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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즐겁고 기쁨주는 회사 만들것"…레이저 절단기 국내 1위, 계명재 HK 대표

화성 사옥은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작, 작년 618억 매출 올해는 20% 'UP'

'2015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경기 화성의 에이치케이(HK) 본사 전경. /HK



【화성(경기)=김승호 기자】서해안고속도로 발안 IC를 빠져 향남택지지구를 지나면 닿는 경기 화성 양감면 사창리. 인근으로 KTX가 오가는 것을 빼면 전형적인 시골 동네다. 2차선 도로 옆으로 주택이나 조그만 공장 등이 가끔씩 눈에 띌 뿐, 고개를 돌리면 사방은 온통 논과 밭이다.

그런데 언덕 위에 노출콘크리트로 시공한 거대한 건물이 멀리서부터 눈에 들어온다. 마치 박물관이나 미술관으로 착각할 정도다. 가까이 가자 빨간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쓴 'HK'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보인다.

레이저빔을 활용한 절단기 제조 분야에서 국내 1위인 중소기업 에이치케이(HK) 본사 사옥이다. 알고보니 이 건물은 '2015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겉만 번지르르 한 회사가 아니다.

"27년간 한 눈 팔지않고 한 우물만 팠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관련 분야에서)다 철수하고 우리만 남았다. 한 때는 무담보·무보증으로 기계를 팔면서 버티기도 했다. 한국을 넘어 미국 등 해외로 눈을 돌렸던 것도 그때였다."

HK 계명재 대표(사진)의 설명이다. HK는 지난해 618억원의 매출 중 41% 가량을 해외에서 거뒀다.

독일, 스위스, 일본 회사들이 주름잡고 있는 시장에서 HK는 35개국에 레이저 절단기 등을 팔고 있다. 미국 시카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국 상하이 등에는 지사를 두고 있다. 전 세계 딜러망도 30여 개국에 포진해 있다.

절단기 외에 쇠를 구부리는 밴딩머신, 표면을 부드럽게하는 디버깅기 등 레이저 활용 장비는 전 세계적으로 약 7조5000억원대 시장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아시아 권이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절단기만해도 2조원 시장에 이른다. 아직 미미하지만 HK의 글로벌 시장 점유률은 3% 정도다. 그만큼 앞날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들 장비는 자동차, 철강, 조선, 기계산업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금속과 철강이 '산업의 쌀'이라면 레이저 절단기는 쌀을 정교하게 다듬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셈이다.

HK 계명재 대표가 본사 사옥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일반적으로 20㎜, 최고 25㎜ 두께의 철판, 스테인리스, 황동, 알루미늄, 구리 등은 레이저로 절단해 1차 가공을 한다. 1분에 약 6만㎜(직선거리 기준)를 절단할 수 있는 기술력이 레이저의 쓰임새를 더욱 넓게 만들었다. 이들 기기는 레이저의 속도, 가공량, 가공후 품질이 좌우한다. 기술력 면에서 HK는 선진국 수준에 버금간다.

전체 임직원 150명 정도 중 70%를 차지하는 엔지니어들을 자체적으로 테스트하는 '테크니컬 마스터' 인증을 통해 꾸준히 숙련을 시키는 것도 기술력 향상에 한 몫하고 있다. 골드→다이아몬드→마스터를 거치게 되는데 현재 '마스터' 인증자는 사내에 4명 밖에 없을 정도로 깐깐하게 평가한다.

계 대표는 "절단기는 표준크기가 한 대당 6억~7억원 수준이다. 이곳에 있는 신공장(도약관)의 경우 최대 연간 400개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엔 150대 정도를 만들었다. 올해는 수출을 매출의 절반 가량으로 끌어 올리고, 전체 매출도 20% 정도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K는 멋드러진 건물 속에 감춰둔 세계 최고의 기술력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에 대한 계 대표의 '배려'도 곳곳에 녹아 있다.

"즐겁고, 기쁨을 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런 회사를 다닌다면 나 자신도 행복할 것 같다. 직원들이 집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아주 개인적인 것이 아니면 회사는 (직원들이)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라도 해주려고한다."

안되는 것만 빼고 모든 것이 되는 '네가티브 시스템'을 회사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과 회사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보직 변경을 통한 업무 재배치, 성과보상제 운영, 골프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본사엔 스크린골프장, 풋살장, 헬스장 등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옥상은 150명 직원이 앉아서 삼결살 파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드넓다.

국내 1위를 수성하고 있는 HK지만 회사를 이끄는 계 대표는 긴장의 끈을 늘 놓지 않고 있다.

"한 눈 팔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지금 세상이다. 늘 위기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또 중소기업이라 인재를 뽑는 일이 쉽진 않지만 뽑은 직원들의 능력을 키워주는데도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사장은 늘 외로운 법이다. 자신도 매일 매일 긴장하고 살면서, 자식(직원) 걱정이 먼저 앞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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