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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필름리뷰] '시간위의 집' 안도하는 순간 심정지

시간위의 집 포스터/리틀빅픽처스, 페퍼민트앤컴퍼니



[필름리뷰] '시간위의 집' 안도하는 순간 심정지

월드스타 김윤진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그녀가 3년만에 국내 복귀작으로 선택한 영화 '시간위의 집'은 한마디로 볼만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스승의 은혜'와 '무서운 이야기-공포 비행기'를 통해 스릴러 장르의 강자임을 입증한 임대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시간위의 집'은 관객의 심리를 십분 자극하는 긴장감과 모성애가 빚어내는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영화다.

'시간위의 집'은 누군가의 습격을 받아 기절했던 미희(김윤진)가 본능적으로 아들과 남편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윽고 미희의 눈 앞에 펼쳐진 건 지하실에서 칼에 찔린 채 숨져있는 남편과 겁에 질린 아들 효재의 모습. "괜찮아"라고 아이를 달래는 그 순간, 미희의 눈 앞에서 아들이 벽장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다음날 미희는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25년의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옥살이를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미희. 유일하게 미희를 믿는 최신부(옥택연)는 그녀를 찾아가 진실을 묻지만, 미희는 '그들이 남편을 죽이고 아이를 데려갔다'는 말만 되풀이할뿐이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던 최신부는 그 집에 무언가 있다고 확신하게 되고, 미희에게 집을 떠날 것을 경고한다. 그럼에도 집에 남은 미희는 25년 전 그날처럼 집 안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음을 직감한다.

시간위의 집 스틸/리틀빅픽처스, 페퍼민트앤컴퍼니



극 중 미희는 끊임없이 실종된 아이와 살해된 남편의 용의자가 본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장 검증을 마친 경찰들은 사건 현장에 오직 미희의 지문만 가득하다고 설명한다.

관객은 과연 미희의 말처럼 집 안에 가족 외에 다른 존재들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미희의 오해인지 혼란을 겪게 된다.

감독은 영화 안에 단 몇 명의 등장인물과 몇 가지 장치들만 던져두고 관객에게 추리를 맡긴다.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는 재미도 상당하지만, 무엇보다 극에 몰입할 수 있는 이유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감독은 자극적인 시각 요소는 완벽히 배제하는대신 소리와 분위기만으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안도의 숨을 내쉬려는 찰나, 심장을 내려앉게 만드는 예측불허의 전개가 펼쳐져 그야말로 스릴 넘치는 영화감상을 할 수 있다.

영화는 가족의 따뜻한 공간인 집을 미스터리한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설정, 한정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특히 일본식 가옥 구조의 집 안 내부는 마치 미로같은 느낌을 자아내 미스터리함을 증폭시킨다.

시간위의 집 스틸/리틀빅픽처스, 페퍼민트앤컴퍼니



김윤진은 이번 작품에서 모성이 가득했던 25년 전 '미희'와 수감생활 후 누구도 믿지 않은 채 홀로 사건의 전말과 사라진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60대 '미희'까지 상반된 두 모습을 소화한다. 25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드러내는 주름진 피부 표현을 위해 매 촬영마다 3시간씩 특수분장은 물론, 허리가 굽은 노인의 발걸음, 후두암에 걸린 노인의 거친 숨소리와 목소리 등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고 연기했다. 여기에 모성애와 분노, 그리고 공포심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선을 그려내 관객과 호흡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미스터리한 사건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질수록 영화의 포커스는 주인공 미희에게 맞춰진다. 결국 자식을 지키기 위해 외로움과 공포를 이겨내는 한 어머지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스릴러의 기본인 관객에게 지루할 틈은 주면 안된다는 원칙은 완벽히 지키면서 결말은 모성애가 빚어내는 감동까지 안긴다.

영화 속 단 한 장면도 헛되게 쓰이지지 않은 영화인만큼 감독의 연출은 훌륭하다. 거기에 김윤진이 펼치는 모성애와 스릴러 연기는 '시간위의 집'을 봐야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15세이상 관람가, 4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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