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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청년창업 37.5도] 창업선배에게 듣는다(1) "트렌드 세터가 되라" 한복대여점 대표 박정은씨

[청년창업 37.5도] 창업선배에게 듣는다(1) "트렌드 세터가 되라" 한복대여점 대표 박정은씨

바늘 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기 보다는 창업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메트로신문은 그 뜨거운 청년창업의 열기를 '청년창업 37.5도' 연재에 담을 계획이다. 창업선배들의 귀중한 경험담과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의 도전기는 청년창업을 위한 '정보의 보고(寶庫)'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편집자 주 >

박정은(왼쪽) 설렘한복 대표.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와 맞물리면서 우리 사회에서 청년창업하면 으레 'IT 스타트업'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실제 IT 창업자들이 주목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구론'(인문계 대졸자 90%가 논다)이란 신조어가 상징하듯 청년창업이 더욱 절실한 쪽은 IT 기술력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다. 더욱이 IT가 아닌 수많은 업종에서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읽고, 발상을 전환하면 청년들에게 창업성공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대한민국 관광 1번지'인 종로에서 한복대여점을 연 박정은(30, 설렘한복 대표)씨는 실제 이를 증명했다. 그녀는 성공적인 청년창업을 위해서는 '트렌드 세터'(시대의 풍조나 유행 등을 미리 감지하고 이를 선도하는 사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 서촌을 비롯한 경복궁 인근과 인사동 등 종로 일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스타일의 한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이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있고, 한류에 흠뻑 빠진 유커들도 있다. 이들에게 한복은 더이상 '맞춰서 입어야 하는 예복'이 아니다. 한복 산업의 트렌드가 변한 것이다.

한복 산업에 종사하고 있던 박씨는 이같은 변화의 조짐을 일찌감치 읽었다. 그리고는 철저한 준비에 들어갔다. 직접 창업할 것에 대비해 기존의 거래처와 인맥을 공고히 하고, 한국복식과 경영 전반을 알기 위해 다시 대학공부를 시작했다. 현장에서 경험한 각종 마케팅 방식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거친 뒤 온라인 쇼핑몰로 먼저 실험해 보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문을 연 대여점은 시작부터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창업 1년만에 가게의 규모를 5배 확장했다.

트렌드의 변화를 한발 먼저 감지하고, 그에 대한 확신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철저히 준비한 결과가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 일련의 과정을 박씨에게 자세히 들어봤다.

박정은 설렘한복 대표.



-창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10여년을 한복업계에 종사하면서 읽은 변화 때문이었다. 몇 가지의 계기가 있겠지만 가장 큰 계기를 꼽자면 '한복의 구매방법' 대한 인식의 변화다. 한복업계에서 일 해온 10여 년 동안 한복은 '당연히 맞춤해서 입어야하는 예복'이라는 관점에서 점차 '필요에 의해 대여가 가능한 예복'이라는 쪽으로 변하고 있었다. 또한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불경기와 맞춤한복의 활용도 면을 고려할 때 앞으로 대여 한복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현재 젊은 층들은 '실용성+활용도' 면에서 맞춤한복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무리해서 비싼 가격에 맞춤한복을 구매해도 입을 행사가 몇 번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한복의 유행 또한 비교적 짧은 주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결혼문화에 있어서 한 번은 반드시 한복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이 한 순간을 위해 한복을 맞춤을 하는 비율보다 대여하려는 소비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계속될 것임을 확신한 것이 창업의 가장 큰 계기였다."

-한복 트렌드의 변화는?

"한복 전반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예전에 비해 높아졌다. 개인적으로는 신한복의 발전이 두드러지는 것에서 체감하고 있다. 특히나 젊은 층의 관심사에서 소외되었던 대표적인 전통 문화중 하나가 한복이었는데 한복이 가진 특유의 아름다움을 현대식으로 풀어낸 신한복은 젊은 층 사이에서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할 만큼 그 공급이나 수요가 많은 편이다. 각종 온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치마·저고리·철릭 등 전통한복의 장점을 취하고 착용이 불편한 단점을 지워낸 생활한복, 신한복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신한복은 가격대의 부담도 전통한복에 비해 적고, 맞춤이 아니기에 구입의 경로 또한 단순하다. 행사용 옷이 아닌 일상복으로도 적절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추었기 때문에 실제로 착용하고 거리를 걷는 1~20대를 많이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 그리고 기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심심치 않게 신한복을 이용한 코디, 직접 제작한 신한복 등을 올리는 게시자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한복 전체는 이미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한복 업종의 취업 전망과 현실은?

"한복을 제작·판매하는 저와 같은 직종부터 한복에 이용되는 원단, 수를 제작하는 직종, 그리고 한복을 하나의 문화로 보고 접근하는 학문적 성격이 큰 직종 등 한복을 매개로하는 직종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 제가 일하고 있는 제작, 대여(판매) 쪽의 직종의 경우 취업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오히려 항상 젊은 층의 취업을 기다리는 쪽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주말근무, 하루 9~10시간 가까운 근무시간, 높지 않은 급여 조건 등을 내세우고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직종은 아니다. 저 역시 20살 때 80만원의 급여를 받고 일을 시작했고 이러한 악조건들 때문에 중간에 몇 번씩 일을 포기하려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능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굉장히 큰 직종이라고 생각한다. 제 또래 중에서도 꾸준한 노력으로 본인의 능력을 개발해 웬만한 직장인 월급만큼 받는 이들이 상당수다. 더 경력이 쌓인 분들 중에는 대기업 월급 이상을 받는 분들도 있다. 모든 직업이 비슷하겠지만 초기에 힘들고 노력할수록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직종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성별이 유난히 높은 편이고 개인의 능력만 보장된다면 정년이 따로 없기 때문에 60대 이상의 높은 연령이어도 높은 급여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점, 여성의 경우 육아나 결혼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더라도 다시 현장으로 복직이 매우 쉬운 점 등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복대여점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 숙련된 현장 경험, 보장된 마케팅 경로 등을 생각하지 않고 시작하는 모든 창업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제 경우에는 창업하기까지 현장에서 총 12년, 여러 대학에서 전공공부만 5년 가까이였다. 직접 창업을 할 것을 대비해 한국복식과 경영을 동시에 전공했다. 이후 한복 매장에서 오랜 기간 실장으로 근무하며 차후 거래하게 될지도 모르는 시장 속 대부분의 거래처와 인맥을 돈독히 해두었고 직접적으로 소비자의 맞춤한복을 상담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한복의 색감, 실루엣은 어떤 것인지 연구해왔다. 동시에 여러 한복 업체에서 사용하는 마케팅 방법 중 어떤 마케팅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파악하려 많은 노력을 했고 실제로 경험해보았다. 아마 제가 그 기간 동안 실무를 겪지 않았다면 분명 창업은 실패했을 것이다.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약 30가지의 디자인으로 2015년 2월에 온라인 쇼핑몰로 한복대여점을 오픈했고 약 6개월간 시장의 반응을 본 후 같은 해 9월에 정식으로 종로에 작은 쇼룸을 열었다. 반 년간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고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섰을 때 정식 오픈한 것이다. 철저한 준비 덕분인지 오픈 첫 달부터 혼자 근무하며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창업 1주년이었던 지난 2016년 8월 말 쇼룸을 창업 당시보다 5배 확장했고, 매출은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창업은 창업 이후의 꾸준한 노력만큼이나 창업 이전의 철저한 준비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퇴직 후 '치킨집의 실패'를 말할 때 시장조사와 전문성 등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는다. 저도 본인의 전문분야가 아닌 분야의 창업으로 인해 전문성, 준비성이 결여된다면 어떠한 창업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트렌드세터가 되기 위해서는?

"경영의 측면에서의 노력과 디자이너의 측면에서 노력하는 바가 약간 다르다. 경영자 입장에서 저는 선도하는 자가 있어도 대중이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트렌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장에서 대중, 즉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한복에 국한되지 않은 패션 전반의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공부하고 그것을 한복으로 풀어내려 노력한다. 예를 들면 해당 시즌 유명 해외 컬렉션에서 주조색으로 썼던 색채라던가, 프릴, 비즈 등의 디테일을 파악해두는 것, 올해의 유행 컬러로 지정된 컬러 등을 알아두는 것인데 이것은 설렘의 다음 시즌 신상 디자인을 내어놓을 때 항상 참고하는 자료들이다. 한복의 장식이 수나 금, 은박 정도로 좁혀졌던 예전과 달리 최근의 한복은 단순히 실크를 고집하지 않는다. 면이나 텐셀을 쓰기도 하고 장식 또한 금은박이나 수 등에 국한되지 않고 레이스나 비즈를 사용하는 등 그 디자인적 요소들의 범위가 많이 넓어져있고 그 때문에 변화 역시 빠른 편이다. 따라서 패션 전반의 많은 요소가 곧 한복에도 적용될 수 있고 그렇게 새로이 디자인된 한복은 업계 전반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정은 대표는

스무살 때 대학 입학과 동시에 맞춤한복 전문점에서 신입사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난 2015년 6월까지 강남, 종로, 홍대 등 여러 맞춤한복 전문점에서 실장직으로 근무했다. 그 사이 창업을 위해 원광디지털대학교에 입학, 한국복식과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 2014년 조기졸업 당시 최고 학점으로 최고상인 '이사장상'을 수상하며 학교 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5년 8월 말 종로에 한복 대여점 '설렘'을 오픈했다. 청년창업가다운 열정으로 경영은 물론이고 한복 디자인까지 1인 다역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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