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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푸드

[메트로가 만난 기업人]호떡으로 지도에 없는 길 개척…年 30억 매출 '김진호호떡' 김진호 대표

연 30억 매출, 프랜차이즈, 대만 진출 모색

인천국제공항 12번 게이트 옆에 있는 '김진호호떡'에서 김진호 대표가 직접 호떡을 만들며 웃고 있다. /김승호 기자



【인천공항(영종도)=김승호 기자】호떡집에 불이 났다. 단순히 비유가 아니다. 불이 난 곳은 진짜 호떡집이다.

정직원만 30여 명을 거느리며 호떡으로 연 매출 30억원을 올리는 사장님. '김진호호떡'의 김진호 대표(사진·49) 이야기다.

김진호호떡은 지난해 10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에도 입점을 했다. 12번 게이트 바로 옆이다. 올 연말께는 새로 짓는 제2여객터미널로 자리를 옮긴다.

출국 수속을 하고서야 닿을 수 있는 인천공항내 면세점 거리는 장사하고 싶은 사람이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런데 공항공사측에서 김 대표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그만의 비법으로 만든 한국식 호떡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그의 꿈대로 호떡으로 '한·중·일 삼국지'를 제패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인천공항 지점의 월 매출은 8000만원 정도 될 것 같다. 하루 250만원 꼴이다. 찹쌀호떡이 한 개당 1500원(흑미호떡은 2000원)씩이니 몇개나 파는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웃음)"

남들은 여권과 비행기 티켓을 갖고서야 들어갈 수 있는 출국장. 검색대를 거치긴 했지만 취재 때문에 직원용 통로로 수월하게 들어간 기자를 김 대표는 웃으면서 맞이했다. 자신이 만든 호떡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줬다.

김진호호떡은 인천국제공항 12번 게이트 옆에 위치해 있다. /김승호 기자



"흑임자를 넣은 호떡이다. 호떡장사를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고 일본으로 건너가 장사를 하면서 찾아낸 재료가 흑임자다. 식재료가 풍부한 일본에서 사람들은 웰빙이나 건강 때문에 블랙푸드를 좋아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흑임자와 견과류 등을 넣어 호떡을 만들었다."

이 호떡으로 김 대표는 이곳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김포공항 롯데몰, 서울 여의도 IFC몰, 신촌세브란스병원, 남산서울타워, NC백화점 불광점, 과천·부산 렛츠럿파크 등 전국에서 알만한 상권 20여 곳에 호떡집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점포는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된다. 본점은 서울 남대문시장 안에 있다. 연 매출도 30억원에 이른다.

호떡업계(?)에선 지도에 없는 길을 그가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호떡이라고 우습게 봐선 안된 일이다.

"호떡은 배합과 반죽, 재료가 기본이다. 찹쌀, 우유, 버터, 흑설탕, 콩가루, 견과류 등 들어가는 재료만 20여 가지에 달한다. 밀가루도 강력분만 쓴다. 신선도와 식감을 위해 반죽은 상온에서 1시간 정도만 숙성시킨 뒤 그때 그때 사용한다. 물도 매우 중요하다. 항아리용기에 물을 담아 반죽용으로 쓰는 것도 연구중이다."

호떡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이 반짝거렸다.

'호떡'은 곧 '자신의 인생'이라고 비유하는 그의 호떡 사랑은 우연이 아니었다. 전문대에서 건축과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김 대표가 호떡집 주인이 된 사연은 이렇다.

"매일 매일 6시에 현장에 출근해야 했다. 건설일이다보니 술도 많이 마셨다. 이렇게 살다간 안될 것 같았다. 다른 일을 찾다가 서울 강동의 한 쇼핑센터를 지나다 우연히 호떡 장사를 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바로 이 일이다 싶었다."

그가 20년이 훌쩍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대학 나와 직장 다니던 자식이 전공을 때려치고 호떡 장사를 하겠다고 나섰으니 부모님도 기가 찰 노릇이었다. 김 대표는 아버지에게 "반드시 하고 싶습니다"며 어렵게 허락을 받아냈다. 그후 스승을 찾아 사방팔방으로 다니며 호떡을 배웠다. 그러다 김진호만의 호떡을 만들게 된 것이다.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그는 2009년 당시 SBS '생활의 달인'에 출연, 호떡으로 왕중왕에 뽑힌 '달인'이기도 하다.

김진호 대표가 직접 만들어 올려놓은 호떡 반죽. /김승호 기자



김 대표는 지금 호떡으로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다. 대만을 그 첫 목적지로 삼고 있다. 한국의 호떡 맛을 세계에 알리기로 하면서다. 이제까진 직영으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시원한 건물에 가게가 입점해있다보니 특히 더운 여름엔 경쟁상대가 없다. 여름 매출이 더 늘어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운 여름날에도 포장마차가 아닌 에어컨 빵빵한 곳에서 호떡을 팔다보니 오히려 차별화가 된다는 것이다.

올해까지 25년째 호떡을 만들고 있는 그. 김 대표는 자신이 아직 장사꾼도 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사업가는 더더욱 멀었단다. 이런 그가 바라는 '김진호호떡'의 미래상은 '욕 안먹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맛있는 호떡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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