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 2017-01-12 05:30:16

'알맹이 없는' 개헌 논의..명확한 방향성 없이 조기대선 유·불리만 따져

▲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선거제도개혁 그리고 개헌' 토론회에 여야 각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문제가 드러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시작되고 있지만 각 당들이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명확한 방향성 없이 4년 중임제·분권형제·자치분권·내각제 등 현 대통령제를 제외한 모든 정부 형태가 거론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부 형태만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중요한 개헌문제가 자칫 '정쟁'으로만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지금의 개헌 논의는 구체적인 내용보다 '대선 후냐, 대선 전이냐'는 시기에 초점이 맞춰 있어 '제대로 된 개헌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조기대선 전에 서둘러 개헌을 하자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졸속 개헌은 안 된다'는 입장으로 대치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제1·2차 국회 개헌특위의 회의 진행과정은 이러한 우려와 지적의 목소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5일 개헌특위의 첫 회의에서 새누리당 이주영 개헌특위 위원장은 "가급적 3개월 이내에 개헌안을 도출해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그 전에 개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장했고,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도 "조기 대선 시 개헌을 완성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이 있지만 이건 의지의 문제"라고 거들었다.

반면 민주당 이인영 간사는 "속도감이나 추진력 못지 않게 방향과 과정, 이런 것들도 중시되면 좋겠다"고 반박했고, 정의당 노회찬 의원도 "이번 개헌이 일회용 원포인트 개헌으로 귀착되지 않고, 30년간의 성찰과 반성 및 성과와 파악된 한계가 모두 반영되고 극복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속한 개헌을 주장하고 있는 측은 조기대선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 전에 '원포인트' 개헌을 이뤄내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권력구조 등을 포함한 국민 기본권·통일문제·사회적 경제 등 전방위적 개헌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11일 열린 제2차 국회 개헌특위 전체회의에서는 '바람직한 정부 형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날 회의의 발제자로 나선 18대 국회 당시 헌법개정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 새로운 정부행태의 1안으로 이원정부제를, 2안으로 4년 대통령 중임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19대 헌법개정자문위원인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6년 단임의 분권형 대통령제와 상하원 양원제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에서는 역시 '개헌시기'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과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대선 전 개헌과 정부 형태만 우선 개헌하는 원포인트 방식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장영수 교수는 "30년만에 개헌인 것을 감안하면 모든 사항을 한꺼번에 다 하는 건 힘들다. 특히 민감하고 이념적으로 연결되는 영토나 경제 등을 논의하면 힘들어진다"면서 "꼭 권력구조 부분과 기본권 부분 따지기 보다 일단 합의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개헌하고 나머지는 시간을 두고 논의한 뒤 다음에 개헌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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