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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책] 벌거숭이들

벌거숭이들/소담출판사



[새로나온책] 벌거숭이들

소담출판사/에쿠니 가오리 지음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벌거숭이들'이 소담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날카롭고 예리하게 써내려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힘의 균형을 이야기한다.

'벌거숭이들'은 치과의사 '모모'를 둘러싼 주변 인물 간의 잔잔한 듯 격렬한 1년 3개월간의 일상을 그려냈다. 불투명한 관계 사이를 이리저리 떠돌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당혹감과 고독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거리낄 것 없이 당당한 등장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책에는 수더분하고 말 많은 아줌마인 줄로만 알았던 엄마가 사실은 인터넷상에서 '로잘리'라는 닉네임으로 로맨틱한 만남을 가져왔단 걸 알게 된 딸, 수십 년간 부부로 살아왔지만 단 한 번도 서로에게 진심으로 관심 가져본 일이 없었다는 걸 중년이 지나서야 깨달은 부부, 바람 상대에게 푹 빠져 오래 만난 약혼자에게 이별을 고했지만 바람 상대 또한 온전히 마음을 채워주는 애인은 될 수 없단 걸 알게 된 여자 등 어림잡아 열 명이 넘는 조연들이 등장한다. 단순히 주인공 모모의 주변인으로서만 존재하지 않고, 주인공 못지않은 각자의 스토리를 갖고 있어 풍부한 이야기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작품 속에 무수히 얽혀 등장하는 인물들은 때로 가까운 사람의 낯선 얼굴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워하기도 하며 모두 어떻게든 엮여 살아간다. 언제든, 어떤 사이로든 변할 수 있기에 언제든, 어떤 방식으로든 혼자가 될 수 있고 그렇기에 서로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부분'뿐이다.

저자 에쿠니 가오리는 남자 친구, 여자 친구, 절친한 친구, 부인, 남편, 엄마, 아빠 등 관계에 이름을 붙여 서로를 안전하게 규정하려 하지만, 누군가를 완전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다 알 것 같으면서도 어느 순간 생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관계 속에서 모두 어떻게든 이리 엮이고 저리 엮여 살아가야 하기에 엇갈림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고 등장인물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섬세한 문장들로 써내려간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심리는 독자들에게 큰 공감과 떨림을 전할 것이다. 저자는 혼란스러운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진정 서로를 알았던 것인가' 다시금 되짚어보게 한다. 336쪽,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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