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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스타인터뷰] 류현경, 본명보다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

류현경/메트로 손진영



[스타인터뷰] 류현경, 본명보다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

공동작업 안에서 행복 느껴

진심을 담은 연기 선보여

공감할 수 있는 배우될 것

본명보다는 출연한 작품 속 캐릭터로 더 많이, 오랫동안 기억되는 배우가 있다. 류현경이 그렇다. 영화 '방자전'의 향단이, '오피스'의 까칠한 홍대리 등 다양한 역할을 맞춤옷 입은 듯 자연스럽게 연기한 그녀는 늘 연기자로서 충실했다. 그런 류현경이 김경원 감독의 독특하면서도 위트있는 영화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의 지젤을 연기했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현경은 2년 전에 찍은 작품을 이제서야 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입을 뗐다.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미술계, 혹은 화가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넓게 생각해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가 영화 안에 녹아있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 점이 매력적이어서 출연을 결심했죠.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대로 이야기가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고, 많은 분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류현경/메트로 손진영



영화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는 어느 날 눈을 뜨니 세상을 발칵 뒤집은 아티스트로 탄생한 지젤(류현경)과 또 다른 아티스트 재범(박정민)의 놀라운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예술적 가치와 본질을 중시하는 지젤과 상품성이 우선인 재범의 충돌이 전개되면서 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지젤은 첫 등장부터 심상치가 않다. 덴마크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그녀는 공항에서 모르는 남자에게 담배를 빌리고, 택시 기사한테 다짜고짜 예술을 논하는 등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한 인물이다.

류현경은 "원래는 더 (성격이) 센 캐릭터였다. 더 강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을 표출하는 장면이 시나리오에 있었다. 그리고 지젤이 왜 이런 성격이 됐는지 어릴 적부터 자라온 과정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드러나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집을 거치면서 지젤의 전사가 많이 담기지는 않았지만, 지젤은 어릴 때부터 '남들과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해온 아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나니 사실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실망해서 그 실망감을 그렇게 표출한 것이다. 그래서 그 점을 이해하고, 집중해서 연기했던 것 같다"고 캐릭터에 대한 접근 방식을 덧붙였다.

류현경/메트로 손진영



지젤은 거액의 돈과 좋은 작업실 등 솔깃한 제안을 모두 마다할 정도로 예술에 있어서 만큼은 타협하지 않는다. 세부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예술 분야에서 일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지젤과 류현경. 류현경 역시 촬영하면서 종종 '타협'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다 .

"배우라는 직업은 혼자서는 결과물을 낼 수 없어요. 영화나 드라마 촬영은 스텝, 배우, 연출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공동 작업이죠. 저는 공동 작업에서 이뤄지는 것들에 재미를 많이 느껴요. 그것의 소중함을 잘 알고, 그걸 위해서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는 '상업/비상업'을 놓고 고민하지 않고, 또 '나는 이런 스타일의 작품에만 출연할 거야' 하고 고집부리지도 않아요. 단지 함께하기로 한 작품의 촬영이 시작되면,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려고 집중하죠. 그게 좋은 작품을 만드는 절대적인 조건인 것 같고요."

평소 그림에는 소질이 없다는 류현경은 이번 작품을 위해 동양화 작가의 작업실에 방문해 작업 과정을 살피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성스럽고 세밀한 작업 과정에 감동까지 받았다고.

류현경/메트로 손진영



"색색의 물감들을 섞고, 원하는 색깔이 나올 때까지 비율을 맞추고... 한지에 물을 뿌리고 말렸다가 채색하고 또 말리고 ... 엄청 긴 시간이 소요되더라고요. 그 순간 지젤의 마음이 이해가 됐어요. 작업 과정까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자신의 자식같은 작품이 누군가의 달콤한 말에 팔려가는 것이 얼마나 불편했을까 싶더라고요. 잘은 모르지만, 예술은 과정 자체가 예술인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건, 그 작업을 하면서 과정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게 결국은 예술이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웃음)"

어느 덧 데뷔 22년 차. 류현경은 자신의 연기를 보고 많은 이가 공감할 때 가장 뿌듯하고 기쁘다고 미소를 띠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연기가 '진짜'연기인 것같아요. 저의 경우,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은 '류현경'을 떨어뜨려서는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가상의 인물을 연기하지만, 어쨌든 제가 그 인물이 되어서 표현하는 거잖아요. 저의 성격과 감정이 녹아있을 수밖에요. 다만, 그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서 최대한 극대화하는 거죠."

인터뷰 내내 류현경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연기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그녀는 거창한 바람이나 욕심이 없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공감할 수 있는 배우'로 남는 것. 그게 류현경의 목표이자 바람이다.

"진심을 담은 진짜 연기를 보여드리면 그만큼 사랑받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요? 제 상황과 맞는 공감대를 형성해서 저만의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면, 그게 어떤 작품이건 최선을 다해야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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