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문화종합

[필름리뷰] '단지 세상의 끝' 결국은 모든 것이 사랑이었던 가족의 세 시간

단지 세상의 끝/엣나인필름



[필름리뷰] '단지 세상의 끝' 결국은 모든 것이 사랑이었던 가족의 세 시간

모든 장면이 작품인 영화…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의 스타일리시한 영상미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열린 문 틈 사이로 작은 새 한 마리가 들어와 집 안 곳곳을 누비며 날아다닌다. 작은 새에게 익숙하지 않은 공간은 모든 것이 장애물이다. 부엌의 조리기구와 방문에 부딪힌 새는 결국 방바닥에 배를 하늘로 향하게 누운 채로 숨을 헐떡 거리다가 생을 마감한다.

영화 '단지 세상의 끝'의 결정적인 한 장면이다.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단지 세상의 끝'은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거장 자비에 돌란 감독과 가스파르 울리엘, 마리옹 꼬띠아르, 레아 세이두, 뱅상 카셀, 나탈리 베이 다섯 명의 프랑스 대표 스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불치병에 걸린 유명작가 루이(가스파르 울리엘)가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프랑스의 극작가 장 뤽 라갸르스의 동명의 희곡을 자비에 돌란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그려냈다.

어떤 이유로 집을 떠났는지는 모르겠지만, 12년 만에 시한부 선고를 받고 가족을 만나러 고향 집에 찾아간 루이의 얼굴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

반면, 루이를 맞이하기 위해 고향 집은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아들을 위해 아침부터 정성껏 요리를 준비한 어머니, 오빠에 대한 환상과 기대로 예쁘게 치장한 여동생 쉬잔, 처음으로 루이를 만나게 되는 형수 카트린, 그리고 시종일관 이 상황이 못마땅한 형 앙투안의 모습이 한 명씩 보여진다.

단지 세상의 끝 스틸/엣나인필름



반가움도 잠시, 가족들은 루이가 집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전에 자신들의 속마음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하나씩 풀어낸다. 가장 가까운 사이,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오랫동안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눈 적 없는 이들은 벌어진 균열 사이로 서로를 향한 원망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12년의 부재, 그리고 단 세 시간 동안으니 만남. 오랜 시간 떨어졌던 가족의 재회가 이런 것일까.

자비에 돌란은 사랑하면서도 끊임없이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기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강렬한 색감과 연출로 완성했다. 한정된 시공간 안에서 펼치는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화려한 색감의 집 안 배경은 한 편의 연극을 보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단지 세상의 끝'은 제69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에큐메니컬상 2관왕을 거머쥐었다. 특히 에큐메니컬상은 인간 존재를 깊이 있게 성찰하며 예술적 성취가 돋보이는 영화에 수여되는 상으로 자비에 돌란 감독은 이 상을 받음으로써 한 층 더 성숙해졌음을 증명했다.

단지 세상의 끝 스틸/엣나인필름



"널 이해 못 해. 하지만 사랑해. 그 마음만은 누구도 못 뺏어가"라고 말하는 어머니의 말처럼, 사랑하고 있음에도 거칠고 모진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는 가족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의 소통의 부재, 인간관계의 애증을 섬세하게 그려내 현대인에게 공감을 자아내고 끝내는 탄성을 지르게 한다. 인간의 불완전함, 외로움, 슬픔, 열등감이 사실은 그 누구보다 가까운 가족과 더 가깝게 닿아있음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만든다.

'자비에 돌란'이라는 젊은 거장의 스타일리시한 색감으로 완성된 영상미, 시적인 대사들, 귀를 사로잡는 OST까지 확인할 수 있다. 영화는 프랑스에서 개봉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개봉 첫주만에 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입증했다.

주인공 루이는 결국 집을 찾은지 세 시간만에 길을 나선다. 집을 나서기 전, 가족 모두와 약속을 한다. '집에 더 자주 오겠다 '

19일 개봉하는 '단지 세상의 끝'은 극장을 나서는 관객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단지 세상의 끝/엣나인필름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