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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37.5도] 대학가 창업, 이들에 주목하라(8) 키덜트 전문 출판사 대표 이스안씨

[청년창업 37.5도] 대학가 창업, 이들에 주목하라(8) 키덜트 전문 출판사 대표 이스안씨

국민대 창업팀 '토이필북스(TOYPHIL BOOKS)' 이스안(26) 대표/석상윤 기자



키덜트(Kid+Adult)는 더 이상 철없는 어른들이 아니다. 그동안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애니메이션, 장난감 등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이끄는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민대 창업팀 '토이필북스(TOYPHIL BOOKS)'는 이런 소비시장의 변화를 주목했다.

국민대 입체미술학과에 재학 중인 이스안(26) 토이필북스 대표는 만여 점의 '바비인형'을 수집한 장난감 수집가로, 과거 수차례 방송 출연 요청을 받았고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이씨는 "저는 어릴 때부터 바비인형 등 사람형상의 장난감에 관심이 많았다"며 "한 사람의 장난감 수집가로서 아직 국내에 키덜트들을 위한 전문 출판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직접 나서게 된 것"이라 말했다.

다만 처음부터 이씨가 사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그는 원래 부모님의 권유로 키덜트 산업의 대국인 일본에서 장난감회사 취직을 고려했다. 이에 지난 2014년부터 1년간 일본 도쿄 등에서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이씨는 처음 이 사업을 생각하게 됐다. 이씨는 "제가 좋아하던 분야였지만 회사에 취직해 일하는 것이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았다"며 "오히려 내가 전문적인 분야를 책으로 만들면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느꼈다"고 했다.

귀국 후 지난해 8월 이씨는 그때의 결심을 사업으로 옮겼다. 당시의 일본 생활을 담은 에세이 '나의 알록달록한 일본-장난감을 찾아 떠난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일본 세 지역 교환학생 일지'를 책으로 엮어 출판했다. 하지만 '작품성은 있으나 시장성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20여개의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이씨는 대안으로 '1인 출판'을 생각했다. 그리고 지난번 에세이의 첫 출판의 과정을 경험으로 살려 올해 1월 토이필북스를 설립했다. 상호명인 토이필북스는 'Toy(장난감)'와 'Phil(애호하다)' 그리고 'Books(책)'의 합성어로 키덜트 문화와 장난감·취미 전문 출판사를 표방하고 있다.

메트로신문은 대학로에 위치한 국민대 창업공간인 '국민대 제로원디자인센터'에서 토이필북스 이스안 대표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이씨와의 대화를 간추린 것이다.

이 대표가 장난감을 찾아 한 해 다섯 번 일본으로 떠났던 경험을 담은 '내멋대로 일본으로'와 '나의 알록달록한 일본'/석상윤 기자



-타깃을 '키덜트' 시장으로 삼은 이유는?

"주 분야로 다루려는 키덜트 분야의 시장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남들 몰래 장난감을 모으던 성인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취미를 드러낼 수 있는 개방적인 시대가 된 것이다. 요즘은 방송매체에서도 장난감을 수집을 자랑하는 연예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키덜트 시장은 5000~7000억 정도의 규모로 추산되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성장 잠재력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일본·미국 등에는 키덜트 분야 전문 출판사가 존재하는 것에 비해 국내에는 아직 이 분야에 집중하는 출판사가 없다. 여기에 장난감을 좋아하는 것과 동시에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이 취미가 있던 저는 성장산업인 장난감과 사양산업인 책이라는 아이템을 결합하여 키덜트 문화와 출판문화를 더 발전시키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자 시작했다."

-직접 출판사를 창업한 이유는?

"저처럼 직접 1인 출판을 통해 책을 출판하는 경우에는 어려움이 많다. 자금관리, 영업, 디자인, 글쓰기 등 멀티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 출판사를 통해 계약하면 수월한 점이 많다. 그러나 기존 출판업계는 인쇄산업이 사양길로 들어서며 '수익성', '시장성'에만 주목한다. 저 역시 처음에 책을 써서 20여개 출판사를 찾아갔다. 하지만 내용은 좋은데 돈이 안 될거 같다는 이유로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 신인작가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저는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1인 출판 분야에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운 점은?

"책을 쓰면 먼저 국내 대형 서점들을 찾아간다. 책이 새로 나왔으니 신간 매대에 진열을 부탁하러 영업하러 가는 것이다. 보통 서점 진열은 매대와 서가로 나눠진다. 신간이 나오자마자 매대가 아닌 서가로 가는 것은 이미 책이 끝났다고 봐도 되는 것이다. 그런데 모 처에서 제 책이 나오자마자 서가로 간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담당자분께 인사하며 신작이라며 매대 진열을 부탁했다. 그런데 그분이 시큰둥하게 '책이 반응이 없어서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웃으며 그 서점을 나왔지만 너무 서러웠다. 과연 큰 출판사를 통해 계약을 맺었다면 내 작품이 이렇게 다뤄졌을까. 그때 이렇게 냉대받지 않으려면 사업을 키워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팁을 준다면?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청년의 창업을 돕기 위한 인프라가 많이 있다. 저 같은 경우엔 학교의 '국민대 창업지원단'이 큰 도움이 됐다. 일단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면 주변의 학교든 정부든 창업지원 기관을 찾아보자. 꿈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혹시나 저처럼 출판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제가 등대가 되려 한다. 저는 현재 제가 겪은 이 과정들을 담아 웹툰 형식으로 만들어 도움을 주고자 계획 중이다. 사실 제가 1년째 쓰리잡을 하는 중이다. 미술학원 강사, 일본어 과외 등 토이필북스의 새로운 책을 위해서. 쉽지 않지만 그래도 도전이 즐거운 이유는 역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창업을 준비하신다면 취업이 안돼서 혹은 만만해 보여서가 아니라 '과연 내가 좋아하는 일이냐'가 가장 우선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토이필북스가 이스안이고 이스안이 토이필북스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토이필북스는 한마디로 '작지만 젊고 열정 넘치는 출판사'다. 또 저처럼 작품을 가지고 출판사를 찾았지만 고배를 마신 젊은 작가들의 희망이 되고 싶다. 언제나 좋은 멘토가 되어 주시는 국민대학교 창업지원단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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