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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37.5도] 대학가 창업, 이들에 주목하라(7)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을 제품으로, 디스에이블드 김현일 대표

[청년창업 37.5도] 대학가 창업, 이들에 주목하라(7)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을 제품으로, 디스에이블드 김현일 대표

세종대학교 창업팀 '디스에이블드(This Abled)' 김현일 대표/석상윤 기자



"발달장애인 예술가들의 자생을 돕고 궁극적으로 그들이 예술가로서 인정받는 세상을 꿈꾼다."

종종 발달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일부는 미술이나 음악 등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최근 국내 모기업의 CF에 등장한 발달장애 예술가 스티븐 윌셔(Stephen Wiltshire)가 대표적이다. 그는 한번 본 도시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서번트 증후군' 화가다. 반면 국내의 발달장애 예술가들은 윌셔와 같은 재능을 펼치기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다. 장애라는 사회의 편견과 생계 등의 이유로 능력을 꽃피울 만큼 지속적인 활동이 어려운 탓이다. 세종대학교 창업팀 '디스에이블드(This Abled)'는 이런 현실을 개선해 국내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지속가능한 예술 활동을 돕고자 모였다.

디스에이블드의 시작은 세종대 정보통신공학과 김현일(27)씨의 어릴 적 경험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린시절 김씨의 이웃집에 살던 이웃집 형은 정신지체장애인이었다. 천재적인 피아노 실력으로 여러 차례 방송에도 출연했었지만, 그의 부모는 "그래도 내가 죽으면 이 아이는 어떻게 살아야하나"라는 말을 늘 했다. 김씨는 이처럼 천부적인 재능에도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장애인 예술가들이 처한 사회 현실을 개선해보고자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우선 김씨는 장예인 예술가 활동들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에 서울 모처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예술가의 전시회에 참석하게 됐다. 그는 발달장애인 작가들의 작품에서 일반적인 미술 작품과 다른 매력을 발견한다. 일반인의 시각과 다른 낯선 구도와 독창적인 색감에서 강한 느낌을 받았다. 또 다른 전시회에 가서도 작품만 보고 작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가마다 개성과 정체성이 강하다는 것도 주목했다.

발달장애 작가들에게서 영감을 얻은 김씨는 지난해 9월 스타트업 디스에이블드를 창업했다. 발달장애 작가들의 아이디어와 작품을 휴대폰 케이스, 여권 케이스 등 판매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수익금을 30%를 작가에게 돌려준다. 또 남은 수익금으로 다시 전시회를 개최한다. 장애 작가들에게 금전적인 수입만 보장하는 것만 아니라 그들이 활동을 이어갈 무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메트로신문은 세종대 창업공간인 광개토관에서 디스에이블드 김현일 대표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김씨와의 대화를 간추렸다.

발달장애 예술가들과 협업을 통해 제작되는 디스에이블드의 제품들/석상윤 기자



-디스에이블드 제품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처음에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 다른 제품들을 많이 봤다. 그런데 보통 위안부나 유기동물 등 후원 사업의 리워드가 거의 고무 팔찌더라. 후원하고 싶어 사지만 실생활에서 사용을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저는 좋은 마음으로 한 소비가 우리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지 고민을 했다. 우리가 현재 핸드폰, 노트북, 여권 등 케이스로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좋은 마음의 기부행위를 자랑할 수 있고 생활영역에서 이용 가능한 제품이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난관은 없었나?

"사실 이번이 첫 창업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는 주위에 가깝고 안전하며 깨끗한 화장실을 찾아주는 위치기반서비스 '오픈넷'으로 창업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게 깔끔하게 망했다(웃음). 사실 저는 오픈넷이 굉장히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 생각했고, 또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들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그 사업의 실패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거기서 얻은 한 가지 교훈이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도 수익이 없으면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스에이블드의 경우 제품 개발뿐 아니라 유통망을 갖추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향후 목표에 대해서 궁금하다.

"일단 올해까지는 미술 분야에 전념하려고 한다. 그리고 향후 2년 안에 미술을 넘어 음악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전시회를 기획 중이다. 사실 우리의 목표는 액세서리 업체가 아니라 '디스에이블드 엔터테인먼트'가 되는 것이다.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소속사가 돼 발달장애 예술가들을 직접고용하고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주고, 또 거기서 그분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중개를 하는 것이다. 조력자처럼."

-전시회에 대해 자세히 말해준다면?

"저희 제품 뒷면을 보면 티켓이 들어있다. 향후 저희가 개최할 전시회의 티켓이다. 저희는 제품 판매수익금 30%는 작가님께 돌려드리고 또 30%는 전시회 기금으로 적립중이다. 제품의 판매만큼 전시회에도 신경을 쓰는 이유는 단순한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작가님들이 활동할 무대가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하는 의미다. 사실 이런 발달 장애인들의 연주회나 전시회가 관심을 많이 못 받기 때문에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게 현실이다."

-창업에 대해 팁을 준다면?

"처음 창업을 했을 때 너무 힘들었다. 주말도 없이 몇 달을 일을 했다. 그런데 당시에 스스로 하고 싶은걸 하니까 즐겁더라. 아마 창업에 이르기까지 자금을 마련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육성사업 등 선정되는 등 정부 지원 사업에 도전했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쪽을 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꼭 하고 싶은 말은?

"디스에이블드는 무조건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보다 장애인과 사회 사이 상생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발달장애인 예술가에게 실질적인 수익을 안겨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돕고, 궁극적으로는 작가님들이 앞에 '장애인 예술가'라는 타이틀을 없이한명의 예술가로서 인정받게 해줄 것이다. 또 아직 사업 초기라 미약한 모습이지만, 늘 코치해 주시는 학교 관계자 분들과 언제나 '대표님 힘내세요'하며 응원해주시는 발달장애 작가님들 그리고 작가님 어머님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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