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승' 왕정훈, 우즈 이후 유럽투어 최소 경기 3승 달성
29개 대회만의 3승…'골프황제' 우즈 이후 처음
유럽투어 사상 3번째 최연소 3승 선수 기록
왕정훈(22)이 유럽프로골프 투어 코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총상금 25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이로써 유럽프로골프 투어에서 개인 통산 3승을 달성한 왕정훈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 미국) 이후 최소 경기 출전 3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왕정훈은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도하 골프클럽(파72·7천400야드)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4라운드에서 야코 반 질(남아공), 조아킴 라거그렌(스웨덴)과 연장전까지 벌인 끝에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38만 9656유로(약 4억8670만원)다.
유럽프로골프 투어는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9개 대회에서 3승을 따낸 왕정훈은 1992년 12번째 대회에서 3승을 기록한 우즈 이후 최소 경기 3승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산 2세 트로피와 모리셔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유럽투어 신인상을 받은 왕정훈은 프로 2년 차에 3승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뤘다.
더불어 만 21세 144일에 3승을 달성하며 유럽투어 사상 세 번째 최연소 3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유럽투어 대회에서 우즈는 지난 1999년 5월 12번째 대회 출전에 3승을 이뤘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1977년 8개 대회 만에 3승을 거둔 톰 왓슨(미국)이 갖고 있다.
아울러 유럽투어 최연소 3승 기록은 마테오 마나세로(3승 당시 19세·이탈리아)가 갖고 있으며, 지난 2011년 타계한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이 20세에 3승을 거둔 기록이 있다.
왕정훈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투어 성적을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정하는 두바이 레이스 랭킹에서 2위로 올라섰다. 세계랭킹 60위에서 약 40위 안팎으로 순위 도약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왕정훈이 3월 말까지 50위 이내 순위를 유지한다면 4월 마스터스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왕정훈은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15언더파 201타로 2위 그룹에 3타 앞선 상태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17번홀(파3) 보기를 범하는 등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하며 2위 그룹에 1타 차로 추격을 허용, 우승을 놓치는 듯 보였다.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반 질, 라거그렌과 동률을 기록해 연장에 돌입한 왕정훈은 침착하게 경기에 임했다. 결국 그는 연장 첫 번째 홀인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반 질과 라거그렌은 파에 그쳤다.
왕정훈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후반 9홀에서 너무 많이 긴장했다. 오늘은 칩샷이 나를 살렸다"면서 "환상적인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마스터스 출전권이 눈 앞에 다가온 것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게 꿈이었다"며 "출전권을 잡을 기회를 얻어 기쁘다. 꿈의 무대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2017년 첫 대회인 지난주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11위에 오른 왕정훈은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올 시즌의 전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