 유통하는 LVMH가 운영한다.

신세계는 한국형 세포라를 만들기 위해 약 2년 가까이 시코르에 매달렸다. 초기 기획부터 BI를 만들고 매장을 선보이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하지만 완벽하게 구현하기는 어려웠다. 외국의 경우 백화점이 국내처럼 많지 않아 세포라가 화장품 유통채널의 기본 역할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시코르를 백화점 안에 자리잡는다 한들 백화점 기존 브랜드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차별점을 두기가 힘들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세포라에서는 백화점 브랜드가 메인이라면 시코르는 전반적인 브랜드를 다루는 것이 특징이예요. 럭셔리브랜드와 중저가브랜드의 접점이 없는 것 같아요. 브랜드 이름에 쉽게 현혹되지 않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과도 잘 맞아 떨어지죠"

실제로 그는 시코르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이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고 했다. 판매사원의 설명에 의지하고 브랜드 이름만을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보다 직접 체험해서 좋은 화장품을 찾아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그는 시코르 대구점을 오픈하며 셀프 서비스 공간에 특히 공을 들였다.첫 매장이었기 때문에 백화점의 강점을 녹이는 동시에 특화된 셀프 서비스를 선보이자 고급화된 스파 스킨케어룸, 두피진단룸 등도 구성했다.

최 바이어는 대구점을 오픈하는 첫 날 모든 바이어들이 모여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완벽하게 구현된 시코르를 보는 순간 '아 이건 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인스타그램 등 SNS을 통해 고객들이 시코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여다 봐요. 대구점이 '놀러갈만 한 곳'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시코르도 고객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아요. 하루종일 풀메이컵을 하고 놀아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으니까요"

현재 대구점 시코르는 당초 목표 매출 이상의 성과를 이루고 있다. 처음이라는 이유로 모험이라는 생각에 많은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인기를 실감하는 중이라고 최 바이어는 설명했다.

시코르를 오픈하기 전에는 일 평균 매출 1200만원이 목표였다. 현재 시코르는 18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의 일 매출, 5억원에서 5억5000만원 사이의 월매출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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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의 시코르 전경. /신세계백화점


"고객의 경우 본인이 혼자서 구경하다가 사시는 고객과 판매 사원에게 의지하는 고객으로 나뉘어요. 시코르가 고객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게 '풀어놓는다'는 개념은 아니거든요. 판매 사원이 필요한 적절한 순간에 개입해서 구체적인 정보를 주고 꼭 필요한 제품을 제안할 줄 알아야죠"

대구점 인기에 힘입어 오는 5월 1일 시코르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있는 파미에스테이션에 2호점을 낸다. 6월에는 부산 센텀시티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대구점 오픈할 때는 모든 거래처를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근데 강남점은 상황이 역전됐죠. '우리도 들어가겠다'고 거래처쪽에서 먼저 나섰어요. 이번 강남점에는 어반디케이, 슈에무라 등 대구점에 없는 브랜드도 들어올 예정이예요. 매출 목표는 대구점 2배로 잡고 있어요"

그는 또 시코르가 화장품 업계의 판매 활로를 넓혀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백화점에만 입점되는 명품 화장품들은 특히 브랜드 품위를 지키고자 편집매장에는 입점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코르에는 그간 콧대 높았던 다양한 고급 화장품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유통업계에서 뷰티편집매장은 다양하다. 드럭스토어 올리브영이 대표적이다. AK플라자도 최근 애경산업과의 시너지를 낸 뷰티편집매장을 선보였다. 최 바이어는 이같은 치열해진 화장품 산업 경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화장품 산업은 레드오션이자 분명 돈이 되는 사업 분야예요. 절대 사양산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중요한건 콘텐츠예요. 화장품을 고객한테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가 모든 유통사들의 숙제가 된 것 같아요" 시중에 나온 화장품은 많지만 어떻게 고객한테 어필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아야 한다는 그의 지적이다.

최근 가장 기획하고 싶은 콘텐츠에 대해 물어봤다. 최 바이어는 '립스틱'을 꼽았다.

"특정제품이 임팩트를 주는 공간을 꾸며보고 싶어요. 셀프샵이라서 그런지 립스틱이 제일 많이 팔리고 있거든요. 확실히 립스틱은 트렌드를 끌어가는 카테고리예요. 그래서 PPL도 립스틱으로 많이 하곤 하죠. '전 세계의 립스틱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꿈꿔보고는 해요"

본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선 시코르가 모든 여성이 들르기만 해도 예뻐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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