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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르포]IMF 20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지난 27일 전남 순천시 한 마트에 장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박인웅 기자



30일 광장시장이 외국인과 내국인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박인웅 기자



[르포]IMF 20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빚을 갚을 능력이 없을 때 남은 재산을 다 내놓고 빚돈을 탕감 받는 것을 빚잔치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대대적으로 빚잔치를 벌인 적이 두 번 있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시기였다. 거리엔 파산한 사람들 천지였다.

저성장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정유년은 '외환기위'를 겪은 지 꼭 20주년이 되는 해다. 활력이 떨어진 경제 탓에 사회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그 부담은 일반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일상화된 구조조정, 실직, 낮아지는 임금 인상률은 또 다시 부메랑이 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하지만 20년전 외환위기를 온몸으로 이겨낸 서민들은 "IMF만큼 힘들지만 또 이겨내야죠. 이게 대한민국의 저력 아닙까"라면서 한파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상으로 향했다.

설날을 하루 앞둔 지난 27일 전남 순천에서 마트를 운영 중인 이두열(가명·52)씨는 "20년 전 IMF 외환위기 사태 때 (서울)다니던 회사에서 잘리고 한동안 직업을 구하지 못했다. 고민끝에 고향에서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작은 가게를 도와 장사를 처음 시작했다"며 "나만 그렇게 된게 아니라 온 나라가 그 지경이 됐는데 죽을 맛이었지"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몇년간 경기도 않좋고 나라도 뒤숭숭하다. 빨리 회복 됐으면 한다"며 "지금이 IMF때 만큼 어렵다.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이겨내야지"라고 맘씨 좋은 아저씨의 웃음을 머금었다.

마트에는 설 차례상을 준비하는 이들로 붐볐다. 각자 필요한 품목과 가격을 확인하면서 알뜰하게 장을 보고 있었다.

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은희(가명·36)씨는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꼭 필요한 제품만 구매했다. 빨리 경기가 풀렸으면 좋겠다"며 "그래도 설인데 마음만은 풍요로운 명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 마지막날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았다. 이곳은 2000년대부터 먹자골목의 먹을거리로 유명세를 탔다. 인근 다른 시장과 비교해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직장인들과 서민들도 빈대떡, 마약김밥, 육회 등 다양한 메뉴를 찾아 광장시장을 찾는다. 서민들의 쉼터다.

이곳에서 만난 상인 김순례(가명·56)씨는 "내가 여기서 장사 한지도 25~26년 됐다. (IMF사태)그때 나라가 엉망이었다. 여기 시장도 침체기를 걷고 있었다. 그때 안그런 곳이 있었을까"라고 20년전 IMF 사태를 회상했다.

김 씨는 "2000년대부터 여기가 먹자골목으로 뜨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특히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들도 찾는다"고 덧붙였다.

옆에 있던 다른 상인은 "처음에 한 두곳만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가게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며 "이곳에서 판매하는 음식들이 시장음식이라 대충 만들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 데 재료와 청결 등에 신경을 쓰면서 나름대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드의 영향을 받아 중국인들이 줄었냐"는 질문에 그는 "사드가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20년전 IMF를 극복했듯이 지금 힘겨운 경기도 충분히 이겨낼 것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0년대 꽃시장은 활력이 넘쳤다. 많은 사람들이 생화를 샀다. 선물로도 꽃이 많이 사용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IMF사태 이후 꽃시장이 침체기를 걸었다.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회훼시장에서 30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인은 "20년전 IMF때 문 닫을뻔 했다. 다들 허리띠 졸라매야 했기에 꽃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며 "그 이후로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점차 회복되면서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많이 활성화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이어지는 경기 불황과 김영란법 이후 꽃시장에 큰 위기가 왔다"며 "하지만 20년전 큰 난관을 극복한 것처럼 이번에도 이 위기를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이곳 상인들이 힘을 모아야죠"라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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