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 사장./신한금융그룹
19일 회장추천위원회서 후보 3명 최종면접·최종 추천…조용병·위성호 양강구도에 최방길 '복병'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중 '최후의 1인' 선정을 앞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용병(59) 신한은행장과 위성호(58) 신한카드 사장의 양강구도에서 최방길(65)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복병으로 등장하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신한금융은 19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조용병·위성호·최방길 후보에 대한 최종면접을 진행한다. 회추위는 이날 면접 후 각 후보의 성과·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뒤 1명의 후보를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추천된 후보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적정성을 심의·의결 받아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결정된다.
◆조용병·위성호 '양강구도'
한동우 회장의 임기가 막바지로 접어들 무렵, 가장 먼저 예측된 시나리오는 조용병 행장과 위성호 사장의 '2파전'이었다. 이들 모두 임기 내 업적이 뚜렷한데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조 행장은 신한금융의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후보 보다 한 발 앞섰다는 평이다. 조 행장은 지난 2015년 3월 취임한 이후 신한은행의 연간 순익을 1조4897억원까지 끌어 올리며 '리딩뱅크' 입지를 굳혔다.
이 밖에도 조 행장은 모바일은행인 써니뱅크, 스마트라운지(옛 디지털키오스크) 등 디지털금융 강화와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취임 전 70개에서 150개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업무 혁신도 이뤘다.
조 행장은 지난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인사·기획·글로벌 등 은행 경험이 풍부하며, 내부 파벌싸움과 거리가 먼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화려한 업적을 자랑하는 조 행장의 뒤를 맹추격하는 후보가 위성호 사장이다.
위 사장은 지난 2013년 8월 취임 후 신한카드의 압도적인 실적을 올린 동시에 빅데이터 경영 등에 힘써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위 사장의 능력은 카드 수수료 인하 악재가 있었던 2016년 상반기에 두드러졌다. 당시 카드업계는 전반적으로 순이익이 크게 줄었는데,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3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에 그쳤다.
모바일 플랫폼 '신한FAN(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결제 시장을 선점하고,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영업 채널 다변화 등도 주된 업적으로 손꼽힌다.
위 사장은 지난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조 행장보다는 입행이 1년 늦지만, 은행·지주·카드를 두루 거치며 신한금융 전반을 경험해봤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다크호스 최방길, '복병' 되나
조용병·위성호 양강구도로 흘러가는 듯 했으나, 최방길 전 사장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 전 사장은 후보군 중 유일하게 현역에서 물러난 OB(올드보이)에 속한다. 이에 차기 회장 후보 하마평에는 뒤늦게 이름을 올렸으나, 업적과 능력 부문에선 타 후보 못지않다는 평이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인 신한금융지우의 설립에 기여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 전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설립준비실장을 맡아 신한지주 설립을 도왔다. 이에 앞서 조흥은행을 인수한 이후 2004년부터 3년간 기획담당 부행장을 지내며 신한과 조흥의 화학적 통합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최 전 사장은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이자 초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출신으로 은행과 자산운용업계에서 고루 업무전문성을 갖췄다. 다만 은행 통합과 함께 계열사인 SH자산운용 임원으로 나가면서 부행장 경력이 길지 않고, 현직을 떠난 지 4년이 넘었다는 점에서는 타 후보보다 열세에 놓여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최 전 사장이 '징검다리' 회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신한사태'라는 아픈 과거가 있는 바, 장기 집권으로 경영권 내분이 일어날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은 만 70세 이상의 회장 재임을 금지하는데, 최 전 사장은 만 65세로 연임이 어렵다. 반면 조 행장과 위 사장은 앞으로 두 차례 연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